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연구(86) *
한국교회지도자센터(대표:박종순 목사, 이하 한지터)가 지난 10월 17일(월)부터 18일(화)까지 경기도 여주 비전빌리지(유튜브 동시 생중계)에서 진행한 '제16회 바른신학 균형목회 세미나'에 강사로 참여했던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의 목소리를 일부 정리했다. '목회 전환기의 목회 재설정과 재가동'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 강사들은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갈 것 △성경이 말하는 목회자의 모습을 회복할 것 △목회자 자신의 신앙과 삶을 점검할 것 △영성을 회복할 것 △예배 및 소그룹 활동에 주력할 것 △전통적 교회론에서 선교적 교회론 등 목회 현장의 변화를 시도할 것 등 목회자들의 변화와 각성을 촉구했다. <편집자 주>
예수(선한 목자)와 양 무리(교회)
장흥길 박사(장신대 명예교수/신약학)는 경건회에서 '선한 목자'(요 10:1~18)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면서 아래와 같이 당부했다.
1. 해당 본문은 예수님이 '선한 목자'라는 가르침(그리스도론)과 교회는 그의 음성을 듣고 그를 따라가는 양 무리라는 교회에 대한 가르침(교회론)을 함께 주는 모범적이고 표준적인 말씀이다.
2. 목회자는 '목자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하나님의 종인지(1~2절) 자신의 소명을 다시 점검하고, 양들인 성도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가운데 양을 알고 신뢰할만한 신뢰성이 있는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3절).
3. 양들보다 앞서가며 양들을 이끄는 목자인지(4절), 양들 뒤에서 호령하며 지시하고, 요구하는 목회자인지 자신의 리더십을 돌아보면서 확실한 '부활신앙'으로써 양 무리를 이끌고 돌보는 목사인지(1~6절) 자신의 부활신앙을 점검하면서 흔들림 없이 주의 일에 힘쓰는 목자가 되어야 한다.
4. 양들을 똑같이 대하고 양들을 위해 '열려 있는 문'(7, 9절)이 되어야 한다. 양들을 대할 때 편협적 자세에서 보편적 자세로, 폐쇄적 자세에서 개방적 자세로 열려 있는 선한 목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리의 대상은 바로 목회자 자신이며 양떼인 성도는 목회자의 ‘관리 대상’이 아니라 ‘돌봄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
5. 목회자로서 부름 받아 추구해야 하는 목자상은 ‘선한 목자’다. 예수님과 일치하는지 점검해야 한다(11-15절).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본 받아 ‘자기를 위한 목회’가 아니라,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어주기까지 헌신하고 섬겨야 한다.
6. 예수님이 자발적인 순종을 통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내어주신 것처럼(18절), 예수님을 따라가는 목회자들은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순종하며 예수님을 따라가야 한다.
구약성경이 말하는 목회자
박정관 박사(장신대 교수/교양학)는 '구약성경의 목회자'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1. 목자를 가리키는 히브리어 로에(ro‘eh)는 동사 라아(ra‘ah)의 분사형이다. 라아의 의미가 (가축을) ‘먹이다’, ‘돌보다’ 등의 의미를 띠니, 로에의 의미는 (가축을) ‘먹이는 자’, ‘돌보는 자’, 즉 목자가 된다.
2. 목자와 목회자는 단어의 의미에 있어서, 제사장과 목회자는 역할에 있어서 서로 연결될 수 있디. ‘목자’라는 단어가 ‘목회자’라는 단어의 기원이 되며, 제사장의 주된 직무인 제사가 교회 예배의 성서적 근거가 된다.
3. 구약의 ‘목자’는 (하나님을 제외하면) 주로 왕을 가리키는데, 왕을 목회자와 연결할 경우 '제왕적 목회자'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개념을 낳을 수 있다. 또한 목회자만을 제사장으로 보는 것은 '만인제사장' 설과 충돌할 우려도 있다.
