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교연구(15) *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성경과 개혁주의 신학이 말하는 설교’ 정기세미나
2015년 2월 28일 기사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원장:서창원 목사)이 지난 2월 23일부터 26일까지(2015년) 세곡교회당에서 제29기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성경과 개혁주의 신학이 말하는 설교’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미국 그린빌신학교 총장인 죠셉 파이파(Joseph A. Pipa) 박사가 주강사로 참여했다. 파이파 박사의 주된 강의내용을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 주> |
그리스도 왕국의 확장을 위한 설교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 바로 적용이다. 적용이 빠진 설교는 진정한 의미에서 설교라고 할 수 없다.
칼빈은 “예언들과 경고들, 약속들과 모든 성경말씀들을 교회가 요구하고 있는 현재의 필요를 따라 적절하고 능숙하게 적용하는 것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적용의 필요성은 성경의 목적 속에 내재돼 있다(롬 15:4). 또한 바울은 디모데 후서 3:15~17에서 성경의 특정한 목적들에 대해 네 가지로 말한다. 첫째, 성경은 교훈, 곧 기독교 교리에 관한 적극적인 교훈을 위한 것이다. 둘째, 성경은 책망, 곧 오류를 공격하고 죄를 책망하기 위한 것이다. 셋째, 성경은 바르게 함, 곧 잘못 판단했던 것을 깨닫게 해주고 바로 잡아주기 위한 것이다. 넷째, 성경은 의로 교육함, 곧 그리스도인의 삶을 건설적으로 교육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설교의 목적은 성경의 목적이기도 하다. 바울은 디모데후서 4장 2절에서 설교의 목적을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고 말한다.
따라서 설교자는 목적을 갖고 설교해야 한다. 설교자는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이해해야 한다. 설교자는 자신이 알고 느끼는 진리를 설교해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경험을 통해 진리를 알아야만 하며, 모든 경험은 진리에 의해 형성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설교는 가슴으로부터, 그리고 목회자의 경험으로 나오는 것이어야 하며, 그 설교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가슴과 경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존 오웬은 “설교자들은 그들이 설교하는 것의 권능을 자신들의 영혼으로 먼저 경험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없으면 설교자는 자신의 사역에 있어서 생명력이 없고 냉랭하게 될 것이다. 사역을 위한 수고는 다른 이들에게 아무런 유익을 주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설교자는 먼저 진리를 알고 느껴야 한다. 그럴 때 열정적으로 설교할 수 있다. 청교도 설교자들은 먼저 자기 자신에게 설교하면서 그 진리로 자신의 심장을 뜨겁게 하지 못했을 때, 강단 위에 올라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들은 오늘날의 설교자들에게 먼저 진리를 경험적으로 맛본 후에 설교하라고 가르친다.
# 경험적 설교의 4가지 관심사
경험적 요소의 부재는 오늘날 개혁주의 설교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일 것이다. 카필(Murray A. Capill)은 경험적 설교는 4가지 관심사에 의해 표시된다고 말했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의 객관적인 진리를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새기고자 하는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설교의 내용은 성경의 진리다. 그러나 설교자는 진리 자체를 위해 진리를 설교하는 것은 아니다. 설교자는 진리를 전인을 향해, 그리고 마음을 통해 양심과 정서와 의지를 향해 선포해야 한다. 그렇게 사람의 영혼에 진리가 선포될 때 진리는 경험적으로 선포될 수 있다.
둘째, 상고하는 진리에 대한 청중들의 경험을 향해 선포하고자 하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들의 경험이 옳은지 틀린지, 건강한지 부실한지, 성경적인지 비성경적인지, 경건한지 불경건한지 드러내고자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설교자는 청중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경험을 말씀으로 점검하고, 비추어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셋째, 설교하고자 하는 진리와 관련해 우리를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를 경험하도록 성도들을 이끌고자 하는 관심이 있어야 한다. 경험적 설교자는 회중들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만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넷째, 경험적 설교는 청중들에게서 더 큰 경건이 일어나게 되기를 바라는 열망에 의해 표시된다. 모든 설교의 위대한 결론은 청중들이 점점 더 주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본받게 되는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다.
# 청중들의 유형에 따른 적용-불신자
설교자들은 정보 전달, 논박, 권면, 책망, 위로, 시험 등의 적용을 중심으로 청중들이 하나님의 주권의 아름다운 영광으로 인도해 나가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
‘정보’는 강론의 결과로 주어진 어떤 진리, 곧 교리에 대한 교훈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정보전달이라는 적용 부분은 논증을 통해 보다 강화시킬 수 있다.
‘논박’은 오류를 반박하는 것이다. 거짓된 교리, 오류를 반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교자가 신명기 18:20~22를 설교할 때, 오늘날 예언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선지자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설교자는 본문이 요구하고 있는 의무들을 청중들이 수행할 수 있도록 ‘권면’해야 한다. 또한 ‘책망’도 필요하다. 죄의 성격과 무거움, 그리고 거기에 따르는 비참함을 드러내면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청중들에게 갑자기 닥칠 위험을 보여주고, 동시에 구제책과 그것을 피할 방법까지 알려줘야 한다.
책망은 권면과 견책으로 이루어진다. 설교자는 청중들이 죄를 깨닫고, 죄를 혐오하는 자리로 나아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설교자는 ‘위로’를 통해 청중들의 상한 마음과 곤고한 심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시험’을 통해 청중들이 자기점검의 기준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시험은 반드시 객관적이고 성경적인 진리여야 한다.
