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연구(16)
한국실천신학회, ‘제52회 정기학술대회’ 개최
2014년 6월 4일 기사
한국실천신학회(회장:김충렬 박사, 한일장신대)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교회의 정체성을 밝히는 실천신학’을 주제로 제52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예배, 영성, 디아코니아, 설교, 전도, 상담 등과 관련된 10여 개의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 영유아 및 아동층 예배, 어떻게 진행할까
‘미래 교회의 주역, 영유아 및 아동층 예배를 위한 소고’를 주제로 발표한 김순환 박사(서울신대)는 “상당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영아기, 유아기, 그리고 좀 더 확대해서는 아동기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런 관점은 이들에 대한 교회의 교육이나 예배가 매우 중요함을 동시에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즉, 어린이를 미래 사회의 주역이라고 말한다면 한국 교회의 주역이라는 말도 된다. 따라서 이들의 신앙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신앙생활의 중추적 행위인 예배생활에서 신앙인격의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 박사는 “영, 유아 및 아동층 예배를 위해서는 인적 차원, 환경 차원, 내용과 형식 차원 등의 관점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며 “영아기 예배에 있어서 엄마와의 신뢰 관계가 영아로 하여금 하나님과의 신뢰 관계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산모가 편안한 자세로 영아를 안거나 눕힐 수 있는 가정과 같은 환경으로 유아실을 꾸며 촉각, 청각, 혹은 시각적으로 어머니가 항상 함께 있음을 경험하도록 돕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아기는 예배 안에서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반응을 미숙하지만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시기이고, 신앙적 상징들을 통해 초자연적 대상과의 소통 경험을 타자에게 드러내는 시기”라며 “분모는 물론이고 교사의 감정 태도, 그리고 반응들이 어린이의 성격 형상에 큰 영향을 주며 양심 발달 및 도덕적 기준 터득에 영향을 주는 시기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유아들을 위한 예배의 형식이나 내용도 그들만의 발달 단계를 고려한 방식이 반영되어야 한다”며 “예배 분위기가 산만하다는 것에 과민하게 반응해 통제, 강요에 치중하거나 이성인지적 양식의 콘텐츠를 전달하려는 무리한 주입식 예배보다는 제스처와 상징성으로 갖추어진 간결한 의례적 순서들을 통한 무언의 메시지가 의외로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기 예배에 대해서도 “아동기는 건강한 자아개념이나 존중감을 갖도록 예배 운영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들을 위한 예배는 지도자의 주도 속에서 운영되는 것이지만 우선 형식면에서는 매 순서에 구성원들이 골고루 공정하게 참여하도록 돕고, 그 가운데서 아동의 행동이나 태도의 미숙성이 있다 해도 어른의 기대 수준으로 당장 모종의 성숙도를 강요하는 것보다는 온정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로 인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의 개념적 접근이 어렵다는 생각으로 주저하기보다는 아동 발달단계를 염두에 둔 적용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알지도 못하는 것을 무조건 외우게 하거나 낭송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풀어서 단순화시켜서 설명하고, 혹은 극화에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교사들은 아동들이 자신의 신앙을 자신의 방법대로 표현하도록 도와주고 격려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교사들은 예배의 도우미나 감시자가 아니라 그 자신들이 예배자인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비록 모든 예배의 표현이 아동들의 인지 및 정서 수준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교사에게 부적합하더라도 교사는 더욱 ‘성육신적 자세’로 적응하면서 먼저 예배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목회상담자는 ‘깊은 거울’ 되어야
‘거울메타포로 풀이하는 다움의 영성’을 주제로 발표한 김기철 박사(배제대)는 “영성은 ‘나’를 찾아가고 추구해가는 과정”이라며 “하나님은 완벽한 거울이셔서 흠과 티가 없이 깨끗하시고, ‘나’를 향해서 항상 각도가 고정돼 있으며, 언제나 진지하고 밝게 ‘나’를 반영하신다. 우리가 이 거울에 비추어질수록 우리의 거울은 깨끗해진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신앙인들의 거울 관계 경험을 돕는 목회상담자와 영성지도자는 먼저 영성 수련을 통해 온전한 거울이 되어야 한다”며 “하나님과 사람들 사이의 반사경으로서 올바른 각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즉, 상대를 진지하게 반영해 줄 수 있도록 때나 얼룩이 없어야 하며, 거울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력, 적극적 공감 능력, 양을 향한 목자의 동정심이 요구된다는 것. 