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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코로나19 시대에 필요한 덕성은 '공감과 환대'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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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일상과 공동체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차별과 배제는 약자들을 더욱 힘겹게 하였고, 혐오를 동반한 폭력은 삶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숙한 시민이 지녀야 할 덕성은 공감과 환대다.  공감과 환대는 타인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인간관계를 순화시키는데 꼭 필요한 미덕이며, 서로 간의 관계를 조화롭고 의미 있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속에서 사회통합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공감'과 '환대'의 중요성을 논의한 연구논문이 있어 소개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이종원 박사의 <혐오에서 공감과 환대에로:코로나19 시대의 공감과 환대>,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 '기독교사회윤리', 제49집(2021).

 

코로나19,
"공포와 불안의 시작"

 

이종원 박사(계명대)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와중에 수많은 사상자를 내면서 의료시스템을 위협했고, 바이러스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시행된 강력한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로 인해 심각한 경제위기가 초래되었다"라며 "사람들은 불안과 공포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단절, 무기력감 등으로 인해 우울과 좌절까지 복합적으로 경험하는 심리적 위기를 겪고 있다"라고 진단한다.

 

이 박사에 따르면 봉쇄, 사회적 거리두기, 언택트, 비대면, 외로움, 고독, 불편함, 불안, 불확실, 비정상, 건강 관심 증대, 죽음에 대한 고찰 등은 코로나 현상(AC:After Corona)을 설명하는 개념들이다.

 

 

코로나19,
"차별과 배제 가져오다"

 

이 박사는 "코로나19 발생초기 정신병동, 요양원 등에서 확산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어 많은 사망자를 내면서 격리조치를 시행했다"라며 "강력한 봉쇄조치나 격리수용은 봉쇄당하는 자들이나 피수용자들에게는 엄청난 심리적 불안과 고통을 안겨줬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감염자에 대한 공간적 격리 뿐만 아니라 감염자와 그 가족에 대한 비난 또한 문제를 표출하였다. 감염자의 성별과 연령까지 공개되면서 그 가족의 신상까지 알려지면서 비난과 배제의 대상이 되었다"라며 "그렇게 되자 코로나19에 확진되는 것보다 동선 공개가 더 무섭다는 반응까지 있었다"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가 어떻게 분리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지 설명한 그는 "당분간은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차별의 경계선을 없애지 않고는 진정한 방역에 성공할 수는 없다. 이러한 차별을 지탱하고 정당화하는 경제시스템과 정치체제를 바꾸어야만 한다"라며 "새로운 일상에서 방역과 사회적 차별의 철폐는 당위적 명령이 아니라 엄연한 정치적 과제이다"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
"혐오 바이러스 확산시키다"

 

이 박사는 "사실 바이러스 팬데믹은 우리 안에 내재된 편견과 혐오가 거침없이 표출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발생했을때 중국인 공포증인 '시노포비아'는 극에 달했다"라며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될 때마다 부주의한 개인이나 집단을 향한 원망과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혐오가 표출되었다. 그런데 혐오는 감염자나 접촉자들이 자신들의 증상이나 동선을 숨기는 부작용을 낳고, 이로 인한 감염의 확산은 혐오와 배제를 강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라고 주장한다. 

 

또한 "코로나19(COVID-19)와 Idiot(이디어트)의 합성어인 코비디어트 (Covidiot)도 널리 회자되었다. 코비디어트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경각심을 갖지 않고 행동하는 멍청이를 의미하는데, 특히 감염병의 확산 예방을 위해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정부의 지침을 무시하는 이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이 박사는 "혐오 대상을 보면 사회구조의 주변에 위치한 아웃사이더들이 대부분이다. 조선족, 비주류 종교인, 노인, 젊은이, 성 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 종족, 종교, 지역, 연령, 섹슈얼리티, 직업이라는 사회적 범주에서 주로 열악한 소수자에게 혐오가 집중된다"라며 "사회적으로 배제되면 혐오대상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런 악순환은 강화되고, 그럴수록 혐오가 더욱 기승을 부리며 휩쓸게 된다"라고 진단한다.

 

혐오를 동반한 폭력에 대해서도 언급한 그는 "혐오가 우리 몸에서 배출되는 배설물이나 분비물, 체액 등 '원초적 대상'에 대한 혐오를 넘어 특정한 집단이나 개인에게 문화적으로 확장된 '투사적 혐오'로 발산될 때, 타인을 향한 폭력의 형태를 띠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혐오가 발산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비판적으로 극복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한다.

 

"공공재"
바이러스 대응 전략

 

이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투쟁해서 완전히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라며 "이와 더불어 감염병의 대유행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책임을 가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즉, 감염병에 대응하는 대응 전략은 '공공재'(common goods)라는 인식이라는 것. 

 

그는 "공중위생, 응급의료, 재난대응, 건강보험 등 모든 공공재가 그렇듯, 공유기반이 약하면 약할수록 재난상황에서 그 책임은 개인에게로 분산되어 전가된다"라며 "따라서 공동체가 함께 지혜를 모아 협력을 통해서 든든하게 세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게 될 감염병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집단면역의 중요성이 대두된다"라며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차원에서의 면역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물려받고 함께 가꿔야 하는 공공의 책임영역이기에 시민 스스로가 자율적인 주체가 되어 방역의 구멍을 메워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공감"
코로나19 시대의 미덕

 

이 박사는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소중하게 지녀야 할 미덕으로 '공감'을 소개한다. 

