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배연구(27) *
"가정예배를 구역예배와 같이 공예배의 축소판으로 형식에 초점에 맞추기보다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하여 가족이 함께 말씀과 기도, 찬양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구병옥 박사(개신대학원대 교수)는 청교도들의 가정예배 전통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이후에 한국교회가 회복되어야 할 것은 가정예배임을 강조했다.
한국실천신학회(회장:민장배 박사/성결대 교수)가 지난 5월 22일 성결대학교(온라인 ZOOM 병행)에서 '가정, 교회, 세상을 위한 실천신학적 방안'을 주제로 제84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구 박사는 '가정과 교회의 단절을 잇는 가정예배: 청교도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가정, 신앙전수 의무 있다
구 박사는 팬데믹 이후의 가정예배는 가정과 교회, 교회와 세상을 연결시키며, 공예배 회복과 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며, 청교도들의 가정 이해와 그들의 신앙전수의 핵심이었던 가정예배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의 회복과 실천을 강조했다.
구 박사는 "성경은 가정에서 부모를 통한 신앙교육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가정은 하나님이 가장 먼저 만드신 제도이며 공동체다"라며 "가정의 일차적인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며, 자녀들을 구원에 이르게 하도록 신앙을 교육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가정을 주신 이유이며 명령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에 청소년과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라며 "각 세대별로 분리된 예배에 익숙한 청소년 청년들은 아직 신앙이 없거나 진리에 대한 탐색 과정에 있는 상황이지만 가정의 신앙공동체 기능이 전무한 가정에선 속수무책인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즉, 교회만을 의지한 자녀들의 신앙교육이 한계가 있음을 팬데믹 상황을 통해 더욱 명확해졌다"라고 설명했다.
가정은 작은 교회이며, 신학교다
구 박사는 가정의 신앙전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청교도의 가정 이해와 가정예배에 대해 설명했다.
청교도들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분께 영광 돌리는 것을 가정의 최우선 목적이라고 보았다. 특히 청교도들은 가정이 사회의 기본 단위이며, 하나의 소명으로 사회적 선을 이루는 경건한 공동체로 보았다.
구 박사는 "청교도들은 루터와 칼빈의 견해를 이어받아 남편이자 아버지를 가정의 머리로서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감독할 최종 책임자로 인식했다"라며 "청교도에게 남편의 머리 됨이란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되심과 연관된 것으로 특권이 아닌 책임이며, 사랑에 뿌리박은 지도력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청교도들에게 있어서 자녀들은 하나님의 소유이며 부모에게 맡겨진 존재다"라며 "청교도들은 자녀들이 자신들의 소유가 아닌 하나님의 소유이며 부모들은 단지 청지기로서 자녀들을 양육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청교도들에게 있어 부모로서의 가장 큰 책임은 자녀교육에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교도들은 자녀들이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도록 훈련하는 것을 양육 원칙으로 삼았는데, 특히 가정생활은 질서, 예의, 가족 예배를 유지하는 일에 기반된 것이었다.
특히 "청교도들은 가정을 작은 교회이자 교육기관이요 신학교로 보았다"라며 "청교도들에게 있어 가정은 교회와 국가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소양을 배우는 기초적 교육기관이며, 모든 사회의 근원이라 여겼다"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가정예배는 교회와 사회의 장래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매우 가치 있다는 설명이다.
청교도, 어떻게 가정예배 드렸나?
구 박사는 청교도의 가정예배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청교도는 가정예배를 매일 드렸다. 리처드 백스터의 경우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번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구 박사는 "가족은 날마다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 기회와 시기를 활용해야 하는데, 아침은 지난밤에 대해 감사하고, 하루 동안 필요를 채우시고 인도하고 복 주시기에 적절한 때다. 또한 저녁은 그날 하루 베푸신 자비에 대해서 감사를, 지은 죄에 대해서는 용서를 구하며, 밤의 휴식과 보호를 위해 기도하기에 적합한 때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청교도들의 가정예배 특징은 부모, 특히 아버지의 권위와 책임을 많이 강조했다는 것이다. 청교도들에게 있어 가족이 믿음의 공동체라면, 아버지는 그 가정의 제사장으로 여겨졌다. 청교도 아버지들은 가정의 머리로 여겼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되시는 모델이 되어주심과 같이 이치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청교도들은 이것을 특권이 아니라 책임으로 여겼다.
구 박사는 "아버지는 가족의 머리이자 영적 지도자로서 가장은 가정예배를 이끄는 책임을 감당해야 했다. 왜냐하면 교회가 가정의 신앙적 삶을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라며 "그러므로 청교도들은 가정예배를 가정에서 일어나는 정규적인 일상의 하나로 여겼으며, 가장이 그 책임을 가진다고 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그 가정예배에 대한 책임이 오롯이 아버지에게만 있다고 여긴 것은 아니었다"라며 "가정예배에 있어서 가장인 아버지가 우선적인 책임을 갖지만 어머니의 지도력을 인정함으로써 부모 모두 가정예배의 엄중한 책임이 있었다. 조나단 에드워즈는 작은 교회인 가정에서 아버지 혼자가 아닌 부모가 목사, 전도자, 목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라고 피력했다.