4. 하지만 목자와 목회자, 제사장과 목회자 사이에는 분명한 연속성이 있다. 목자인 왕과 목회자는 우선, 언약공동체라는 점에서 교회가 구약의 이스라엘을 계승했기 때문에, 언약공동체의 지도자라는 점에서 목회자는 이스라엘의 왕과 연결될 수 있다. 선지자도 목자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선지자의 역할과 설교를 통해 말씀을 선포하는 목회자의 역할 사이에 분명한 공통점이 성립된다.
4. 제사장의 제사 직무, 율법 교육, 재판은 목회자의 예배 인도, 말씀 교육, 치리(교회법에 근거한 판결과 처리)로 이어진다. 따라서 제사장의 율법 교육과 목회자의 말씀 교육이 연결되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의해 구약의 제사가 폐지됐지만 구약의 제사에 결합된 하나님의 임재와 성전 음악에 대응되는 성령의 임재와 예배음악이 예배의식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제사와 예배의 연결이 가능하다. 따라서 제사장과 목회자의 연결도 가능하다.
5. 구약의 왕과 선지자와 제사장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언약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 세워졌듯이, 교회의 목회자도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회 사이에 체결된 “새 언약”(렘 31:31;눅 22:20; 고전 11:25)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 세워졌다. 목회자로서의 궁극적인 부름, 목회자를 ‘선한 목자’ 되게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목적을 갖고 있다.
신약성경이 말하는 목회자
장흥길 박사는 '신양성경의 목회자'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1. 개신교에서 통상적으로 일컫는 ‘목회자’에 해당되는 신약성경의 용어는 세 가지다. 즉, ‘목사’, ‘감독’, ‘장로’가 그것이다. 물론, 이들 용어는 오늘날 교회 직제(職制)와 관련된 용어와 전적으로 일치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현재 교회의 직제는 성경의 직제에 근거를 두지만 시대적인 목회적 상황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2. 구약성경과 마찬가지로, 신약성경에서 ‘택하심’과 ‘부르심’은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는다. 누군가를 목회자로 택하시고 부르신 이가 하나님이시라면, 목회자가 되는 것은 사람의 뜻을 따라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러므로 목회자가 되는 것은 결코 인간 자신의 의지와 결단으로 된 것이 아니며, 목회자가 어떤 이유로 목회를 그만두겠다고 하는 것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3. 예수 그리스도는 ‘원(原)목자’(요. 21:18-23), 모든 그리스도인의 “영혼의 목자”이시다(벧전 2:25), 그뿐만이 아니라 모든 목자의 ‘목자장’이 되신다(벧전 5:4). 게다가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몸’이며(엡 1:23) 자신이 친히 ‘머리 되신 교회’(엡 1:22; 5:23)의 직분자를 세우시는 분이시다(엡 4:11). 목사의 직분을 삼으신 분이 그리스도라면, 목회자가 제멋대로 자의적으로 목회할 수 없다.
4. 하나님께서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신 목적은 세상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그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 하려는 것이다(요 3:17). 따라서 목자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위탁을 받아 목회하는 목회자는 세상 심판이 아니라 세상에 구원의 소식을 전하고 세상 구원을 위해 힘쓰는 자이다.
5.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성령이 속에 거하시는 “하나님의 성전”이며(고전 3:16-17), “성령의 전”(고전 6:19)이다. 또한 목회자 역시 교회를 섬기는 다른 여러 직분들과 함께, 동일한 성령에서 나온 ‘은사’로써 섬기는 직분자요 교회 지도자이다(고전 12:4-30; 롬 12:3-8).
6. 목사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우는 자로, ‘사도’, ‘선지자’, ‘복음 전하는 자’, ‘교사’와 같은 다른 교회 직분자와 함께,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그 들로 봉사의 일을 하게 하는 교회 지도자다(엡 4:11-12). 즉, 교회론적 의미에서 목회자는 교인의 ‘양육자’, ‘안내자’ 내지는 ‘인도자’, 교회의 ‘수호자’ 또는 ‘파수꾼’이다.