김 교수는 “이런 여건들이 갖추어질 때, 내담자와의 거울 비추기 경험은 내담자를 정서적 만족, 인격 발달, 영적 성숙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모든 신앙인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담자가 자신의 가려지고 얼룩진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하고, 시들고 무기력해진 참자기를 발견하도록 돕는 사역이 목회상담과 영성지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목회상담자나 영성지도자는 ‘맑은 거울’이 되어 다른 사람을 진지하게 반영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나’의 거울비추기와 거울닦기는 ‘나’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고, 상호적이며 반복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목회상담자나 영성지도자는 ‘깊은 거울’이 되어 공감적 반영을 뛰어 넘는 영적 반영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전체성을 보게 해야 한다”며 “내담자로 하여금 정적인 상이 아닌 동적이고 꿈틀거리는 상을 보게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목회상담자와 영성지도자는 거울 되어주기의 사역과 거울 닦기가 끊임없이 요구되는 상황 속에서 반드시 성령 하나님의 개입과 능력을 힘입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거울 비추기의 본질적 특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디아코니아로 참다운 하나님의 교회 만들어야
‘한국 교회의 미래 디아코니아목회와 실천현장을 위한 방향성’을 주제로 발표한 김옥순 박사(한일장신대)는 “디아코니아 활동은 자기착취적인 이타주의를 극복하며, 숨겨진 지배력의 동기를 상대화시키며, 원수까지 사랑하는 돌봄의 동기에서 출발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현재 한국 교회 디아코니아목회는 교회가 수행하는 디아코니아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함께 본질적인 사회봉사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교회의 디아코니아 활동은 자발적인 사랑의 돌봄으로 하나님의 구원활동에 참여하는 그리스도 중심의 고유한 실천행동으로 디아코니아학문 이론에 기초할 때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한국 교회 디아코니아목회를 위한 교육구조와 제도의 확립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교회와 신앙인의 사회봉사에 대한 활동을 일반사회복지로 오해하는 가운데 기독교사회봉사 활동의 토대를 일반사회복지 학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디아코니아 활동은 선포되어진 말씀을 신앙인이 행동으로 증언하는 교회의 본질이다. 따라서 신앙인과 교회공동체가 수행하는 사회봉사실천 활동은 그 고유의 신학적인 이론체계를 갖는 디아코니아 학문에 기초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디아코니아신학은 조속히 실천신학 안에 자리매김 시켜야 한다”며 “교회의 실천현장을 위한 디아코니아신학은 설교와 예전, 목회상담과 교육 등과 함께 그 고유한 위치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한국 교회의 미래 목회를 위해 기독교사회복지사(디아콘) 양성교육 제도도 매우 필요하다”며 “앞으로 각 신학대학교 안에 디아코니아학과가 설립돼 기독교사회복지 전문가들을 양성해서 기독교 정체성을 갖는 교회 안팎의 사회봉사를 통해 사회의 모델을 제시해가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기독교사회복지 시설 종사자를 위한 재교육도 강화하고, 기독교사회봉사 전문가 승인제도를 속히 마련함으로써 미래의 다이코니아목회를 준비해야 한다”며 “교회는 디아코니아를 맡아서 봉사하는 기독교사회복지사 직무를 인정함으로써 교회가 디아코니아의 임무를 배제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박사는 미래 디아코니아목회 실천현장에 대한 전문성 강화 및 정책적인 과제도 제시했다. △기독교사회봉사의 정체성을 갖는 디아코니아 전문성을 위한 핸드북을 마련할 것 △디아코니아목회를 위해 목회자들은 복음의 관점에서 복지영역의 실천들이 조명되도록 말씀선포를 통해 지원할 것 △디아코니아 전문성을 위한 사회정책에 대해 집중하고, 교회법령으로서 디아코니아법령을 제정할 것 △일반 복지시설에서 교유 신앙에 기초한 예배와 예전에 함께 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일반사회복지와는 차별화된 복지운영을 해나갈 것 등이다.
미래의 디아코니아목회를 위한 과제와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미래의 디아코니아목회는 교회공동체와 밀착된 디아코니아활동이어야 한다”며 “개교회 차원에서 교회가 수행하는 봉사활동에 몇몇 사람이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전체 회중에게 교회의 본질로서 봉사와 복지활동에 대한 필수성을 인식시켜서 기도와 물질과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한국 교회의 사회봉사가 시혜적으로 베푸는 구제 수준의 봉사가 아니라 성서에 나타난 권리 차원에서 도움을 받도록 법과 제도를 현대 사회상황에 맞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디아코니아목회를 위한 기본강령과 지침, 핵심가치 등을 통일성 있게 공유하면서 교회 안과 밖에서 할 수 있는 봉사의 실천분야를 크게 분류한 가운데 개교회의 특수성을 갖는 봉사가 수행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한국 교회는 에큐메니칼적인 다이코니아를 향해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이코니아에 대한 기준과 가치를 설정하는 일이 시급하다. 즉, 그 기준에 있어서는 디아코니아활동이 근원적으로 하나님 신앙으로부터 나오는 동기에 의해 상호연대 공동체적인 돌봄의 구조를 가져야 한다. 교회공동체들이 세상 속에서 성례전적인 봉사의 삶을 통해 교회일치 운동으로서 에큐메니칼 봉사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영적분별:이냐시오 로욜라와 조나단 에드워즈 비교(이강학 박사, 횃불트리니티신대), △초대 시리아 기독교의 세례와 금욕주의(김정 박사, 장신대) △M. 에크하르트의 신비주의와 분석심리학(김성민 박사, 협성대) △기독교적 묵상의 영성신학적 의미 분석(김수천 박사, 협성대) △페미니스트들은 하나님을 “성부:아버지 하나님”으로 부를 수 있는가?(나인선 박사, 목원대) △한국 교회의 대안적 비전 형성을 위한 설교신학 연구(양동욱 박사, 세계로열린교회) △세속화 시대의 효율적인 복음전도에 관한 연구(하도균 박사, 서울신대) 등의 연구논문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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