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목회와 신학> 4월호 ‘목회자 이중직’ 설문조사 결과 발표
/ 2014년 4월 기사
한국 교회 목회자 중 73.9%가 ‘이중직’이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죽더라도 오직 하나님의 일에만 전념하겠다는 믿음, 곧 목회사역에 대한 각오와 다짐이 식은 것일까? 결코 그것은 아니다. 가족의 생계, 곧 먹고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현재 목회자의 66.7%는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4인 가족 월 최저생계비(163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이 금액으로 생활비를 제외하고 자녀까지 양육시킨다고 했을때 목회자들의 생활고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울 것이다. 이제 한국 교회는 목사나 성도 할 것 없이 이상적인 목회자의 길을 어떻게 제시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찾아온 것은 아닐까?
월간 <목회와 신학>은 창간 25주년을 기념해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번 4월 특집호에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목회와 신학>과 <생명의 삶 플러스> 정기구독자를 비롯해 목회사회학연구소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목회자를 대상으로 2월 11일부터 23일까지 13일간 이메일과 SNS를 통해 실시했다. 총 904명의 목회자가 응답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26%p다.
현재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이중직 현실을 파헤친 조사 결과에 따르면 73.9%의 목회자들이 이중직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유는 간단했다.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겸할 수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한국 교회가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목회자는 제사장으로서 헌금만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하고는 다소 거리가 먼 응답이었다. 더군다나 20대 목회자들 가운데 이중직을 찬성하는 비율이 92.3%나 됐다.
파트타임 목회자인 경우 91.4%의 응답자가 이중직을 해도 무방하다고 답했으며, 목회자 사모의 경제활동에 대해서도 무방하다는 응답도 88.8%를 차지했다. 교회 개척부터 자립시까지 목회자가 이중직을 할 수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85.5%로 나왔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까. 목회자의 어려운 현실이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다수 목회자들이 2014년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4인 가족 월 최저생계비인 월 163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용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6.7%는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비로 생활하고 있었다. ‘교회에서 받는 월 사례비는 얼마인가’에 대한 질문에 ‘월 120~180만 원’이라고 응답한 목회자가 21.7%(196명)로 가장 많았고, ‘180~250만 원’이 18.9%(171명), ‘80만 원 미만’이 16.0%(145명), ‘무보수’ 15.0%(136명), ‘80~120만 원’이 14.0%(127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법원의 최저생계비 244만 원보다 못한 사례비를 받는 목회자는 85.6%, 보건복지부의 최저생계비 163만 원에 이르지 못하는 사례를 받는 목회자는 66.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목회와 신학은 “결국 교회에서 받는 사례비로 한국 사회에서 ‘사람다운 최소한의 생활’을 누리는 목회자 가정은 불과 14.4~33.3%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응답자 중 실제로 교회 사역 외에 다른 경제적 활동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은 얼마나 될까?
목회 외에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목회자는 37.9%(343명)였다. 직분별로는 담임목회자 35.3%(146명), 전임 목회자 27.4%(87명), 파트타임 목회자 61.2%(82명), 협력 목회자 73.7%(28명)로 나타났다. 파트타임 목회자나 협력 목회자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그만큼 교회의 사례비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한국 교회의 목회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다.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목회와 신학은 “목회자들은 보건복지부가 정한 최저생계비만큼만 보장이 돼도 목회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목회자들의 대다수는 풍족한 생활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이중직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목회와 신학>의 설문조사에 참여했던 목회사회학연구소 소장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70%가 넘는 목회자들이 이중직 목회를 찬성한다고 대답했지만 사실은 생계의 어려움이 해결된다면 목회에만 전념하고 싶은 것이 대다수 목회자들의 생각임을 알 수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우선 각 교단들이 목회자 생계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당부한 조 교수는 “교단의 교세를 늘리기 위해 목회자들을 배출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것보다는 목사가 목회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 곧 교단이 이들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목회와 신학> 4월호에서는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구체적인 설문조사 결과를 비롯해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성경적, 기독교 세계관적 성찰 △목사의 이중직과 미래의 목회자들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교단의 입장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목회자의 소리 △목회자 이중직, 영성의 균형을 이루십시오 △이중직 목회자가 겪는 갈등,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목사와 교회의 관계에서 본 목사의 이중직, 금지와 허용 △미국 교회의 이중직 목회 현황 등 심층적인 기사와 다양한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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