가정예배, 어떻게 드려야 할까?
그렇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한국교회는 가정예배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구 박사는 "팬데믹과 같은 비상상황에서도 교회와 가정을 이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정예배이다"라며 "청교도가 가정예배를 발전시킨 시대적 정황을 보게 되면, 비록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종교적인 갈등과 정치적인 억압 속에서 가정과 교회를 사수하려는 성경적인 노력의 방편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 박사는 가정과 교회를 잇는 방안으로 부모의 역할, 목회자의 역할, 교회의 역할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부모의 역할이다.
가정예배를 예배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설교의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주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도록 가장의 권위를 사용해야 한다.
구 박사는 "가정예배에 있어서 가장이 주도권을 갖는 것은 꼭 필요하고 바람직한 일이지만, 청교도들과 마찬가지로 아내와 책임을 나눠질 필요가 있다"라며 "아내들은 어머니로서 보편적으로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냄으로 이러한 기회를 가정예배와 연결시킨다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주의할 점도 있다.
가정예배를 통한 말씀의 가르침이 교회의 목회적 가르침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정에 교회에 속한 것처럼 말씀에 대한 가르침도 교회의 가르침과 대립되거나 벗어나서는 안 된다.
둘째, 목회자의 역할이다.
가장과 부모의 역할을 가르쳤다면, 목회자는 각 가정이 가정예배를 잘 드리고 있는지 감독하고 격려하면 된다.
구 박사는 "청교도들에게 있어서 목회자란 성도들이 가정에서 예배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지, 자녀들을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는지, 가정예배가 올바르게 시행되고 있는지 감독하고 지도하는 역할을 맡았다"라며 "심방을 통해 가정예배를 격려하는 등 성도들의 가정예배를 지도하고 격려하는 일에는 목회자가 먼저 모범을 보여주는 모델링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셋째, 교회의 역할이다.
교회는 부모들이 자녀들의 신앙교육과 신앙전수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고 가정예배를 실천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 교육을 통해서도 부모를 통한 신앙전수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가르치는 훈련이 필요하다.
구 박사는 "교회는 가정예배를 위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에 들어서면서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가정예배의 중요성을 깨닫고 가정예배 자료들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라며 "교회가 가정예배 자료제공의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시중에 나온 다양한 큐티 자료를 활용해서 가정의 신앙전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구 박사는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가정예배라는 것이 구역예배와 같이 공예배의 축소판으로 형식에 초점이 모아지기보다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하여, 가장 혹은 부모를 중심으로, 가족이 함께, 말씀·기도·찬양·교리문답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진행된 한국실천신학회 제84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논문은 아래와 같다.
-이미령(웨신대): 위기 가족을 위한 공간 중심 가족 놀이치료 사례연구
-송훈호(성결대): 성찬성례전적 공동체 식사를 통한 연합방안
-신경희(세종대): 사회복지 역사에서 디아코니아가 복지국가모델에 미친 영향
-김혜정(협성대): 여성의 개성화와 부성 콤플렉스 연구: 융의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정근하(루터대): 사회적 배제 관점에서 본 한국 사회의 은둔형 외톨이 실태파악의 어려움과 그 해결 방안으로서의 교회의 역할
-김용성(한신대): 코로나 19 바이러스 이후 교회 공동체 회복을 위한 제언
-곽우영(호서대): 비블리오드라마의 향후 과제와 목회적 돌봄: 메소드 훈련을 적용한 아동 비블리오드라마를 중심으로
-박관희(서울신대): 갈등 해결 중심 리더십의 실행 요소에 대한 성서적 사례연구
-박신향(호남신대): 신비주의 변화의 작동기제: 노르위치 줄리안의 고난 경험과 이해를 중심으로
-주상락(명지대): 선교적 공공교회 모델을 통한 교회와 세상의 재연결(Reconnection): 질적 사례연구 중심으로
-김원태(계명대): 목회 돌봄으로써 기독교 장례 예식 이해
-박선희(성결대): 기독교 부모의 생태체계가 학령기 자녀양육에 미치는 영향
-구병옥(개신대): 가정과 교회의 단절을 잇는 가정예배: 청교도를 중심으로
- 김정희(Claremont School of Theology): 긍휼함으로 걷기: 기독교 걷는 전통의 회복을 위한 한 제안
<Copyrightⓒ데오스앤로고스 / 무단 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 > 목회와 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독교 장례예식의 현장, '교회공동체' 사라졌다 (0) | 2022.06.20 |
---|---|
메타버스 시대의 목회, "사이버공간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0) | 2022.06.11 |
메타버스 사역, '대면& 비대면' 아닌 "하나님 대면"이 핵심돼야 (0) | 2022.05.26 |
성령의 역사와 공동기도는 예배 회복의 중요한 요소 (0) | 2022.04.10 |
예배 본질의 회복, "예배는 사람들을 위한 하나님의 부르심" (0) | 2022.04.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