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신학회, 교회학교의 침체 원인과 다음세대 위한 교회교육 방향성 제시
2015년 4월 29일 기사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지난 4월 25일 서울신대에서 ‘교육을 통한 한국 교회의 회복’을 주제로 제65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한국 교회학교 침체 원인과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교육의 방향성’을 주제로 한 연구프로젝트가 발표됐다. 이 연구 프로젝트는 교회교육의 현상적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교회교육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예장합동을 비롯해 통합, 고신, 백석 등 장로교단과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순복음, 기타 등 전국 6개 권역에 분포돼 있는 총 9개의 교단에 가입된 교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담임목사(216명), 부교역자(260명), 교사(922명), 학부모(422명), 청소년(1,054명), 초등학생(609명) 등 3,483명이 참여했고, 질적 연구를 위해 18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도 동시에 진행했다. 이 연구 프로젝트에는 함영주 교수(총신대), 전병철 교수(아신대), 조철현 교수(고신대), 신승범 교수(서울신대), 이현철 교수(고신대)가 참여했다. 이에 본지는 ‘교회교육 괜찮은가’라는 시리즈로 한국복음주의신학회에서 발표된 연구 프로젝트 결과들을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교회학교의 침체 원인과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진행했던 연구를 분석한 연구자들은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라며 말뿐인 다음세대의 신앙교육에 대한 관심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연구 결과 한국 교회는 이미 희생과 성장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그러나 여전히 희망은 있다. 아직도 실버타임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 실버타임을 위해 교회교육의 주체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교회교육은 종합예술이다. 교육의 다양한 주체(담임목사, 부교역자, 교사, 학부모 등)가 모두 하나의 목표를 향해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협력을 해 나갈 때, 교육의 완성도는 높아질 것”이라며 “담임목사의 건강한 목회철학의 지붕 위에 교역자와 교사가 전문적인 교육 지도자로서의 뼈대를 세우고, 학부모와 연계해 가정에 신앙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학생들을 지도해 나갈 때, 견고한 교회교육의 틀이 마련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 프로젝트 결과를 중심으로 교회교육의 미래 방향성에 대한 ‘정책모형’(에듀리폼)을 제시했다. 이는 앞으로 한국 교회가 개선하고 추구해야 할 핵심적인 7가지 방향이다.
1. 불가능한 미래를 꿈꾸라
하버드 대학교의 로버트 하그로브 교수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역량 중 하나로 ‘변화’를 언급하며 불가능한 미래를 설계할 것을 제안했다. 리더는 파괴적인 혁신적 열린자세로 현재 자신이 가진 역량과 전략들을 다가오는 미래를 바라보며, 재수립해야 한다.
교회학교 전략도 마찬가지다. 매년 교회학교가 상당히 빠른 비율로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미디어와 세속 문화가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교회학교의 구조는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담임목사는 교회교육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대로 간다면, 파괴적인 혁신적 열린자세가 없다면 교회학교 성장시스템도 곧 멈추고 말 것이다.
연구 결과 담임목사들은 교회학교의 쇠퇴의 결정적 요인으로 자신의 목회철학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적인 변화는 그다지 추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현재 자신이 교회에 투자한 매몰비용이 아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이 바뀌지 않는 한 교회학교는 결코 성장할 수 없다. 불가능한 미래를 꿈꾸며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뼈를 깍는 노력으로 지금의 목회철학에 대한 혁신적 열린자세가 없다면 교회교육의 쇄신과 성장은 요원한 일이라 하겠다.
불가능한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지향적인 목회철학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신학교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목회자 스스로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고, 교회학교 교육을 왜 해야 하는지, 본질이 무엇인지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프로그램이 아닌 본질로 승부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건강한 교육목회 철학을 가진 목회자와 교회의 사례분석을 통해 일종의 모델링과 같은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통전적인 목회철학을 수립할 수 있는 컨설팅 및 코칭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2. 거꾸로 가는 신앙교육
교회의 혁신은 역발상에서부터 시작된다. 즉, 지금의 교회교육 시스템을 통째로 뒤엎어 새로운 프레임을 구성하고, 이전에 행하던 모든 교육과정과 교육방법에 근본적인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
현재 교회교육 시스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의 하나는 성경공부 시간의 절대 부족이다. 10~20분 정도의 공과시간을 할애하는게 전부다. 1주일에 교회에서 성경을 배우는 시간이 예배를 다 포함해도 1시간에 불과하다.