7. 목회자의 윤리는 ‘섬김의 윤리’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한 목자로서 양떼를 위하여 십자가상에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신 것처럼(막 10:45; 요 10:11, 15), 예수님을 전하며 그를 따르는 목회자도 섬기는 자여야 한다.
목회 환경과 목회현장 실태조사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는 목회 현장에서 목회자들이 목회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어떻게 대응하는지 실태를 파악할 목적으로 실시했다. 관련기사 클릭
뉴노멀 시대, 목회자의 관리
임성빈 박사(장신대 교수/기독교와 문화) '목회 환경과 목회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목회자 자기관리 및 지원을 위해 제언했다.
1.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와 교회 공동체 내에서의 상호 신뢰도를 위해 복음(Text)에 대한 해석 및 소통능력과 영적 체험이 제공되는 동시에 거시-미시 사회문화 변동, 즉 상황(Context)에 대한 해석 및 소통의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2. 신앙인에게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는 노력, 곧 신앙인다운·교역자다운 삶이란 사랑으로부터 시작되어(고전 13:13) 그 사랑의 완성(딤전 1:5)을 위한 자발적인 행위가 지속됨으로 성화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다. 신앙과 윤리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
3. 하나님 나라를 위한 교회는 사적 이익이나 종교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집단을 넘어서야 한다. 이를 위해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그 실행을 위한 목회신학의 통전성과 구체성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 먼저 단지 몇 개의 교리를 공유하며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나라의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변화된 삶이 목격되어야 하므로 제도적 관점보다 영향력의 관점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4. 또한 공적인 영역에서 사회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위로와 통합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 목회 기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매력적인 교회보다 선교적 교회로의 방향 전환, 고비용 구조로부터 저비용 구조로의 전환, 장기적으로 교인들을 진정으로 구비시키는 교회로의 전환이 요청된다.
5. 뉴노멀 시대 목회자의 과제는 첫째,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와 소통과 둘째, 자신과 회중의 삶의 정황에 대한 종합적 이해, 셋째, 다양한 미디어-디지털 기술에 대한 해석과 실천 역량 그리고 넷째, 명료한 목회 비전 제시와 교육-실천 기획과 실행 역량 그리고 다섯째, 비전 기획과 실천을 위한 구조/거버넌스와 동역자 확보다.
6. 목회 지도력은 결코 개인적 차원에 머무를 수 없다. 물론 일차적으로 목회 지도력은 목회자 개인의 인격과 덕으로부터 시작하지만 교회 공동체를 기본 맥락(context)으로 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회 및 총회의 목회 역량 확보, 교회주의를 넘어 지역교회와 교단 차원의 인적, 물적, 제도적 역량의 네트워크의 강화, 신학교의 목회 친화적 신학교육 과정 구성과 신앙인들의 사역역량 향상을 위한 지속적 교육과정과 교재와 현장 수반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참다운 교회-목사-목회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 한지터 대표)는 '목회 본질과 목회자의 자세'에 대해 강의했다.
1. 교회당(예배당)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떤 건물이냐보다 거기서 뭘 하느냐가 핵심이다. 교회의 진정성은 건물이 아니다. 따라서 교회를 건물, 예산, 숫자로 보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교회는 기업이 아니다. 대형교회 목사는 큰 목사, 대형교회 교인은 큰 교인이라는 오만과 편견도 버려야 한다. 또한 소유권 편견도 버려야 한다. 교회를 개척한 사람, 창립 멤버, 교회를 성장시킨 사람 거액의 헌금이나 부동산을 기증한 사람, 장기 목회자들이 갖기 쉬운 편견, “내가 개척했는데”, “내가 성장시켰는데”, “내가 재산 바쳤는데”라고 생각하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2. 성장이냐 건강이냐의 이분법, 전도는 어렵다는 생각, 소위 가나안 교회도 교회로 인정해야 한다는 발상, 양보다 질을 추구해야 한다는 사고, 작은 교회와 큰 교회의 이분법, 교회 밖의 구원에 대한 논쟁 등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 교회 지도자는 부정적 암시, 인본주의, 이분법의 벽을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
3. 목사의 우상은 자신일 수도 있고 자신이 일궈낸 성공이나 교회일 수도 있다. 그리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그 무엇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 때문에 목사다움을 잃어서는 안 된다. 정체성의 훼손을 막고, 삶의 리더십과 영적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예수님처럼 항상 교인보다 한 발 앞서 나가야 한다. 목자는 양들을 앞에서 인도하고 이끄는 자다.
