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벨커 박사, “하나님의 정의는 선물이면서도 과제” 강조
2015년 4월 20일 기사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2015년 1학기 영성과 신학 강좌' 개최
“우리는 자연법과 실정법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사회봉사적 활동에서, 선포에서, 가르침에서, 그리고 예배의 삶에서 기독교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말과 행동으로 이 정의를 증언하기를 추구해야 한다.”
서울신학대학교(총장:유석성 박사)가 지난 17일 개최한 ‘2015년 1학기 영성과 신학 강좌’에 강사로 참여한 독일 하이델베르크 명예교수인 미하엘 벨커(Michael Welker) 박사(국제적-학제간 신학연구소<FIIT> 소장)는 ‘하나님의 정의’라는 강의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벨커 박사는 “우리는 현재 매우 혼란스럽고, 불의의 상황이라는 특징지어져 있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이런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할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우 회의적인 태도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님의 정의에 대해 말하려면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종교들이 정의나 선의 문제와 결부시키고 있는 하나님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해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며 “하나님의 정의에 대해 말하기 전에 자연법과 실정법의 개념과 그 영향력에 대한 부분과의 관계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연법’은 자연이나 우주의 규칙성과 질서에 해당한다. 즉, 자연법은 모든 시대와 장소에 적용되는 일종의 영구불변의 법이다. 이에 반해 ‘실정법’은 국가에 의해 제정된 법으로써 민족이나 사회에 따라 내용도 달라지고, 과거에 시행됐거나 현재도 시행되고 있는 법으로써 자연법과 대립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벨커 박사는 “자연법은 인간의 정신 안에 자리를 잡고 있다. 개인의 양심과 도덕적인 의사소통이 신의 율법과 국가법, 제후의 명령, 또한 실정법에 대한 복종에서 일어나는 다방면의 갈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법과 실정법에 따라 살아가는 사회 내에서 ‘하나님의 정의’에 대한 물음과 답변은 자연법과 실정법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며 “하나님의 정의는 매우 복합적인 종교적 토대들과 마주친다. 그것은 하나님의 법(율법), 하나님의 사랑, 그리고 하나님의 영”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유대고, 이슬람 등 아브라함의 종교들이 말하는 정의는 하나님의 본질적인 규정에서 하나의 중심적인 사안, 곧 정의가 없는 하나님은 하나님이 아니라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한 벨커 박사는 “하나님은 자신의 정의를 초월적인 영광 안에서 홀로 유지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그 정의가 인간에게 나누어지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즉, 하나님은 정의는 인간들이 하나님께 감사하고, 인간 상호 간에 정의가 실행되기를 하나님 스스로가 원하신다는 것이다.
벨커 박사는 “인간은 모든 삶의 실행에서 하나님의 형상이 되도록 규정돼 있으며, 이로써 또한 하나님의 정의에 대한 증인이 되도록 규정돼 있다”며 “이와 같은 능력은 인간에게 하나님의 영을 통해서 부여된다”고 피력했다.
특히 “하나님의 정의는 자연법과 실정법을 넘어서는 정의에 해당된다”며 “하나님의 정의에 대한 호소는 공감과 비판적 경계의 능력에 대한 메시지다. 자비와 사랑의 힘,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는 모든 힘들이다. 비록 이와 같은 힘들이 잘 보이지 않더라도 위대한 창조적인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연적인 자기유지의 차원, 그 너머에 있는 생명을 지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시에 하나님의 정의는 인간의 계획과 계산을 훨씬 뛰어넘는 광범위한 시간, 지평과도 결부될 수 있다고 역설한 벨커 박사는 “하나님의 정의는 정치적, 종교적 권력관계 및 지배관계에 대한 항구적인 시금석이 된다. 하나님의 정의에 기초한 예언 자체는 정치적, 종교적 권력의 오용에 반대되는 비판적인 면역체계 안에서 반복해서 측정되고, 시험되야 하며, 또한 거짓 예언으로부터도 반드시 구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하나님의 정의는 공감, 자비, 용서, 사랑 등의 척도들에 따라서, 그리고 그 결과로 생긴 자유와 평화의 척도들에 따라서 항상 반복해서 새롭게 보편적으로 검증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벨커 박사는 하나님의 정의를 선포하고, 구현하려고 했던 인물로서 디트리히 본회퍼와 마틴 루터 킹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하나님의 정의는 종종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창조계의 삶의 상황들을 갱신하고 새롭게 한다”며 “하나님의 정의에 의해서 이끌림을 받고, 고무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정의는 그들의 마음과 양심을 움직이는 영향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본회퍼와 마틴 루터 킹은 절망의 한 가운데서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했다. 그들은 고난과 무력 속에서도 자연법과 실정법을 넘어서는 정의, 자비, 사랑, 자유, 평화 등 수많은 삶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평화가 없고, 자유가 없고, 사랑이 없으며, 자비가 없으며 정의가 없는 세상 속에서 말이다.
벨커 박사는 “이와 같은 그들의 힘(정의)은 자연법이나 실정법에 의해 포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종교적 환경에서 바로 ‘하나님의 정의’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이 정의는 우리 마음대로 조작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으며, 또한 자연적 삶의 운동역학에도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영적인 감각이나 생각들, 곧 신적인 영원한 삶에서 인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사회봉사적 활동에서, 선포에서, 가르침에서, 예배의 삶에서 기독교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말과 행동으로 이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정의는 선물인 동시에 과제다. 우리는 자연법과 실정법에 의한 정의를 따르기보다는 그것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정의에 합당한 자비, 사랑, 용서, 평화 등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벨커 박사는 영성강좌 전날에 서울신대가 주최한 인문학 강좌에도 강사로 참여해 ‘21세기 세계에서 하나님의 영과 그리스도교 신앙’을 주제로 강의했다.
벨커 박사는 “우리는 끊임없이 요란하게 경보음이 울리고 있는 21세기의 세계에서도, 폭력과 무자비함, 고난과 위기의 죄악에 대한 수많은 증언들로 가득차 있는 이 세계 안에서도 하나님의 창조적인 현존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영의 능력 안에서 그리스도를 뒤따르는 제자직이 광벙위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하나님의 영의 능력 안에서, 그리스도를 뒤따르는 제자직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정의, 하나님의 긍휼, 하나님의 선과 사랑을 21세기 초에도 믿고 선포하며, 우리의 삶의 실천 속에서 증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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