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교연구(59) *
"봉사가 없는 설교와 예배는 진정한 복음과 교회의 표지가 될 수 없다. 교회의 신행불일치, 세속화, 사회 개혁과 공동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하는 반사회적인 개교회주의, 사사화, 그리고 주변화가 심화되는 시대를 벗어나기 위해 개혁주의 공공신학이 필요하다."
송영목 박사(고신대 교수)는 한국 교회 설교에서 부족한 공공성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보완하기 위해 그리스도 중심적 공공-선교적 설교신학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 글은 목회현장에 직접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한국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가치 있는 연구 결과물을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송영목 박사의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공공선교적 설교>, 한국성경신학회, 「교회와 문화」, 제49권(2022년).
개혁주의 설교의 취약점
그리스도 중심적 메시지의 공공성
송 박사는 "개혁주의 설교에서 취약점으로 지적받아온 적용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라며 "설교자가 적용의 원칙을 선명히 제시하지 않는다면, 회중은 설교 메시지를 스스로 적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된다. 청중은 어떤 설교를 듣더라도, 들은 말씀에 순종하며 착하게 살자라고 피상적으로 그리고 동일하게 적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라고 진단한다.
이와 관련 "설교의 적용은 내세적, 개인적, 영적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천국의 지금, 여기, 이미라는 특성은 미래적 완성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공동체의 통전적 영성은 개인 경건의 훈련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특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그리스도 중심적 메시지라고 제시하는 송 박사는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선교의 성령님의 존재와 사역은 공적이다"라며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그리스도 사건으로 빚어진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도 공적인데, 그들은 세상에 파송되어 만유를 새롭게 창조하시고 통일하시는 그리스도의 사역에 동참해야 할 사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고후 5:17; 엡 2:15; 계 21:5). 따라서 개혁주의 설교는 통전적이며 공적인 영성을 지닌 적용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설교자, 말씀 봉사자이자 공공신학자
회중, 살아 있는 설교이자 공공실천자
송 박사는 "설교자는 교회당 안과 밖의 경계선에 서 있는 말씀의 봉사자로서 청중을 분석하여 적실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라며 "과학적 이성과 상대주의적 탈종교화가 가속화하는 시대에, 기독교의 진리와 확실성을 위한 공간은 작아지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설교자가 초이성적 복음을 전할 때, 메시지를 반이성적, 반지성적, 그리고 추상적으로 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신앙의 이슈를 공적 영역에서 합리적으로 그리고 교회와 사회의 이중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계발해야 한다. 또한 설교자는 이웃 사회의 웰빙을 위하여 회중이 재화와 통찰력을 활용하여 그들의 삶이 살아있는 설교가 되도록 격려해야 한다. 이때 설교자는 회중이 세상의 죄악에 동화되지 않도록 선지자적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이와 관련 "설교는 죄로 깨어지고 상처 입은 세상과 문화의 실재를 복음의 빛으로 해독하여 드러내고, 새 창조와 구원의 비전을 설교에 담아야 한다"라며 "결국 설교자에게 필요한 것은 성경 해독력과 문화 해독력 그리고 인간 해독력이다"라고 피력한다.
이를 위해 송 박사는 "설교자는 회중이 세상에 파송된 선교사로서 설교를 적용하도록 '공적 영성', '공적 참여', '공적 변혁' 등 일반 성도를 공공신학자로 훈련하여, 그들이 복음의 공적 아름다움과 공적 선을 해석하고 증언하도록 인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송 박사는 "회중은 살아 있는 설교이자 공공실천자다. 회중은 세상에 대안공동체로서 화목케 하는 공적 직무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세상에 흩어진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만유적 통일과 통치 사역에 수종들기 위해 지혜와 총명을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복음에 합당하게 사는 그리스도인의 통전적이며 공적 영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그리스도 중심적 공공-선교적 설교
송 박사는 "설교자는 회중이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을 향하여 높이 들고,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불러 들여서 그리스도 사건으로써 실재가 된 복음의 내러티브 안으로 들어오도록 초청해야 한다"라며 그리스도 중심적 공공-선교적 설교를 제시한다.
특히 "설교자가 회중에게 대안 세계를 제시하기 위해서 예언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교회는 만인 예언자 공동체이기 때문이다"라며 "설교자는 깨어지고 반역하여 고통에 빠진 세상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눈과 마음을 가지고서, 개인과 사회의 부패와 불평등과 같은 악의 문제를 분석하고 비평하며 애통하고 소망을 불어넣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예언적 설교 이전에 성경공부나 양육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의 예언적 영성과 에토스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라며 "예언적 설교에서 사회의 윤리적 이슈는 비교적 쉽게 다룰 수 있지만 정치적 이슈를 예언적으로 설교할 경우, 공동체의 분열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특히 과도하거나 편향된 이념에 빠진 공동체일수록 그러하다. 따라서 설교자는 회중이 고민 중인 사회-정치 이슈에 민감해야 하며, 하나님의 뜻을 부단히 물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이어 "권위 있는 예언자적 설교를 위해서 설교자는 항상 사회적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또한 많은 연구와 더불어 전문가들의 도움도 구해야 한다. 그런데 예언적 설교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인 약속, 섬김, 긍휼을 잊어버린다면, 그 메시지는 차가운 비판으로 얼룩지고 말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리스도 중심적 공공-선교적 설교를 위한 석의와 적용 방법을 설명하는 송 박사는 "공공-선교적 설교의 적용은 회중의 간증으로부터 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라며 설교자는 다음 주 설교 본문, 설교 요지, 그리고 적용 원칙과 사항을 회중에게 미리 알릴 것, 회중은 설교자의 이런 지침을 따라, 선지자적 에토스를 가지고 가정과 직장에서 증언하며 실천할 것, 다음 주일 예배 중 혹은 후에 그렇게 실천한 두세 명이 간증할 것 등을 제시한다.
예전과 교회력에 따른 그리스도 중심적 공공-선교적 설교의 방향성도 제시하는 송 박사는 "설교자가 그리스도의 복음 메시지를 교회과 시민력 속에 스며들도록 전한다면, 회중은 교회력과 시민 절기마다 공적 영성을 반복하여 체득하고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예배의 회중은 잘 디자인된 예전을 통해 세상 속의 일군으로 자신을 형성하고 공공성을 몸으로 체득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송 박사는 연구를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그리스도 중심의 공공-선교적 설교를 발전시키려면, 성경신학, 설교학, 선교학, 그리고 기독교윤리학을 통합한 연구가 요청된다"라며 "더 나아가 공공-선교적 설교학의 정립을 위해, 신학자와 설교자는 정치와 경제와 복지와 연구 분야의 기독 전문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정기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연구논문 목차]
들어가면서
1. 그리스도 중심적 메시지의 공공성
1.1. 그리스도 중심적 개혁주의 설교
1.2. 만유로서 만유를 통일하시는 그리스도
1.3. 요약
2. 설교자와 회중의 공공성
2.1. 설교자: 교회의 위임을 받은 말씀의 봉사자이자 경계선에 선 공공신학자
2.2. 회중: 살아 있는 설교이자 공공실천자
2.3. 요약
3. 그리스도 중심적 공공-선교적 설교
3.1. 그리스도 중심적 공공-선교적 설교의 요소
3.2. 그리스도 중심적 공공-선교적 설교를 위한 석의와 적용
3.3. 그리스도 중심적 공공-선교적 설교, 예전 그리고 교회력
3.4.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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