 

공감은 타인이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을 인지적으로 파악하고 그들의 사고와 기분에 적절한 감정으로 대응하는 능력이다. 그는 "공감은 다른 사람의 기분과 생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인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그에 적절한 감정과 행동으로 대응하는 정서적 능력이 함께 요구된다"라고 설명한다.

 

질병은 치료해야 할 그 무엇일 뿐이며, 환자는 고통받는 사람을 뜻할 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 박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시민 개개인이 자신의 건강과 타인의 안전을 배려하는 행동을 할 의무를 다해야 당연하지만, 그런 노력이 감염자를 향한 비난으로 바뀌어서는 곤란하다"라며 "누구든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서로 공감하면서 감염의 책임을 공유할 때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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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사회적 연대로"

 

이 박사는 사회의 안정적 관계를 뒤흔드는 감염병은 공동체의 연대성을 드러내는 지표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연대성이 약한 공동체는 감염병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로 인해 나 이외의 타인을 믿지 못하고, 타인의 고통에 쉽게눈감아 버리고 각자도생의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불러일으켜 아노미 상태로 치닫게 된다"라며 "반면, 연대성이 강한 공동체는 서로 끈끈하게 연결된 유대감을 바탕으로 협력하며 상생을 도모한다"라고 설명한다.

 

이 박사는 "공동체 구성원의 좋은 성품은 위기를 극복하는 동인으로 작용한다"라며 "재난 상황에서 공동체를 통한 사랑의 섬김은 하나님 나라를 지금 여기서 실체화하는 표적이 된다.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는 특별히 재난의 현장에서 더욱 절실하게 드러나는데, 고통당하는 자들과 함께 하는 연대와 실천, 섬김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이유다"라고 강조한다.

 

연대와 협력은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열쇠가 된다고 피력한 그는 "남을 돕는 행위는 자신이 필
요한 존재이고 소중한 존재라는 목적의식을 부여하며, 자신이 주어진 시간과 재능을 의미 있게 쓰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라며 "이런 점에서 재난은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던 비범한 능력을 끌어내는 계기를 제공하며, 이타주의에 기초한 연대와 참여를 통해 회복 탄력성과 새로운 희망을 펼치는 계기가 된다"라고 설명한다.

 

"환대의 공동체" 
교회가 추구해야 할 정체성

 

이 박사는 "팬데믹 상황은 교회의 정체성과 관련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공론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라며 "위기에 직면할수록 문제의 해법은 처음으로 돌아가 세상 속 교회의 존재의미를 묻는 것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사실 교회 공동체는 위기와 재난의 때에 환대를 통해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섬김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 박사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초대교회 당시 로마제국의 3분의 1이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동안, 의사와 사제들은 도피했지만 기독교인들은 환자들을 사랑으로 끝까지 돌봤다 ··· 전염병으로 인해 닥친 갑작스럽고 예기치 못한 죽음 앞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삶의 의미를 부여했다 ··· 천국의 실재를 제시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성을 보여줌으로써 절망에 사로잡혀 있는 로마제국의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로마제국 치하의 초기 기독교인들은 적극적인 환대를 실천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썼다. 감염될 경우 죽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이교도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생겨난 말이 파라볼라노이(παραβολάνοι), 즉 '위험을 무릅쓰는 자들'이라는 것이었다."

 

"1527년 페스트가 독일의 비텐베르크를 덮쳤을 때, 마르틴 루터는 도망쳐서 스스로를 보호하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대신 그는 남아서 병자를 돌보았다. 그가 도피하지 않은 바람에, 그의 딸 엘리자베스가 죽은 불행을 겪었다. 루터는 크리스천이 역병에서 도망쳐야 하는가라는 팸플릿을 만들어 역병에 대한 크리스천의 바람직한 반응에 대해 진술했다."

 

이 박사는 "전염병이라는 총체적 위기 앞에서 기독교인들이 보여준 사랑과 환대가 기독교의 발흥과 성장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라며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의 위축으로 소상공인의 고통에 관심을 두는 공감소비 운동을 벌이는 교회의 이런 모습은 선을 행하라는 부르심에 응하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선한 반응이다. 자발적 나눔이 교회의 참된 정체성을 드러내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공포를 몰고 온 코로나19,
"사회통합 강화하는 촉매제"

 

이 박사는 "감염병은 사람들에게 공포를 야기하면서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들기도 하지만, 사회통합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라며 "이제 차별과 혐오 대신에 연대와 환대로 코로나19 이후의 사회를 상상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라고 촉구한다.

 

이를 위해 "나와 상관없는 자들로 간주하며 배척하고 차별하는 태도와 따뜻하게 공감하며 환대하는 태도 사이에는 극명한 감정적 온도 차이가 있지만 '그들의 탓'이라는 쉬운 분노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가 져야 할 공동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이어 "앞으로 지속될 바이러스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야 할 상황에서 서로 간의 거리두기로 인해 위축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침묵이나 방관자적 태도는 우리 모두를 병들게 하는 새로운 감염 바이러스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공감과 환대로 비극의 순간들을 행복 가득한 희극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라며 연구논문을 마무리한다.

[이종원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I. 들어가는 말
II. 바이러스로 인한 차별과 배제
 1. 격리 수용
 2. 차별과 배제
 3. 구조적 차별
III. 혐오 바이러스의 확산
 1. 혐오의 표출
 2. 혐오를 동반한 폭력
 3. 혐오에서 인류애로
IV. 공감과 환대
 1. 공공재로서의 바이러스와 면역
 2. 공감
 3.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사회적 연대에로
 4. 환대의 공동체 V. 나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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