4. 목회자는 목양을 위해 정도와 균형을 지키는 것, 서둘지 않고 천천히 목회철학을 지키는 것, 끝까지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전환기의 목회자, 어떻게 할까?
김회권 박사(숭실대 교수/구약학)는 '목회자의 자기점검과 성장의 기쁨'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1. 현재 개신교 목사는 회중 지지와 회중 거부 둘 사이에 목사직이 걸려있다. 최악의 회중의 일방적 배척을 받는 경우 회중과 목회자의 갈등을 감찰하고 판단하고 중재할 영적 지도자가 없다. 이 점은 목사의 영혼을 지치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 중 하나이다. 그래서 한국 개신교 담임목사는 어떤 경우에는 자유로운 사람처럼 보일지 몰라도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는 고독의 사역자이기도 하다.
2. 또한 목사직의 전문화가 거의 안되어 있고, 교회 집사나 평신도 역할마저도 부목사나 목회자가 감당함으로 목회적 원천기술 보유자로서의 역능을 상실하고 있다. 이 또한 목사의 영혼을 피폐케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3. 목사들이 영적 소진과 피폐를 겪는 이유는 다양하다. 첫째, 목사노동 자체가 지치게 한다. 목사는 피조물인 인간이면서 하나님을 상대하는 중보자이다. 하나님을 상대로 노동하는 목사는 반드시 지치게 되어 있다. 둘째, 교인들과의 인적 접촉 자체가 목사를 지치고 탈진하게 만든다. 반복된 설교, 기도사역, 심방 및 상담 사역, 당회 제직회 등 행정모임 등은 무궁무진한 생명력을 요구하는 영역이다.
4. 셋째, 목회의 성과와 실패가 주는 각각의 위험 때문에 목사는 자신도 모르게 지치고 마광한 화살같은 영적 예리함과 적중성이 마모된다. 익숙함에서 오는 태만, 자신의 성취나 사역열매로부터 오는 자만, 자신의 설교 때문에 교회가 성장했다고 느끼는 기만 등 교역의 흥망부침에 상관없이 목사는 자기음미와 자기평가 과정에서 이런 자만, 태만, 교만, 기만의 죄를 짓을 가능성이 있다.
5. 넷째, 목사 옆에는 마음을 통하는 친밀한 영적 교제권이 빈곤하다. 영적 감독자도 없고 동료도 없는 목회자는 자신의 헝클어진 내면이나 고충을 털어놓을 상담자도 없다. 초대교회나 종교개혁기의 목사는 영적 감독의 응원과 감찰도 받았으며, 박사교사들의 조력도 받았지만 지금은 목사는 거의 대부분 혈혈단신이거나 단기필마 신세이다.
