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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한국교회

메가처치, 최고의 ‘종교상품’ 제공과 최소한의 ‘요구’로 급성장

by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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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대ㆍ종교사회학회, ‘메가시티와 기독교’ 공동학술대회

 

보수적 기독교, 압축적 근대화의 물결 속 ‘번영의 복음’으로 성장
작은 교회 통해 메가시티에 결여된 ‘공동체성’ 회복에 주력해야

근대화의 과정을 통해 형성된 ‘메가시티’와 보수 기독교 진영의 ‘메가처치’의 관계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서울신학대학교(총장:유석성 박사)와 종교사회학회(회장:송재룡 교수, 경희대)는 지난 28일 오후 2시 서울신대 우석기념관 강당에서 ‘메가시티와 기독교’를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성건 교수(서원대),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전성표 교수(울산대)가 발제자로 나서 △메가시티와 메가처치 △메가시티와 공동체 교회 △메가시티의 종교성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압축적 근대화를 통한 사회발전 속에서 메가시티의 형성과 보수적인 개신교 진영에서 형성된 메가처치의 상관관계를 종교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김성건 교수
에 따르면 메가시티의 특성은 새로운 글로벌 정보와 지식경제의 모든 과정들을 특정의 주어진 지역 속에 집중시킨다.

즉, 오늘날의 메가시티들은 그 사회들 중 가장 최고의 것(강력한 힘과 사람들)과 최악의 것(구조적으로 부적합한 사람들)을 집중시킨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메가시티는 그 규모와 사람들의 삶에 주는 매력이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는 △메가시티는 경제적, 기술적, 사회적 역동성의 중심이기 때문에 △각 나라의 실제적 발전 엔진으로써 만약 메가시티가 쇠퇴한다면 나라 또한 쇠퇴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 속에서 모든 사람이 의존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해주는 접점이기 때문이다.

# '선택적 친화성'을 가진 메가시티와 메가처치


그렇다면 이와 같은 특성을 지닌 메가시티 내에서 ‘메가처치’(Megachurch, 초대형 교회)가 형성된 이유는 무엇일까. 김 교수는 “모든 것을 ‘양화’, ‘객관화’시키는 메가시티의 새로운 환경이 점점 증폭시키는 메마른 ‘정신적 삶’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개인들 편에서 ‘영성’을 추구하는 것과 새로운 대규모의 합리화된 종교 조직으로서 대중 속에 브랜드 가치를 갖게 된 메가처치들 편에서 질서 있고 통일된 세계관을 공급하는 것 양자 사이에 어느 정도의 ‘선택적 친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즉, 압축적 근대화로 형성된 메가시티 내에서 한국의 개신교 근본주의는 상승적 계층 이동과 물질적 수준의 상승을 추구하는 모든 요소들과 힘을 맞잡았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의 보수적 개신교는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에게 물질적 성공과 복음주의적 개심(改心)을 동시에 추구하도록 이끌며 메가처치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의 경제적 고도성장과 개신교의 고도성장은 거의 같은 시기에 이루어졌다”며 “자본주의적 경제발전의 에토스와 개신교 사이에 일정한 친화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진보적인 개신교의 경우 계급투쟁과 민주화 운동 등 삶의 ‘세속적’ 측면에 대해 존재이유나 중요성을 확립하는데 관심을 집중시켰다. 따라서 진보적 개신교회의 경우 메가처치를 형성하지 못했다.

반면, 보수적 개신교는 경쟁적인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스스로 ‘산업화’ 세력의 대표자로서 대중과 ‘순수한’ 종교적 의사소통을 하는데 상대적으로 성공해 급속도로 양적 성장을 이룩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메가처치들은 교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종교상품을 제공함과 동시에 일단 교회에 등록한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요구를 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메가처치들은 종교를 경제적 관점에서 이해했다. 김 교수는 “영적 구원을 선포하는 종교를 일종의 ‘공공재’적 성격을 띠는 상품으로 인식하면서 ‘영적 시장’이 형성됐고, 이른바 ‘기업가형 목회자’가 창출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 교수는 메가처치들은 ‘번영의 복음’으로 무장된 중산계급(중산층)을 중심으로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근대화 이전의 전통적 봉건 사회로부터 1997년 IMF 위기 이후 급속도록 ‘실력주의’(능력주의)로 변모하게 된 한국의 상황에서 본래 미국에서 출현한 종교적 상품으로서의 ‘번영의 복음’은 메가처치의 주요한 구성원인 중간계급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기존의 자유 시장 경제체제 내에서 번영을 획득한 한국 개신교의 주류 집단인 중간계급 신자들은 그들이 현재와 같은 사회경제적으로 우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에 대해 일종의 ‘자기 정당화’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메가시티와 메가처치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설명했지만 메가시티의 어떤 측면이 메가처치의 현상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해서는 보다 체계적이면서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속화된 도시화, 거대화된 도시화의 현상으로 출현한 메가시티에서 교회공동체가 어떤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방향성을 제시한 정재영 교수(발표제목:메가시티와 교회공동체)는 “교회의 역할은 메가시티에 결여돼 있는 ‘공동체성’을 제공하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현대 도시, 즉 메가시티의 특징들은 결국 물리적인 공간이나 시설만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 측면, 곧 종교적 차원을 더욱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메가시티에서 조직 구조의 거대화와 관료주의화는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친숙성을 어렵게 하며 비인격적인 인간관계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가시티에서는 공동체 환경을 제공하는 교회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기독교의 하나님은 특정 도시 경계 안에 갇혀 있지 않고, 그 공간을 초월하신다”며 “이러한 기독교 공동체는 특정 집단의 배타성을 초월해 삶의 양식과 가치를 공유하는 집단이며, 서로에게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도덕적 집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교회의 사명, 메가시티의 잃어버린 '공동체성' 회복

