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연구(119) *
한국 교회 고령 교인 중 72.7%는 교회의 주중 프로그램을 원하고, 70세 이하 시니어 교인 3명 중 1명은 은퇴 후에도 계속 사역하기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고령친화적 교회' 및 시니어 목회를 추구하기에는 인력 및 경험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와목회말씀연구원(이사장:김지철 목사/원장:박영호 목사)과 아드폰테스(대표:김의신),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는 지난 7월 31일(수) 오후 2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연동교회(담임:김주용 목사)에서 ‘고령 교인의 신앙과 시니어 목회에 대한 조사 결과 및 대안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22년 8월에 발표된 ‘고령 교인의 신앙생활 및 인식조사 결과'에 이은 두 번째 조사로써 주최 측은 "이전 조사는 고령 교인의 개개인의 일반적인 실태 및 인식에 집중했다면, 이번 조사는 노인목회 실태와 고령친화 목회사역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기초자료 수집에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조사는 미래와목회말씀연구원, 아드폰테스, 한국기독교시니어사역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45개 교회에 출석하는 만 65세 이상 남녀 성도 1,500명(모바일 조사와 종이 설문지 기입식 조사 병행), 전국 교회 담임목사 500명(목회데이터연구소 회원목사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조사)을 대상으로 (주)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1일부터 6월 12일(42일 간)까지 진행됐다.
표본 추출은 편의추출로, 자료 처리는 고령 교인 조사의 경우 일부 교회의 응답 편향(과표집)을 방지하기 위해 50표본 이상 응답된 교회의 응답 수를 50으로 고정해 가중치를 적용, 총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지만 가중치 적용 후, 942명이 됐다. 목회자 조사의 경우 전국의 교회 규모를 고려한 가중치를 적용했다.
아래에 이날 발표된 내용 중 일부를 정리했다. 게재된 내용과 도표는 해당 조사 결과지에서 발췌했다.
1. 고령 교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70~74세가 노년기 시작
'노년기가 시작되는 시기를 언제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2명 중 1명은 70~74세라고 응답했다. 평균 72.7세로 2022년 대비 1.1세 높아졌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노년기 시작 연령을 더 높게 응답했다.
특히 경제활동 혹은 사회활동이 가능한 나이로 ‘70~74세’를 31.2%로 가장 많이 응답했고, 그다음으로는 ‘75-79세’ 27.8%, ‘80~84세’ 19.4% 등의 순이었다. 거주 도시가 대형 도시일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경제활동 평균 연령이 더 높게 나타났다.
71.3%, 예배와 설교가
신앙성장에 큰 도움
고령 교인의 경우, 자신의 신앙 성장에 가장 큰 도움을 받는 요인을 알아본 결과 독보적으로 ‘출석교회 예배/목사님 설교’(71.3%)로 나타났다. 신앙생활에 가장 많이 영향을 주는 요인 또한 ‘출석교회 목회자’(54.6%)였으며, 그다음으로는 ‘배우자/자녀 등 가족’ 46.2%, ‘출석교회 교인’ 33.9% 등의 순이었다.
80세 이상까지 활동 가능
교회 사역이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최대 몇 세까지 가능한지에 대해 물은 결과, 고령 교인은 ’80세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8.2%로 가장 많았다. 담임목사들은 '70~74세'라는 응답이 47.5%, 개신교인들은 '70세 미만' 37.1%, '70~74세' 37.2% 등의 순으로 의견 차이가 보였다.
집단별 평균 나이로 보아도 고령교인 76.9세 > , 담임목사 71.8세 > 개신교인 69.2세 순이었다.
71세 이상 교인, "은퇴보다 사역 우선"
직분 은퇴 후 교회활동과 관련해서 만 71세를 대상으로 교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물은 결과, '나는 건강이 허락되는 한 교회에서 주어진 사역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응답이 52.8%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나는 아직 교회에서 일을 할 만큼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된다' 42.5%, '나는 교회에서 은퇴했더라도 여전히 교회의 정책결정에 참여하고 싶다' 40.7%, '나는 늦은 나이지만 평신도 선교사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13.0% 순으로 응답했다.
