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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한국교회

교회 안, 극우주의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by 데오스앤로고스 2025.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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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연구(126) * 


 

 

지난해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현재 한국  교회 안에 이른바 '극우주의'에 빠져 있는 목사와 성도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지난 3월 7일(금) 저녁 7시 서울시 동대문구 안암로에 위치한 동네책방에서 <한국 교회 청년과 '12.3' 계엄 집담회>를 개최하고, 계엄 정국을 대해는 한국 교회의 태도를 비판적으로 성찰했다.

 

특히 이날 '두 광장에 선 한국 교회 청년'을 주제로 진행된 집담회에서는 배덕만 박사(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원장)와 유희정 간사( IVF)가 발제자로 나서 한국 교회 극우화 현상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발제자들의 발표 주된 내용 중 일부를 정리했다.

 

 

 

 

 

 

 

"모두가 마귀에 사로잡힌 것 같지 않아 다행이다"

 

 

<50대 목사가 바라 본 12.3 비상계엄>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배덕만 박사는 "지난 10.27 집회부터 현재 세이브코리아 집회까지 극우 개신교인들이 보여준 행태에 분노, 수치, 좌절을 반복해서 경험하고 있다"라며 "민족과 민주. 자유와 법치를 외치면서 헌법과 질서, 정의를 온몸으로 거부하고 파괴하는 모습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지극한 분노를 느낀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근거없는 가짜뉴스와 비논리적 궤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저주로 도배된 집회를 바라보며 인간으로서 수치심을 피할 수 없다. 그들이 하나님과 십자가를 들먹이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모습에 그리스도인으로서 깊은 좌절감을 떨쳐 낼 수 없다"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 비록 대다수의 대형 교회 목사들이 침묵하거나 궤변을 늘어놓거나 혹은 엄청난 수의 극우 기독교인들이 거리와 교회에선 광란의 굿판을 벌이고 있지만 결코 적지 않은 수의 개신교인들이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과 이 땅의 민주시민으로 존재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에 안도와 위로, 용기와 희망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다. 모두가 마귀에 사로 잡힌 것이 아니고 모두가 우상에게 무릎 꿇은 것이 아님을 확인했기에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배덕만 박사는  한국 교회 안에 많은 극우주의자들이 존재하는 이유, 왜 극우주의자들이 비상식적, 비논리적, 비도덕적, 비민주적으로 행동하게 됐는지 네 가지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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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 극우주의자가 존재하는 이유

 

첫째, 한국의 분단이 한국 교회 극우화의 근원적 원인이 됐다는 것.

 

한국 교회가 반공과 자유, 민주주의, 숭미주의에 극단적으로 경도된 일차적인 이유는 분단과 전쟁을 거치면서 월남한 교인들에 의해 남한의 교회가 재구성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배 박사는 "월남의 과정에서 고향, 재산, 가족, 교회를 상실했고, 남한에서 이주민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던 이들이 북한과 공산주의에 대한 근원적 분노와 공포를 집단적 무의식이자 삶의 양식으로 내재화했다"라며 "동시에 자신들에게 삶의 공간과 경제적 재기의 기회, 신앙의 자유를 제공한 남한 정부와 미국, 그들이 공동으로 추구하는 반공과 자유민주의는 이들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생존조건이 되었고, 결국 이 모든 현실의 출발점이자 일차적인 원인은 분단과 냉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둘째, 한국 교회 정교유착의 역사도 이런 병리 현상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 

 

배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1948 남한과 북한에서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 남한에서 개신교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파시즘 체제에서 독재정권과 가장 긴밀히 유착된 관계를 맺었는데, '3.15 부정선거'로 몰락한 이승만 정권, '10.26 대통령 시해사건'으로 해체된 박정희 정권, '6.10 항쟁'으로 물러난 전두환 정권 모두 한국 현대사의 수치지만 한국 교회는 이런 불법 정권들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며 각종 특혜 속에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는 설명이다.

 

배 박사는 "이제 지난 그 시절이 종식됐지만 파시즘 정권과 유착 속에서 생존과 번영을 경험했던 한국 교회는 그 정권의 후예들과 여전히 운명공동체로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간과할 수 없다는 역사적인 요소이다"라고 비판했다.