 

그렇다면 메가시티에서 공동체 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정 교수는 ‘안의로의 공동체성’(공동체 내부 결속과 관련된 공동체 의식)과 ‘밖으로의 공동체성’(도덕과 실천을 통해 사회 안에서 구현될 수 있는 공동체 정신)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오늘날 한국 교회는 교회 자체가 대형화, 관료제화되면서 공동체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따라서 교회가 안으로의 공동체성을 우선 회복한다면 교회는 교회에 속한 구성원들에게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강화하고, 공동체 환경에서 형성되는 폭넓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통해 사회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런 점에서 ‘메가시티’에서는 규모가 작은 공동체형 교회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교회가 도시민들에게 필요한 공동체 의식의 회복과 개인들의 소외감을 극복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작은 교회는 교회 공동체성의 구현에서 매우 유리하다”며 “구성원 모두가 역동적인 참여를 할 수 있으며, 아래로부터의 리더십을 통해 쌍방향 의사소통 구조의 구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공동체형 교회는 성직자와 평신도를 엄격히 구분하고, 평신도 역시 직분에 따른 위계서열을 중시하는 피라미드 구조가 아니라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하는 민주적이고 평등한 구조를 추구해야 한다.

‘밖으로의 공동체성’도 반드시 추구해야 한다. 종교의 공공성과도 관련이 있다. 정 교수는 “한 사람의 종교 신념은 전부 개인의 것이고 사사로운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며 “영성은 개인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사회 수준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교회가 세속화된 사회에서 종교 권위를 회복하려면 공동체를 통해 교회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공공의 참여에 대한 의식을 형성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정 교수는 메가시티에서의 공동체 교회를 추구하는데 있어서 ‘지역공동체 운동’이 적합하다고 역설했다. 메가시티의 장점이 될 수 있는 첨단 기술과 거대한 규모, 높은 경제 수준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메가시티의 큰 과제 중의 하나인데, 메가시티의 도시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안정감과 지역에 대한 관심을 불어 넣으려면 ‘마을 만들기’ 등과 같은 다양한 지역공동체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마을 만들기’ 운동은 일종의 주민자치운동으로 ‘마을’이란 시민 전체가 공유하는 것임을 자각할 수 있고 공동으로 이용하며 활용할 수 있는 장을 총칭한다. 정 교수는 “최근 시민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에 교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회 또한 시민사회에 속하고 있고, 지역공동체 운동을 통해 교회와 시민사회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회는 이러한 지역공동체 운동의 주체가 될 만한 문화적, 물질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기독교는 타인에 대한 헌신이나 돌봄의 윤리를 갖고 있으며,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정 교수는 “최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협동조합은 기독교 사회운동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교회가 이러한 대안 경제운동에 참여함으로써 메가시티의 경제 문제를 극복하고, 지역사회를 활성화하고 공동체화 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가시티의 종교성’을 주제로 발표한 전성표 교수는 지난 2009년도에 종교인 및 무종교인 1,4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종합사회조사’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칼 맑스의 주장을 검증했다.

 

 

칼 맑스는 △종교가 개인에게 자신의 처지나 삶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로막고, 과장된 만족감을 부여한다 △종교가 사회의 부조리나 불평등 등 기회조건이나 제도에 문제의식을 덜 느끼게 한다 △사회문제를 위한 집단적 노력에 소극적이다 등을 주장했었다.

이와 관련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의 △평등인식 △만족도:행복감 및 정치 만족도 △사회참여 등의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전 교수는 “종교가 개인의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맑스의 주장은 입증됐다”며 “하지만 종교가 개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거나 사회변화를 추구하는 행동에 소극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맑스의 입장은 지지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종교가 사회제도나 불평등에 대해 별 불만이나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맑스의 예상에 대해서는 다소 상반된 결과가 발견됐다”며 “즉,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무종교인들에 비해 정치 만족도가 높은 반면, 사회의 기회조건들의 평등성에 관한 인식에 있어서는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과 무종교인들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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