70세 이하 교인, "사역 계속하고 싶다"
교회 사역자로 은퇴를 앞두고 있는 65세~70세 교인에게 은퇴 이후에도 교회 사역을 계속하고 싶은지 물은 결과, ‘사역을 계속하고 싶다’는 응답은 33.5%로 2022년 대비 8.4%p 더 높아졌고, 소그룹 참여율이 높을수록 응답도 높아졌다.
남성이 여성보다 응답률이 높았다. ‘사역을 내려놓고 싶다’는 응답은 34.2%로 2022년 대비 14.8%p 더 줄어든 특징이 있다.
시니어 교인 72.7%,
"주중 시니어 프로그램 필요"
시니어 성도를 대상으로 한 목회 및 교회 정책의 필요성과 관련된 질문을 한 결과, 시니어 교인이 교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주중에 고령 교인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10명 중 7명(72.7%)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다음으로는 '교회에 고령 교인들을 위한 소그룹' 67.8%, '기존의 노인대학(경로대학)과 차별화된 프로그램' 65.6%, '교회에 고령 교인들을 위한 노인 전문 사역자' 57.4% 등의 순이었다.
특히 고령 교인들은 다른 교육보다도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한 교육을 받기를 원했다. '노년기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79.9%), '치매 예방과 관리'(65.7%), '노년기 건강식 생활'(61.1%), '우울한 예방과 극복'(45.7%), '여가시간 및 여가 생활설계'(47.4%) 등을 배우고 싶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한 '죽음'에 대한 교육/강의 수강 의향(78.3%)도 2022년 대비 13.9%나 높아졌다. 건강 교육에 열의가 있는 이들은 현재 아픈 이들보다 건강하고, 연령이 낮고, 동거가족이 있는 이들이 그 대상이었다.
고령 교인 절반 이상,
"교제 및 소그룹 활동 원해"
시니어 교인들의 절반 이상(54.3%)이 교회에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은 '같은 나이대 교인들과의 교제/소그룹 활동'이었고, 그다음으로는 '목회자의 관심과 연락' 40.8%, '여가 시간 활용을 위한 프로그램 제공' 25.7%, '구역장/셀리더 등 소그룹 리더의 관심과 연락'과 '교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사역 기회 부여' 등이 각각 19.6% 등의 순이었다.
이와 관련 목회데이터연구소 김진양 부대표는 "시니어들의 은퇴 후 여유로워진 시간을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모임을 통해 신앙 성장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2.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시니어 교인 비율
담임목회자에게 시무하는 교회의 65세 이하 시니어 교인 비율을 물은 결과, '10% 미만'이라는 응답이 17.1%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30~39%’ 15.7%, ‘20~29%’ 13.0% 등의 순이었다.
거주지역이 ‘대도시’인 목회자는 시니어 교인이 50% 미만이라는 응답이 많았고, 60% 이상부터는 비교적 ‘읍/면’에 거주하는 목회자의 응답률이 높았다.
73.0%, "고령자 중심 조직 구성"
교회가 고령 친화적인가를 평가하는 항목 중에서 응답이 가장 높은 항목은 ‘고령자 중심의 조직이 구성되어 있다’(73.0%)였다. 10개 교회 중 7개 이상의 교회에 고령을 중심으로한 조직이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예산 중 고령자들을 위한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65.1%, ‘고령자들을 대표하거나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이 있다’ 61.8%, ‘고령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배정된 공간이 있다’ 60.7% 등의 순이었다.
시니어 목회 프로그램
고령자를 위한 혹은 고령자들이 참여하는 사역이 있느지 물은 결과, 시니어 교인 대상 프로그램으로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은 '교육 여가프로그램'이었다(62.7%). 그다음으로는 '예배' 57.3%, '봉사활동' 36.3%, '성경공부' 35.4%, '찬양집회' 12.1% 등의 순이었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목회자이거나, 교회 규모가 클수록 프로그램과 예배, 성경공부, 찬양집회 등 프로그램(사역)이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67.1%, "시니어 성도 욕구 알고 있다"
교회의 고령자들의 필요와 욕구 및 문제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지 물은 결과, 시니어 교인 필요 및 욕구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고 응답한 목회자는 67.1%였고, 시무교회 규모가 클수록 응답률이 높았다.
