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를 복음, 믿음, 성경, 성령 등 '교회의 가르침'으로만 한정시키지 말고, 설교를 풍성하게 하며 교회를 더욱 굳건히 세우는 보다 다양한 의미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
"교리는 하나님의 이야기로 들어가는 문과 같다. 교리를 통해 우리는 성경의 이야기를 만난다. 그 이야기 속에서 교회 공동체는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만나고,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을 만나며, 삶의 인도자가 되시는 성령님을 만난다.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명제화된 교리가 아니라 교리가 지시하는 이야기 속의 성삼위 하나님이신 것이다."
조지훈 박사(한세대 겸임교수)는 기독교를 기독교 되게 하는 복음, 믿음, 성경, 성령 등의 교리를 단순히 교회적인 가르침으로 한정시키지 말 것을 당부한다.
조 박사는 교리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8가지로 제시한다.
교리를
해석의 전제,
성경해석의 틀,
청중 해석의 틀,
사건(이야기)에 대한 명제,
설교의 건강성 점검하는 체크리스트,
기독교 정체성 형성을 돕는 도구,
설교의 목적을 알려주는 표지,
상징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조 박사는 "교리를 단순히 교회의 가르침이라고만 정의할 것이 아니라 교리를 좀 더 폭넓게 정의함으로써 모든 설교에 교리가 보다 광범위하게 관련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히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조지훈 박사의 <뉴노멀 시대의 설교학적 교리 이해>, 한국설교학회, '설교한국', 제13권(2021년/봄).
교리는 신앙의 유산이다
조 박사는 "교리는 종교적 헌신, 이단과의 논쟁, 정치적 상황, 철학과 과학의 도전 등에 의해 영향을 받아 온 특정 시대의 산물이지만 교리가 갖는 의미와 역할을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라며 "교리를 비롯한 모든 신학적 성찰은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인간의 고백이며 인간의 반응이다. 또한 교리는 한 개인의 창작물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를 통한 결과물이며 계속해서 전수(handed down)되어온 여전히 가치 있고 소중한 신앙의 유산이다"라고 설명한다.
교리를 확대 해석한다면?
교리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설교학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조 박사는 확대된 교리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교리는 여러 세대를 걸쳐 교회가 하나님께 들은 것을 분명하게 진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둘째, 설교자들이 해야 할 책임은 교리를 형성케 했던 경험을 이해하는 방법들을 찾고, 교인들이 그 경험을 지적으로,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되살리는 일을 돕는 일이다.
셋째, 교리란 복음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의 산물(product)이며,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신 일에 대해 교회가 이해하고 반응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며, 복음을 정의하고 방어하며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넷째, 설교자들이 성도들에게 제공해야 할 교리의 원천은 성경이 일관되게 제시하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관한 증언과, 그 증언에 대한 2천 년의 교회의 일관된 반응으로서의 신앙 고백들, 그리고 그 고백들 속에서 형성된 신앙 전통(tradition)이다.
다섯째, 신학의 임무 중 하나는 기독교 교리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며, 기독교 교리는 성도의 정체성과 삶의 태도를 결정짓는 데 도움을 준다.
설교하는 것에 있어서
교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와 같은 교리에 대한 광범위한 해석을 중심으로 조 박사는 해석의 전제, 성경해석의 틀, 청중 해석의 틀, 사건(이야기)에 대한 명제, 설교의 건강성 점검하는 체크리스트, 기독교 정체성 형성을 돕는 도구, 설교의 목적을 알려주는 표지, 상징의 기능 등 8가지 측면에서 설교에 있어서의 교리의 역할을 설명한다.
아래는 교리의 역할과 관련된 조 박사의 설명을 일부 정리한 것이다.
신학적 전제가 되는 교리는 성경에 근거하며 성경에 의해 수정될 수 있다, 신학적 전제로서 교리는 계속 변화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리의 핵심이 되시는 하나님이 변하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교리가 성경 해석을 위한 틀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교리를 포함한 교회 전통이 성경보다 우선한다는 것은 아니다. 교회 전통은 성경보다 우선할 수 없다. 성경의 이야기가 먼저이고 교리가 다음이다.
교리는 성경 신학의 발전과 사람들의 삶의 자리의 변화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교리가 일상의 경험을 해석해내고 의미를 부여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교리는 하나님의 이야기로 들어가는 문과 같다. 교리를 통해 우리는 성경의 이야기를 만난다. 그 이야기 속에서 교회 공동체는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만나고,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을 만나며, 삶의 인도자가 되시는 성령님을 만난다.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명제화된 교리가 아니라 교리가 지시하는 이야기 속의 성삼위 하나님이신 것이다.
기독교 교리는 오늘날 교회가 선포하는 것이 성경이나 기독교 전통과 조화하는지,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참된 인간의 언어인지, 그리고 그것은 단지 최근의 영적인 조류이거나 사회 윤리적 열정에 지나친 것은 아닌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서 일종의 비평적 역할을 감당해준다.
교리는 일상의 삶 속에 찾아오는 다양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준다. 올바른 기독교인의 삶을 위한 방향(direction)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기독교인들은 세상 속에서 더욱 기독교적인 정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교리는 설교자에게 계속해서 설교의 중심이 예수 그리스도이며 설교의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지판 역할을 할 수 있다.
성경의 상징들은 오늘에 맞게 새롭게 창조되거나 복구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설교자는 성서적 언어들이 오늘날의 상황에서 기능할 수 있는 언어가 될 수 있도록 해석해야 하며 성서의 언어들을 오늘의 역사적 상황에 비추어 해석하여 역사의 해방을 위해 기능할 수 있는 적합한 상징과 사상을 복원해야 한다.
[연구논문 목차]
Ⅰ. 들어가는 말
Ⅱ. 신앙의 유산으로서의 교리
Ⅲ. ‘교리를 설교하는 것’과 ‘교리설교를 행하는 것’의 차이
Ⅳ. 교리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설교학적 이해의 필요성
V. 설교에 있어서 교리의 역할
1. 해석의 전제(presupposition)
2. 성경 해석의 틀
3. 청중 해석의 틀
4. 사건(이야기)에 대한 명제
5. 설교의 건강성을 점검하는 체크리스트(Checklist)
6. 기독교 정체성 형성
7. 설교의 목적을 알려주는 표지
8. 상징의 기능
Ⅴ.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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