 

셋째, 한국 교회를 지배하는 근본주의 신앙이 끼친 부정적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

 

배 박사는 "기본적으로 근본주의는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 문자적 해석, 세대주의적 전천년설, 부흥운동을 토대로 삼고, 반진화론, 반공주의, 반낙태, 반동성애 등을 성경적 진리로 규정하고 선민의식과 분리주의, 전투적 적대감과 공포심을 도구로 사유하고 행동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근본주의는 한국에서 우익정부와 배타적 일치, 숭미와 반북, 진보적 좌파와 자유주의 세력에 대한 극단적 적대감으로 표출되었다"라며 "한국 교회의 맹목적 반공주의와 극우주의, 민주화와 통일운동,  노동운동에 대한 본능적 반감 등이 이번 사태의 또 다른 배경이 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넷째, 한국 교회가 처한 존재론적 위기감이 초래한 종말적 광기도 이번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배 박사는 "몇몇 목사들이 한국 교회의 극우화를 주도하고 한국 교회의 대형 교회들이 수동적으로 동조하거나 묵인하며 수많은 교인들이 동조, 동원되는 현상은 한국 교회가 직면한 소멸의 공포감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라면서 "신자들의 빠른 이탈과 전도의 동력 상실로 인한 교세 급감, 대형 교회와 기독인 공직자들의 비리와 스캔들이 언론에 도배되면서 교회에 대한 비판과 개혁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문제의 당사자들은 정직한 반성과 회개,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시도하는 대신 문제의 원인을 내부 비판자, 종북좌파, 이단, 동성애자에게 돌리면서 자신들의 과오와 책임을 회피하고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라며 "대신 위기감과 비판의 소리가 고조될수록 배제와 혐오에 근거한 보수 교회의 궤변과 폭력, 정치적 극우화는 더욱 강화심,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번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현상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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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심각성과 중심 세력이 드러났다.
그것들과 씨름하며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시도해야 한다."



특히 이날 배 박사는 "한국 교회 극우화 사태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과 중심 세력이 드러난 만큼 그것들과 씨름하며 해결할 절호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므로 긴 호흡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시도해야 한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배 박사는 "모든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낙심해서는 안 된다. 우리와 함꼐 꿈을 꾸는 사람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 가짜뉴스에 현혹되거나 길을 잃고 좌절하지 않도록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내적 유대를 강화하고, 외적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하면서 치밀한 계획 속에 끈질긴 인내심을 갖고 긴 호흡으로 이 사태에 대응해야 한다"라며 "무엇보다 이 땅의 모든 기독인들이 이 나라 이 민족의 평화적, 민주적 통일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며 공부하는 등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분별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한편, <12.3 계엄 이후 청년사역>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유희정 간사는 "계엄 이후의 사역은 극우 성향의 교회 메시지에  대항하여  분별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현재 대부분의 IVF 학생들은 이번 계엄이 다시 독재 정권으로 회귀할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 간사는 "그러나 IVF 간사회에서 만장일치로 계엄을 일으킨 대통령을 규탄하고 탄핵해야 한다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한 이후 우리 공동체를 떠난 학생들도 있었고, IVF 같은 기독교 선교단체가 공식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제시해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과 비판도 받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극우 성향의 교회에서는 극우정당을 지지하는 설교가 허용되면서도 기독교 단체가 진보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국 교회 청년들이 폐쇄적이고 방어적인 환경에서 성장했다"

 

 

특히 유 간사는 "캠퍼스 복음화의 관점에서 볼 때, 탄핵을 반대하는 학생들과의 대화를 단절할 수는 없었고, 간사들은 각자의 캠퍼스에서 대화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라며 "일부 학생들은 공산주의에 대한 두려움과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교회를 탄압하고 북한과 같은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 또한 탄핵 시위와 사회적 갈등이 오히려 나라의 평화를 해친다는 주장과 여성가족부 폐지 등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한 지지와 민주당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유 간사는 "이와 같은 대화를 통해 한국 교회 내에서 그리스도인 청년들이 폐쇄적이고 방어직인 환경에서 성장했음을 깨닫게 됐다"라며 "그리스도인으로 구별되는 것과 배타적인 태도를 갖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한국 기독교는 여전히 질문과 고민보다는 순응과 복종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고민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계엄 이후의 청년 사역은 팬데믹으로 중단되었던 활동들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기독교 안에서 변혁적이고 진보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 더 커졌으며, 오히려 기독교 밖에서 더 많은 지지와 응원을 받는 상황이 되었다"라며 "하나님께서 세상을 회복시키는 역사는 지금도 신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작은 시도들이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신뢰하고 소망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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