이러한 신앙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함께 하고, 충분한 시간을 활용해 한 가지 주제로 삶을 나누는 성경공부를 통해 신앙의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한다. 따라서 예배 시간과 관련된 교육시스템을 확장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주일에 이루어지는 장년부 예배시간의 조정도 더불어 필요하다.
공과의 내용도 바꾸어야 한다. 아이들의 현실의 삶을 자극하지 못하는 내용으로 대부분 구성돼 있다. 성경의 내용은 배우지만 그것이 아이들의 삶으로 연계되는 내용은 공과 자체 내에서 심도 있게 다루지도 않으며, 교사들도 실제 어떻게 응용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실정에 있다.
따라서 성경-문화 연계 교육 컨텐츠를지속적으로 개발해 성경을 현대적인 상황에 맞도록 가르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강의식’의 공과교수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한 명의 교수가 여러 명의 아이들을 앉혀놓고 일방적으로 성경의 내용을 전달하는 경직된 구조에서는 인지적인 자극은 물론이고, 정적이고 행동적인 자극도 주지 못한다.
‘거꾸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성경공부를 하고, 교회에서는 심도 있는 대화와 적용을 학생들의 삶으로 들어가는 연습을 하고, 다시 가정과 학교에서 적용시킬 수 있는 교육 방법을 도입할 수도 있다.
지금하고 있는 것에 익숙함을 느끼고, 변화를 두려워해 그대로 가다가는 모두 다 자멸할 수 있다는 경고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할 것이다.
3.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
가치관이 잘못되면 교육의 내용과 실천도 모두 다 잘못된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삶의 표준이 무엇인지 알게 하고, 그 표준대로 살아가는 삶을 가르쳐야 한다.
다음세대를 향한 목회자의 교육적 가치가 부여되어 있는지를 알아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시간과 돈이 얼마나 투자되어 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교육투자 비용은 5% 미만이다. 교육시간 투자는 한 주일에 겨우 20분이다. 왜 그런가? 담임목사의 목회 초점이 다음세대가 아니라 성인 중심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양적성장과 부흥에 관심을 두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물량적이고 성공지향적 가치가 바뀌지 않으면 다음세대를 위한 진정한 교육은 실행될 수 없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4-14 windows’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14세가 되기 전까지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말이다. 담임목사는 다음세대에 목회에 대한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부교역자도 마찬가지다. 부교역자가 교육부서에서 사역하는 것은 결국 훗날 자신이 담임목사가 되어 장년목회를 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다시 말하면 교육부서는 그저 거쳐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따라서 자신이 맡은 교육부서에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이런 사고와 의식의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학교 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
학부모의 가치관 역시 바뀌어야 한다. 자녀의 신앙교육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자녀가 상장하기 시작하면서 성적과 입시에 매몰돼 자녀의 신앙교육은 2위, 3위로 내몰린다. 주일과 시험기간이 겹치면 당연히 시험을 선태갛고 주일에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자녀에 대한 부모의 세속적 가치관이 바뀌지 않으면 신앙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
학부모 소그룹을 만들어 자녀들의 신앙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교회는 가정 신앙교육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해 가정에서 부모의 신앙적 가치관 형성을 도와야 한다.
4. 본질이 이긴다.
기독교교육의 목적은 한 사람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쳐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성숙한 신앙인으로 양육하는 것이다. 이것이 신앙의 본질이다. 교회학교 교육의 목적은 이 신앙의 본질을 세우는 것이다. 이것에서 성공하면 모든 것이 성공하지만 이것에서 실패하면 모든 것에 실패하는 것이다.
