* 교회연구(123) *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지난 26일 오후 7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한국 교회 목회자 사례비 불평등 문제와 표준사례비 제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 교회 신뢰회복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 류재린 박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는 한국 교회 목회자의 사례비 격차를 분석했다.
류재린 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목회자의 사례비에 관한 실증 연구는 물론 이론적 논의도 찾기 어렵다"라며 "가장 기초적인 자료인 사례비 분포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목회자의 삶의 질 개선, 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을 위한 기초적인 자료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류 박사는 이날 목회자 대상으로 진행된 여러 설문조사 결과들과(기윤실, 2015년 조사 등) 한국노동패널조사(기독교 관련 종사자)를 종합해 소득 분포를 추정하면서 목회자의 사례비 격차를 분석했다.
목회자 사례비 격차 원인
류 박사는 "목회자의 과잉 공급으로 부교역자의 사례비 수준 하락했고, 부교역자-담임목사 간의 사례비 격차 발생하고 있다"라며 "목회자의 경우 교육 수준은 높지만 직업 전환이 거의 불가능한 점, 교회와 목회자들의 교섭력이 비대칭적이라는 점도 부교역자의 사례비 저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목회자 사례비 격차는 사례 체계의 부재로 발생하고 있다"라며 "한국 교회의 경우 교계 차원에서 목회자의 사례에 대한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사례비 수준과 범위 사례비 지급 규정 등을 모두 개(個) 교회 차원에서 정하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들이 파생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사례비가 단순히 '생활비'로 한정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류 박사는 "사례의 범위는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비, 노후소득보장을 포괄하는 등 보다 넓은 개념을 지니고 있어야 하지만 개별 교회 차원에서 사례를 규정함에 따라 사례의 개념 자체가 ‘생활비’로 한정되고 있다"라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한국 교회의 상황을 고려할 때, 생활비로 한정된 사례비 개념이 복지 차원까지 고려하는 넓은 개념으로 확장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례비 지급 규정을 체계적으로 명문화하고, 공개하는 교회는 많지 았다"라며 "이는 대형 교회 목사들의 각종 비리 문제로 연결되고도 하고, 재정 집행 과정에서 목회자의 개인적 지출과 교회의 공적인 지출 사이에서 공사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분석했다.
바람직한 사례비 구축은?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바람직한 사례 체계를 위한 투명성 제고를 당부한 류 박사는 "비리 문제 개선, 공사 구분의 모호함 개선, 재정집행 과정의 비효율 개선 사례 체계를 명문화하는 등 이를 모두에게 공개함으로써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라며 " 교단 차원의 논의를 통해 합의된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 이는 사례비 격차 해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목회자의 목회 활동에 대한 지원은 교회의 의지가 아닌 의무로써 목회자의 직급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며, 모든 직급의 목회자가 온전히 사역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며 "만일 자녀가 없는 담임목사 부부와 자녀가 있는 부목사 부부가 있다면, 부목사에게만 자녀의 수, 연령에 따른 양육 수당을 지급하는 등 필요에 따라 더 많은 사례가 지급될 수 있는 체계도 갖출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표준 사례비 모델 교회
"미션 디모데"
<한국 목회자 사례비 표준에 대한 요구와 실제적 대안>에 대해 발표한 기윤실 교회신뢰운동 본부장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는 "공교회성 회복과 건강한 목회 생태계 유지와 상생하는 교회 생태계를 존속하고 목회자의 동등성을 위해 목회자 사례비 재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신동식 목사는 표준 사례비의 모델 교회로 <미션 디모데> 교회를 소개했다.
미션 디모데 교회는 현재 프랑스 남부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교회다. 이들의 영적 대부흥(1918-1939)은 세벤느 지역에서 일어나 처음에는 세벤느 개신교연합이 결성되었다가 1972년 미션 디모데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현재 벨기에, 스위스, 프랑스에 교회가 세워지고 있으며, 미션 디모데의 신학적 정체성은 그들이 따르고 있는 프랑스 신앙고백서(위그노 신앙고백서)에 있다.
특히 미션 디모데는 헌금을 전부 무명으로 받는다. 모든 교회 성도들은 본부의 계좌로 헌금을 이체한다. 본부에 모인 헌금은 미션 디모데 목회자와 사역자들의 사례비에 사용한다. 사례비는 큰 교회와 작은 교회 할 것 없이 모두 동등하며, 사례비 평균은 한화 230만 원 정도다.
표준 사례비는 얼마나?
초임 교사 연봉과 비슷하게
신동식 목사는 "한국 교회에 미션 디모데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약간의 무리가 있지만 미션 디모데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한국 교회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라며 "한국 교회는 공동체적 동역이 관계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경제 구조다, 교회가 크면 더 받는 구조는 성경이 말하는 교회와 직분의 관계에 합당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션 디모데를 통하여 배울 수 있는 좋은 점은 표준 사례비다. 부하지도 않고 가난하지도 않은 표준 사례비가 필요하다"라며 "목회자 사례비 기준은 현재 초임 교사 수준에 맞추면 될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설명에 따르면 현재 초임 교사의 연봉은 3663만 원이다. 본봉은 2,247,400원이다. 여기에 각종 수당이 붙어서 2,832,430원이지만 세금과 연급 공제비를 빼면 실수령액이 2,309,160이다. 따라서 초임 교사의 연봉은 초임 목회자의 표준 사례비 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초임 목사 사례비 263만 원
이날 신 목사는 목회자 평균 사례비를 제안했다.
초임 목회자(전임)의 평균 사례비는 연봉을 기준으로 할 경우 월 수령액은 본봉 2,300,000원 + 교육훈련비(도서비, 활동비) 200,000 , 자녀수당 30,000, 상여금 1,200,000 포함 연 31,560,000이다. 월 수령액 2,630,000이다.
특히 연 5만 원의 호봉과 가족수당 1인 3만 원을 제시하면서 안수 후 사역 2년 + 자녀 1명 = 2,730,000 / 안수 후 사역 10년 +자녀 1명 = 3,130,000 / 안수 후 사역 30년 + 자녀 1명 = 4,130,000 등을 제안했다.
이밖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퇴직금을 비롯해 가족수당, 활동비, 상여금 등을 중심으로 전임 전도사, 교육 목사, 교육 전도사의 사례비 표준도 제시했다.
*전임목사 : 월 2,630,000
*전임전도사 : 월 2,580,000(신대원), 월 2,430,000(대학)
*교육목사 : 2,000,000
* 교육 전도사 : 1,000,000(등록금 제외)
표준 사례비 어떻게 만들까?
하지만 신동식 목사는 "사례비 표준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교회마다, 교단마다 상황이 달라서 실천하기에 매우 어려울 수 있다"라며 "표준 사례비를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교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표준 사례비를 중심으로 목회자와 교회가 진정한 공생공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조율하면서 책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신 목사는 "목회자는 교회가 어려운 상황이면 기다려주고, 교회는 최대한 표준 사례비를 맞춰야 한다. 교회는 종교개혁의 정신에 따라서 목회자의 사례비를 우선으로 책정해야 한다. 교회의 건강성과 생명성을 위하여 목회자의 표준 사례비는 중요한 기점일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목회자 표준 사례비 책정을 위한 노회(지방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신 목사는 "노회는 미래 자립교회 기금을 만들고, 개 교회의 표준 사례비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라며 "주택 청약 10년 후원을 비롯해 사례비가 적어도 70%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회 개척과 목사 파송을 막는 것도 표준 사례비 책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한국교회 목회자 사례비 불평등 문제와 표준사례비 제안 세미나 영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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