이러한 다양한 적용을 위해 설교자들은 회중들의 유형들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윌리엄 퍼킨스(William Perkins, 1508~1562)은 ‘설교의 기술’이란 책을 통해서 청중들의 유형을 분류하며 가장 적합한 적용방법을 제시했다.
우선 일반적인 청중 유형은 ‘불신자들’로 볼 수 있다. 퍼킨스는 불신자를 네 가지 범주로 구분했다. 첫째 유형은 무지하고 가르치기 어려운 자들이다. 이들은 그들의 필요에 관해 무지하고 복음이나 자신들의 교만에 대해 배우기를 싫어하는 자들이다.
설교자는 이들이 말씀의 교훈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나님의 법을 중심으로 그들의 죄를 책망하고, 하나님의 성품으로 설교하는 것으로 그들이 겸손하게 되기를 간구해야 한다.
만약 이들이 겸손함으로 가르침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면 일반적인 용어로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계속 완고한 상태에 남아 있다면 그들의 교만의 결과에 스스로 놓여있게 해야 한다. 사도 바울도 아레오바고 설교에서 조롱하는 자들에게서 떠나갔다.
불신자의 둘째 유형은 무지하지만 가르치기에 적합한 자들이다. 이런 청중들은 그들 스스로 무지를 인식하고 있으며,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있다. 이들은 기독교의 기본 교리들을 요리문답의 형태로 교육받아야 한다. 요한복음 4:7~26에서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을 어떻게 가르치셨는지, 사도행전 17:11~12에서 사도 바울이 베뢰아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설교자는 아직 그리스도인이 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복음의 진리들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목회적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불신자의 셋째 유형은 오만한 자들이다.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율법과 회심의 필요, 교회의 표지에 대해 설교하면서 겸손하게 만들어야 한다. 책망과 꾸중도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설교자는 경건한 근심을 일으키도록 애쓰는 이들이기 때문이다(고후 2:7, 9~10).
복음을 전할 때도 성령께서는 경건한 근심을 일으키신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자 청년을 어떻게 대하셨는지 생각해보면 된다. 오만했던 니고데모는 회심의 필요를 배워서 거듭났으며, 경건한 근심을 갖게 됐다.
계속해서 강퍅한 마음을 고집하는 자들은 심판의 경고를 들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경건한 근심이 그들에게서 보이게 된다면 복음으로 위로해야 한다.
불신자의 넷째 유형은 겸손한 자들이다. 이들은 경건한 근심(슬픔)을 가졌다. 따라서 이들이 진정으로 겸손과 경건한 근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면 복음에 의해 단련된 율법을 설교해야 한다(마 7:24~30). 그리고 그들이 완전히 자신을 낮췄다면 복음의 약속들을 갖고 그들에게 믿음과 회개를 촉구해야 한다.
# 청중들의 유형에 따른 적용-신자들
사실 설교자는 교회당 안에서 다수의 신자들을 중심으로 설교할 것이다. 신자들이 바로 일반적 청중의 두 번째 유형이다.
신자의 첫째 유형으로는 말 그대로 ‘믿는 자들’이다. 이들에게는 삶의 규범으로서의 율법(행 14:22, 히 6:1~2)과 더불어 칭의와 성화, 견인과 같은 핵심 교리들을 확고히 세워줄 필요가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그들로 하여금 은혜에 대한 감사와 죄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어떤 저주로부터 구원 받은 것인지(롬 1~3장) 상기시켜 주어야 한다. 이런 유형의 신자들에게는 의도적으로 그들이 들어야 하는 진리를 가르치고 설교해야 한다.
신자의 둘째 유형은 믿음과 신앙생활에서 멀어져 낙심한 자들이다. 이들은 믿음에서 멀어져 죄에 바지거나 구원의 확신이 흔들리는 사람들이다. 만약 이들이 어떤 오류에 빠졌다면 그들에게 교리를 가르쳐주되, 정보와 논박을 함께 사용해 그들로 하여금 어디에서부터 잘못됐는지 배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구원의 확신이 부족한 이들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점검하도록 그들에게 ‘시험’이라는 적용을 사용할 수 있다. 만약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신뢰하고 있다면 왜 구원의 확신을 잃어버렸는지 알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8장 4항에는 구원의 확신을 잃게 만드는 다양한 원인들을 언급하고 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불쾌하게 했기 때문에 자신까지도 불쾌하게 느끼는 것이라면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과의 화해를 갈망하도록 복음의 치료책을 제시해야 한다.
몇 가지 죄악된 행동의 습관에 빠져 있는 자들에게는 율법과 복음의 설교를 통해 회개를 이끌어내야 한다(고전 5:6~9, 11; 벧전 4:3). 이와 함께 권면과 경고, 책망을 사용해야 한다.
신자의 셋째 유형은 슬픔 가운데 있는 자들, 곧 근심하는 자들이다. 이들에게는 복음이 주는 위로의 적용이 필요하다.
신자의 마지막 유형은 아비된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믿음 안에 머무른다. 하지만 회의에 빠져 낙심하거나 비통해 하지 않도록 격려 받아야 하는 이들이다. 설교자는 그들을 향해 하나님께서 지나온 모든 세월들을 다 알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상) 죠셉 파이파 박사가 말하는 설교-설교의 네 가지 특성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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