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연구(103) *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임원택 박사, 백석대 교수)가 지난 10월 28일(토) 오전 10시 백석대학교 방배캠퍼스에서 '제81차 정기논문 발표회'를 개최했다.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 주제강연자로 참여한 이승구 박사(합신대 교수)와 송태근 목사(삼일교회)의 발표내용을 일부 정리했다. <편집자 주>
성경적 교회와
교회를 위한 신학
이승구 박사는 <성경적 교회와 교회를 위한 신학>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친숙히 아는 듯한,
그런데 사실은 바르지 않은
교회의 모습
이 박사는 "우리들은 그저 믿는 사람들이 모여서 예배하고 여러 활동을 같이 하면 그것이 교회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들의 활동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가 얼마나 고귀한 것이고 주께서 친히 세우시고 통치해 오셨는지에 대한 생각이 거의 사라졌다. 그저 몇 사람이 모여서 예배하면 교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우리가 교회를 세운다,” 심지어 '교회를 차린다'는 말까지 나왔다"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언급하지만 실질적으로 주께서 교회를 세우시고, 통치해 나가신다는 의식이 거의 없는 듯하다. 그러나 교회는 정말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으로부터 생각해야만 한다"라며 "주께서 교회를 세우셨고, 세우시고 있으며, 통치해 나가신다. 교회를 개척하시는 분도 주님이시고, 우리는 그저 이 일에 수종들뿐이다"라고 피력했다.
성경이 말하는 교회란?
에덴동산은 교회가 아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 속한 교회
이 박사는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의해서 구속받은 공동체다"라며 " 타락 이전에 에덴에 있던 상태는 아직 교회가 아니다. 그들은 아직 구속된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인류가 '전구속적 특별계시'에 제대로 주의하지 않고 결국 타락한 사람들을 구속하셔서 하나님께서 이루신 공동체가 교회, 곧 교회는 구속받은 공동체다"라고 피력했다.
특히 "교회는 근본적으로 구속된 사람들(redeemed people)이다. 매우 당연하지만 타락한 사람들은 교회가 아니다. 타락했는데 그들을 하나님께서 구속하여 세우신 공동체가 교회 공동체이다"라며 "신약교회의 사도는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엡 2:13)고 선언할 정도이다. 바로 이 신약교회에 우리가 속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신약교회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과 부활에 참여한 공동체라는 점이다. 물론 넓은 의미에서는 구약교회도 이에 속한다. 그러나 구약교회는 이를 바라보면서 지향하던 교회인데 비해서, 신약교회는 십자가에서의 구속과 부활이 이미 일어난 상황에서 성령님의 놀라운 작용에 의해 십자가와 부활에 같이 참여한 사람들의 공동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오늘날 참된 교회는 성부, 성자, 성령님께서 그 안에 계시는, 그리고 그들이 삼위일체 안에 있는 구속된 공동체이다"라고 덧붙였다.
교회를 위한 신학
참된 교회를 위한 교회의 표지와 속성, 교회의 조직들과 직분들에 대해서도 설명한 이 박사는 '교회를 위한 신학'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박사는 "그리스도의 공로에 근거하는 예배, 그러기에 그저 감사하는 예배, 우리로서는 주께서 친히 구속하신 사람들과 공동체를 다 드려서 우리 교회를 주께서 마음대로 사용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원하는 그런 구속에 근거한 성령님 안에서의 영적인 예배가 회복되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이 박사는 "오직 신약 성경이 명시적으로 언급한 요소들만 가지고 예배하자고 했던 칼빈과 개혁파의 전통을 우리들은 존중해야 한다"라며 "오직 신약 성경이 명시적으로 언급한 요소들만 가지고 예배하자고 했던 칼빈과 개혁파의 전통을 우리들은 존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승구 박사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 나라는
인간 노력의
모든 영역에서의
하나님의 통치를표하는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이런 하나님 나라를
제대로 증언하여
교회인 성도들이 여기서부터
하나님의 통치를
제대로 받게 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이것을 제대로 하면 교회가
사명을 다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지 못하면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의 선포와 예배와
관계성과 인간관계가
과연 하나님 나라를
잘 드러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 성도들로 하여금
예수님의 재림으로 있게 될
하나님 나라의 극치(consummation)를
과연 기다리게 하는가가
우리 교회의 건강을
잘 드러내는 시금석이다.
또한 우리들의 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도록
하는 일을 할 때
우리의 신학이 건강한 것이다."