고령친화적 교회 가능성
"아직은 인력 및 경험 부족"
반면, 고령친화적 교회로 나아가기에 어려운 점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인력 부족'이었다. 4명 중 1명의 담임 목사가 이에 응답했다. 그다음으로는 '경험 및 전문성 부족' 24.6%, '재정 부족' 20.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시무교회 규모가 '500명 이상'인 중대형교회 이상의 목회자는 '경험 및 전문성 부족'(41.0%)을 어려운 점으로 꼽았으며, '29명 이하'의 소형교회 목회자들은 '재정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 김진양 부대표는 "목회자들의 경우 67.1%가 고령 교인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취약한 고령 교인 혹은 지역 고령자를 위한 지원 및 돌봄 사역이 있다'고 49.7%가 응답했다"라며 "하지만 '거동이 불편하여 교회에 오기 힘든 고령 교인들을 위한 비대면 영적 서비스가 있다'에 대해 목회자는 48.8%, 시니어들은 37.0% 등으로 목회자와 고령 교인 간에 차이가 존재하고 있었다. 따라서 고령 교인이 느끼기에 더욱 고령친화적 교회로의 발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서는 목회데이터연구소 김진양 부대표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배재대 손의성 박사(배재대 기독교사회복지학 교수)가 ‘노인목회 실태와 고령친화 목회사역 방안’을 발제했고, 김만준 목사(덕수교회)가 ‘지역사회 맞춤형 노인 목회 사례’를 발표했다.
고령친화교회는 어떤 교회?
"연령주의 넘어서야"
손의성 박사는 "고령친화교회는 아무리 나이가 들더라도 소외되거나 배제됨이 없이 시니어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남은 삶을 활력과 소명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건과 지원체계를 갖춘 교회를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현재 시니어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배려는 높은 편이지만 시니어 의견수렴과 취약한 시니어에 대한 돌봄체계가 미흡하다"라며 "시니어의 선호도와 필요에 맞는 활동적이며 다양한 사역 참여 기회와 시니어 프로그램 제공이 요구된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고령친화교회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바로 연령주의이다. 연령주의는 단지 연령이라는 것만으로 차별과 불이익, 배제를 당하는 것이다"라며 "연령주의는 활동적 노화에 가장 치명적이고 보편적인 위협이다. 시니어로 하여금 독립된 주체로서 사회참여와 세대 간 소통을 막으며, 사회제도나 정책적 차원에서 시니어를 기피하고 배제함으로 사회적으로 고립과 소외를 경험하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교회는 고령친화교회에 대한 이해와 노력을 기울이고, 동시에 활동적 노화를 위한 사역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연령주의를 극복하고 긍정적 노화 인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손 박사는 고령친화교회의 요건으로 △연령 때문에 교회의 전 영역에 참여 제한 혹은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할 것 △교회 직분자 및 교인을 대상으로 연령차별 및 노회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 △시니어의 다양한 능력과 자원을 인정하고 그들을 교회 핵심 멤버로 임파워링 할 것 △시니어의 의견수렴 통로를 마련해 시니어의 실태와 필요를 파악하고 대응할 것 △교회 시설 및 공간 이용에 대해 시니어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보장할 것 △시니어 사역을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 경험 장단기 사역 계획을 수립할 것 △시니어의 특성과 욕구를 고려한 예배와 여가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 △시니어들의 영육 간의 성정과 발달을 위해 노력할 것 △취약한 시니어에 대한 지속가능한 돌봄 및 보호 체계를 마련할 것 △세대 간 상호작용을 이끄는 다양한 연령이 함께 하는 모임이나 활동을 마련할 것 △시니어들의 자발적인 소그롭을 격려하고 지원할 것 등도 함께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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