교회학교 프로그램은 바로 이 본질을 세워주는 도구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청소년과 초등학생들은 자신들이 교회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 바로 자신들의 신앙 때문이라고 했다. 즉, 적어도 그들은 신앙의 본질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시행한다. 청소년과 초등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교육과정과 방법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러한 시도들도 만약 아이들의 신앙의 본질을 세워주고, 우선순위를 신앙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돕지 못한다면 새로운 시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5. 뻔한 이야기보다 펀(fun)한 이야기를 하라
학생들이 설교나 공과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교훈들이 뻔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설교와 공과는 집에서 하는 엄마의 잔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더군다나 뻔한 스토리를 뻔한 방법으로 전하다보니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는 떨어지고 결국 관심에서 멀어진 학생은 교육을 통한 신앙적 성장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학교는 교사들을 리쿠르팅 하는 과정에서부터 체계적인 교육훈련 시스템을 갖추고 교육해야 한다. 교회가 감당하기 어렵다면 노회 혹은 총회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어떻게 가르칠 때, 학생들이 더 흥미를 느끼고, 의미를 자극할 수 있는지, 학생의 삶의 자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깊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역량을 키워주는 교사학습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교수방법 세미나, 리더십 코칭, 학생이해 등과 같은 과목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공과만 제작해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삶의 상황에 맞는 ‘교육 패키지’를 제공해 교사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성경을 가르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6.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라
현재 한국 교회의 부교역자들은 모든 사역자들이 가는 레드오션으로 가고 있다. 그리고 그 레드오션의 경쟁에서 이기려고 다양한 스펙을 쌓으며 애쓰고 있다. 그 경쟁의 승리자는 결국 소위 말하는 좋은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역자들은 현재 사역하고 있는 교회학교 부서를 자신의 최종 목적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의 교육부서 사역을 위해 전문성을 갖출 필요도 없고, 열정과 에너지를 과도하게 투자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비전문적 사역의 결과가 한국 교회학교의 중요한 쇠퇴원인인지도 모른다.
부교역자들은 자신의 교회사역에서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과목이 성경신학과 조직신학이라고 했다. 사역자로서 설교적 역량을 발휘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학습 능력, 학생에 대한 이해, 리더십 기술, 성경 자체에 대한 이해에서는 낮은 역량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학생을 직접 지도해야 하는 사역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현실에서 사역자를 길러내는 신학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겠다. 미국의 경우 목회학 석사 과정 내에 세부전공제를 두어서 청소년사역, 어린이사역, 가족상담, 설교학 전공 등과 같이 이론신학을 실제화할 수 있는 구조와 전문사역자를 양성할 수 있는 기본적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교육전문가, 청소년상담사, 가족상담사와 같은 전문적인 인재가 배출되고 있다. 한국 교회의 신학교육 체계도 이러한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졸업인증제도를 활성화할 수 있고, 이것을 토대로 교육전문가인 교육디렉터를 배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교육디렉터 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담임목회자의 목회철학이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이러한 전문 사역자들을 위한 급여도 현실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7. 나음이 아닌 다름을 위한 교육을 하라
가정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신앙교육에 대한 부모의 의식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기 자녀의 신앙성장과 발달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교회가 그런 기대를 채워주리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교회는 모든 자녀들의 신앙을 모두 책임질 수 없다.
오히려 가정이 신앙교육의 핵심적인 장이 되어야 하고, 교회가 보조하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 이것이 교회교육의 미래 패러다임이 되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자녀가 어렸을 때 학부모들은 신앙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고등학생으로 진학학수록 부모의 신앙가치관이 흔들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부모들은 ‘사회적인 더 나음’을 위해 ‘신앙적인 다름’을 포기하고 있다.
그러나 신앙교육의 핵심은 나음이 아니라 다름이다. 세상 사람들과 다른 삶, 구별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좋은 대학에 들어간 후에 신앙생활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고등부에서 청년부로 올라가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그리고 결국 때늦은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다.
교회교육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학부모 교육이어야 한다. 아무리 자녀의 신앙이 좋아도 학부모의 신앙과 세계관이 신앙적이지 않으면 자녀가 건강한 신앙을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교회교육의 매우 중요한 한 축으로 부모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 부모코칭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부모들은 일상을 함께 나누고, 성경을 함께 읽으며, 신앙적인 대화를 하고, 자녀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기도해주고, 서로를 축복해야 한다. 그것이 부모의 핵심적인 사역이다.
기술적으로는 ‘밥상머리 교육’이나 ‘침상머리 교육’과 같은 세부적인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녀들과 대화하고, 삶을 나누며 신앙을 지도할 수 있다. 아버지를 자녀 신앙교육의 주체로 삼는 것도 중요하다. 대체적으로 한국 교회는 어머니들이 자녀들의 신앙교육 주체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버지기도회, 아버지학교, 아버지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아버지들을 신앙교육의 주체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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