6. 곽안련의 <목회지법>과 <목회학>, 칼빈의 <기독교강요> 2권 15장, 4권 3장, 칼 바르트의 <개신교신학 입문>, 칼 하임의 <개신교의 본질> 등은 오늘날 포스트 코로나 전환기적 위기상황에 직면한 한국 목사들에게 세 가지 도전을 준다. 첫째, 목사는 부단히 자기점검, 자아성찰을 수행함으로써 하나님의 부르심에 늘 준비된 경청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7. 둘째, 평신도의 선교적 증언을 돕기 위해 그들을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은사와 열매로 구비시켜 세상에 파송해 대(對)세상 봉사능력을 발휘하도록 훈련시키고 교육해야(empowering) 한다. 셋째, 목사와 교회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드러내는 영적 필요에 응답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왕 같은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 특히 교회는 사회문제를 결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8. 목사는 자신의 하루하루의 성무일과 배분시 지혜를 발휘하여야 한다. 경청기도, 강청기도, 중보기도를 적절하게 배분하되, 정신이 가장 맑을 때 말씀연구와 묵상과 함께하는 하나님 나라 도래 청원기도를 드려야 한다. 심방사역, 행정사역, 공부와 학습보다 더 중요한 기도와 말씀 전무(專務)임을 기억하고 목사의 수동태 포박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성장의 기쁨을 누리고 소명 재점화를 위해서는 목사의 참된 회개밖에 없으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각자 자신의 다메섹 시간(소명 수납 경험)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교회 재설정과 목회 재부팅
이문식 목사(광교산울교회)는 '탈교회 시대의 목회자'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1. 목회자들은 하나님이 창조한 아날로그 시공간에는 하나님이 시공간적 임재(성육신 사건)가 이루어졌음을 익히 확신하고 있으나, 인간이 창조한 디지털 시공간에는 하나님이 임재하시는가에 대한 신학적 검토를 해야 한다. 교회의 시공간성과 관련해서도 오늘날 코로나 상황 속에서 심화된 디지털 예배의 탈시공간성에 대하여 신중한 신학적 검토를 해야 한다. 현대 목회자가 교회의 시공간성에 대한 신학적 재확인이야말로 현대교회의 탈교회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최우선적 과제이다.
2. 현대 목회의 영성은 절제에 있다. 현대 문명이 중독 문화(addicted culture)라는 것을 아주 잘 보여 준다. 이 중독은 자본주의 사회의 역기능인 ‘풍요의 저주’(curse of abundance)이다. 물질적 풍요가 만들어 낸 향락적 행복 추구의 마지막 종착지인 중독이다. 모든 마약 중독과 알콜 중독 게임 중독 디지털 중독 현상은 현대인의 인간성 자체를 뱀파이어와 좀비로 만들었다.
3. 목회자는 오늘날 현대 사회의 인간성의 특징인 중독과 편향에 대하여 영성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오늘 현대 사회의 소통 문제에 대한 최대 이슈가 확증편향이다. 확증편향적 소통은 민주주의와 다양성과 상호공존을 파괴한다. 트위터, SNS, 유튜브 등은 사회 다양성을 드러내는 디지털 민주주의를 확장시키는 순기능도 있지만 AI의 자동 분석에 의하여 SNS 소비자의 성향에만 맞춘 콘텐츠를 편향적으로 반복 접촉시킴으로 SNS 소비자들을 확증 편향의 사회 분열증 환자로 만드는 위험도 갖고 있다.
4. 현대 목회는 현대 인간의 죄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신앙적 대안을 강조해야 한다. 성령의 열매 가운데 그 모든 것이 필요하지만 “절제”가 이 시대는 더욱 요구되는 영성적 열매이다. 모든 중독 현상을 극복하기 위하여 내면
의 영성을 강화하는 기도생활과 절제능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 균형과 절제야말로 중독과 편향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좋은 교회에서 자랑스러운 교회로
계재광 박사(한남대 교수/기독교학)는 '목회전환기의 목회계획을 위한 디지털 미션 필드 사역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1. 빠르게 변화하는 4차산업혁명의 사회,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변화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 교회는 더 이상 물리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지리적, 공간적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공간 또한 선교현장으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 즉, 다가올 세대가 머무르는 디지털 공간을 선교를 위한 또 하나의 미션 필드로 생각해야 한다.
2. 현재 디지털 미션필드 사역이 필요한 이유 또한 각 지교회가 하나님 앞에 받은 소명과 그 교회의 존재의 목적과 연관된 본질적인 사역을 제대로 감당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제 교회는 디지털 미션 필드 속에서 이웃들을 어떻게 품어야 하며 개인을 넘어 공동체가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3. 이제 교회는 단순히 좋은 교회를 넘어 자랑스러운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와 목회자가 보여주는 메시지와 사역과 삶은 사람들에게 자랑스러움을 선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다수의 불특정 다수에게 우리 교회가 이런 사역을 하는 것을 인증하면 모르던 사람들도 공유하고 참여하게 된다. 그것이 또 하나의 연결과 네트워크를 창출하게 된다. 발이 없는 메시지이며, 사역의 내용이지만 계속 인증되고 공유됨으로 하나의 선교가 이루어지는 현상이 가능한 오늘이다.