교회의 토대
교회의 방향
교회의 태도
송태근 목사는 <교회란 무엇인가:토대, 방향, 태도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교회의 토대는 은혜다
은혜는 겸손으로 이끈
송태근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주제는 목회 기간 내내 붙들어 온 중요한 주제였다"라며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가 교회의 기초요 토대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고,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무엇보다 교회의 기초가 은혜라는 사실은 교회를 겸손하게 한다. 언제나 교회가 넘어질 때는 다름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할 때다. 그래서 성경은 끊임없이 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로 부름 받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그것을 잊지 말라고 강권한다(갈 1:6). 이것은 교회가 스스로의 힘으로 설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혜로 부르신 이가 있기 때문에 교회가 있다. 은혜가 교회의 토대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무엇보다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은혜가 비상응적이라는 사실은 교회가 언제까지나 하나님 앞에서 결코 스스로를 높일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킨다(고전 1:31). ‘오직 은혜’라는 종교개혁의 구호는 우리의 본질이 연약한 죄인이며, 하나님의 긍휼히 여기심이 아니었다면 결코 교회로 설 수 없었다는 사실의 확언이다"라며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선물을 받을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과 호의를 입었다. 교회가 무엇인지를 설명함에 있어서 이 사실은 결코 간과될 수 없다. 자격 없는 자에게 부어주시는 은혜야말로 교회가 무엇인지를 가장 본질적으로 설명하는 키워드다"라고 덧붙였다.
교회의 방향은 선교다
어떻게 구원받는가에서
어떻게 선교할 것인가로...
송태근 목사는 "교회 존재의 궁극적인 목표와 방향이 ‘선교’를 지향한다는데 있다"라며 "선교는 교회에게 주신 사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송 목사는 "그동안 한국 교회의 주된 논의의 관심은 ‘어떻게 구원 받는가’에 치우쳐 있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것은 교회의 본질을 생각함에 있어서 필수적이고 절대적인 주제다. 그러나 반면에 ‘왜’에 대한 질문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한 결과를 낳은 것도 사실이다"라며 "‘왜 하나님은 우리를 교회로 부르시는가’라는 질문은 교회에게 부수적이고 부차적인 주제로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성경은 부르심의 은혜뿐만 아니라, 부르심의 목적에 대해서 분명하게 반복적으로 말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세상으로의 보내심이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송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 교회가 지난 수십 년간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수많은
물질적·인적 자원의 축복을
누려왔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이제는 우리가 그동안
우리만의 리그 속에서
하나님의 축복들을 독점하고자
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지금까지의 교회가
유람선과 같았다면
이제는 구조선이 돼 신음과 고통이
가득한 땅으로 향해야 한다.
사회적 주변부에 있는
외인들을 교회가
환대하는 것을 통해
교회의 사명과 정체성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는 성경에 나타난 교회의
선교적 방향성에서 발견한다."
교회의 태도는 십자가다
송태근 목사는 " 교회가 선교적 사명을 가지고 세상에 보냄을 받은 존재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라며 "예수님은 우리를 향하여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하신다. 우리는 이 단순한 명령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나아가야 할 자리는 십자가의 자리이다. 교회가 정말 세상의 빛으로 자리하고자 한다면 교회는 더 높은 곳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낮은 자세를 가지고 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송 목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태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라며 "바울은 자신의 약함과 두려움과 떨림에 대해서 말한다(고전 2:3). 그것은 다름 아닌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마주하셨던 바로 그 연약함이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 연약함이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낸다. 과연 오늘날 한국 교회는 이러한 연약함에서만 나타나는 능력을 추구하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송 목사는 "교회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따라야 할 하나님을 향한 태도가 있다면 그것은 온전한 신뢰이며 죽기까지의 복종이다. 당연히 믿음과 행함은 다르며, 구분되어야 한다"라며 "그리스도의 죽으심은 믿음의 열매였다. 그것은 맹종이 아니라 신뢰의 표현이었다.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하실 수 있는 일이었다.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믿음도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또한 하나님의 아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가 하나님의 아들이자 그리스도와 함께한 상속자로 부름 받았다고 한다면(롬 8:17),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믿음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신뢰이며, 거기에서부터 나오는 자기 부인과 자기 절제다"라며 "그것은 자학적인 태도와는 분명 다르며, 목표와 방향이 있는 헌신이다.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신뢰하고 거기에 순종하고자 하는 태도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옳으시다는 인정이다. 이는 개혁 신학이 강조해 온 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철저한 고백과 다르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송 목사는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교회는 은혜, 선교, 십자가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교회의 토대와 방향, 태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물론 교회는 이 세 가지 키워드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놀랍고도
크고도 신비한 공동체다.
그럼에도 이 주제들은 교회의 본질을
생각함에 있어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하며,
또한 오늘날 한국 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안기고 있다.
이를 붙들고 더 씨름하는 가운데
교회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고,
교회가 세상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갈 수 있기를 기도하며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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