4. 자랑스러움은 선교로 이어질 수 있다. 디지털 미션 필드를 위한 매뉴얼을 구성하는 키워드로써의 ‘자랑스러움’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가 전하는 복음의 메시지가 사람들의 마음에 자랑스러움을 심겨 주는가? 우리의 사역에 동참하는 이들이 자랑스러움을 경험하며 함께하는가? 우리의 메시지와 사역의 내용에 반드시 덧붙여 풀어내야 할 질문이 된다. 디지털 미션 필드에서의 사역이라면 더욱 강조해야 할 요소가 된다.
5. 어떤 이들은 온라인 사역 때문에 기존 사역이 약화될 것을 염려하지만 다른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선교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본다. 하지만 교회가 본질을 추구하고, 교인들은 교회 마당이 아니라 마을로 나가고 신앙생활을 넘어 생활신앙인이 된다면 온라인이든 대면이든 상관없다.
6. 우리는 re-open이 아니라 re-start가 되 어야 한다. 우리가 새울 목회계획에서 교회론에 대한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교회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세상의 필요를 복음으로 해결해주려는 지속적인 노력에 세상은 진정성을 느낀다. 그리고 그 일이 교인들에게 자랑스러움이 될 것이다.
개혁이 아니고 회복이다
유관재 목사(성광교회)는 '변화하는 시대에서 어떤 교회가 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1. 교회는 개혁되어서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원래 좋았던 데로 회복하는 것이다. 개혁은 진화론 자의 단어이다. 그래서 개혁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교회들은 싸움과 갈등 속에서 부흥하지 못하고 있다. 개혁이 아니라 회복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현실을 경험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회복’이다.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한다. 회복해야 한다.
2. 진리가 회복되어야 한다. 현재 교회에서조차도 하나님의 말씀인 진리를 쫓아가기보다 자기들의 생각, 느낌, 경험, 노력을 쫓아간다. 세상의 자기 계발, 철학이나 어떤 사회과학으로 돌아가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회복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속성은 사랑과 진리이다. 어떤 종교에서도 어떤 절대자가 ‘내가 너를 사랑한다’라고 하지 않는다. 하나님만이 나를 인격적으로 사랑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분의 말씀은 진리이다.
3. 예배가 회복되어야 한다. 교회가 이 시대에 욕을 먹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예배를 통해서 멋있고 아름다운 교회가 되기보다는 세상 사람들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용해서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교회들이 있다는 것이다. 카페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예배가 좋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
4. 소그룹이 회복되어야 한다. 혼자 사는 것은 우리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의 뜻이 절대로 아니다. 우리가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그런데 혼자 살고 아이도 안 낳고 그런 시대가 되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소그룹이 더욱 활성화되고, 소그룹이 회복되어야 한다. 초대교회에는 교회 안에 교회가 있었다. 각 가정에서 모임이 이루어지는 소그룹이 있었다. 초대교회처럼 소그룹이 활성화되어야만 한다.
목회실천의 6가지 내비게이션
이상억 박사(장신대 교수/실천신학)는 '목회전환기 시대를 위한 목회실천 내비게이션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1. 목회자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탐색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에 대해, 특히 신념과 감정의 흐름을 살피는 과정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100% 만족스러운 답변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라는 존재에 대한 탐색한다는 측면에서, 또 인지하지 못했고 때로 ‘이것은 내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부인하며 지내왔던 자신의 실체에 대해 조우하고 수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2. 목회자는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에 대해 탐색해야 한다. 자신이 생활하며 사역하고자 하는 현재 위치를 보다 실존적이며 현실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자신의 현재 위치로 배우자와 가족의 상황(situation)과 동의 (consensus)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목회실천을 보다 실질 적인 측면에서 지원해 주고 응원해 주는 그룹으로서 가족은 자신의 목회실천의 지속가능성을 높여 줄 에너지 자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3. 목회자는 목회자로서 자신의 목적지를 분명하게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수용하고 감사로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받은 달란트에 대한 수용적 자세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4. 그리고 목회자 자신과 교회공동체가 '그 비전을 감사함으로 수용하고 있는가?'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교회 공동체는 은혜 공동체로 기능해야 한다. 하나님께 받은 소명으로서 비전이 크거나 작거나 혹은 많거나 적거나 간에 성도가 함께 모여 하나님의 뜻을 유지하고 지탱하기 위해 성경을 공부하며, 기도하고, 찬양하며, 하나 된 팀(one team)을 형성하는 것이다.
5. 특히 결정한 비전이 인간의 욕심이나 마귀의 속임에 경도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분별하고 지속해서 수정해야 한다. 부지불식간에 욕심에 함몰되어 수많은 자기합리화와 변명을 찾으려 드는 인간 죄성의 한계를 딛고, 교회 공동체가 주께로부터 받은 소명으로서 비전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6. 사도행전에 나타난 첫 교회의 모습에 기초하여 목회실천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말한다면, 여섯 가지 질문에 모두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7. 첫째, “우리가 실천하는 이 여정과 활동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세우고 있는가?”. 둘째, “천국 시민으로서 세상과 다른 기준을 갖고 있는가?”. 셋째,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서 천국을 가르치고 사셨듯이 우리는 이 세상에서 천국을 살아내고 있는가?”. 넷째,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내고 있는가?, 우리는 믿는 바 를 살고 있는가?”. 다섯째, “우리는 유대공동체이며 공감공동체인가?”. 여섯째, “선교 공동체로서 우리는 세상과 접촉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는가?” 등이다.
교회는 지역사회에 존재해야 한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는 '지역 속에서 교회의 미래를 발견하다'라는 제목으로 성암교회의 실제적인 사역을 소개하면서 강의했다.
1. 교회는 지역 사회 속에서 존재한다. 교회는 지역 사회의 사람들이 교회의 구성원이 되고 그분들의 헌신과 사랑에 의해 존재한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의 구성원인 교인들은 지역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교회공동체는 지역 사회와 함께 공존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교회는 세상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응답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교회는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신학적, 언어적, 문화적, 인문학 등의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하며 나아가 교회는 세상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최전방에 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무장해야 한다.
3. 지역 사회를 향한 인식의 변화는 목회자와 성도 공동체가 함께 풀어야 하는 숙제이다. 따라서 이 전환은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며 자구적인 노력보다는 하나님께서 지역 교회 밖에 이미 주신 자원들의 협력을 얻을 준비를 할 때 그 길에 설 수 있다.
4.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자원은 풍성하다. 한국 교회는 그동안 교회 내부의 자원만을 통하여 교회의 사역을 이루어 왔다. 교회 내부를 위한 사역은 당연히 교회의 내부 자원을 사용해야 하겠지만 대사회적 사역에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하나님은 지역에 많은 자원을 이미 공급해 주셨다. 정부 자원과 민간 자원은 교회가 건강하게 공유할 수 있는 준비만 되어 있다면 공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이것은 자원의 공유라는 차원의 중요성과 함께 교회의 눈을 열게 하고 지역 사회에서의 교회의 역할의 중요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5. 공적 영역에서는 교회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 일각에서 종교 공간의 지역 공간화 사업에 대해 구상하고 있기도 하다. 종교의 지위는 본래 공적이다. 이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한국 교회가 갖추어야 할 것은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다.
6. 교회가 지역을 품격있게 섬기는 일을 교회의 부차적 사역이 아니라 교회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본질적인 사역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이웃 사랑을 통해서 증명될 수 있으며 이웃 사랑은 하나님 사랑을 통해서 증명될 수 있다. 이 세상의 주인이신 하나님 앞에 교회가 세상의 주인이심을 깨닫고 하나님의 원하시는 방식으로 지역 사회에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는 교회의 미래를 복되게 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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