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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성경과 신학

하갈을 향한 아브라함과 사라의 '집단 괴롭힘', 성서적 해법은?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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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집단 괴롭힘' 문제는 청소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치와 사회, 문화, 경제 등 전 분야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으로 발생하고 있는 '집단 괴롭힘'은 분명히 폭력이다. 피해자를 자살로 내몰고 있고, 보복과 살인이라는 심각한 범죄로까지 이어지게 한다.

 

집단주의 폐단이며, 기형적인 사회현상인 '집단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방과 대응, 조정 등의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 

 

하갈,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집단 괴롭힘' 당했나?

 

그렇다면 '집단 괴롭힘'과 관련해서 성경적인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구약성경 창세기 16장에 나오는 아브라함과 사라와 하길의 이야기를 '집단 괴롭힘' 측면에서 접근함으로써 해법을 모색한 연구논문이 있어 소개한다.

 

이일례 박사(서울신대)는 '집단 괴롭힘’과 갈등해결을 위한 성서적 대안연구: 시편 109편과 창세기 16장을 중심으로'라는 연구논문에서 아브라함과 사라를 '집단 괴롭힘'의 가해자로, 하갈을 피해자로 보면서 '집단 괴롭힘'과 같은 갈등의 문제에 대한 성경적 대안을 제시했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이일례 박사의 <‘집단 괴롭힘’과 갈등해결을 위한 성서적 대안연구: 시편 109편과 창세기 16장을 중심으로>, 한국구약학회, '구약논단', 제26권(제4호/2020년).

 

 

이일례 박사는 시편 109편을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자의 '탄원의 시'로 바라보면서 '집단’을 형성한 시인의 원수들이 저주를 통해 자행하는 심각한 기형적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단초로 '집단 괴롭힘'과 갈등해결을 위한 '성서적 대안'을 모색했다.

 

'집단 괴롭힘'의 해법?
'돌아감'(사회적 재수용)

 

이 박사는 연구논문에서 아브라함과 사라의 '집단 괴롭힘' 현상은 언어 폭력 형태로 나타났으며, 하갈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을 피해 도망치면서 하나님께 부당함을 폭로하고 탄원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하나님의 답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광야에서 하갈을 만난 야웨의 사자는 하갈에게 “여주인에게로 돌아가서 그 수하에 복종하라”고 명령한다. 하갈의 ‘도망’을 ‘돌아감’으로 수정한다."

 

이 박사는 "이는 '집단 괴롭힘'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제3자의 개입과 간섭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이처럼 하갈의 '돌아감'을 명령하는 하나님의 요구는 하나님이 '집단 따돌림' 사건과 관련해서 하갈의 사회적 재수용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며 연구논문을 마무리한다.

 

 

 

* 아래는 이일례 박사의 연구논문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시편 109편은
'집단 괴롭힘' 피해자 탄원시

 

이 박사는 "시편 109편의 구조는 시인의 첫 번째 탄원(1-5절), 원수들의 저주(6-19절)와 이를 설명해 주는 '간행 요목'(20절), 시인의 두 번째 탄원(22-29절), 그리고 그의 마지막 찬양과 신뢰의 고백(30-31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한다. 

 

이 박사는 "시인과 한 집단과의 첨예한 갈등은 '집단 괴롭힘'의 개연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시인은 가난한 자와 억압받는 자와 쫓기는 자의 왕이신 구원자 하나님께 탄원하며 보호를 호소한다"고 밝힌다. 

 

특히 "21절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한 시인은 자신과 여호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말한다. 26~27에서 하나님은 그 자신의 이름 때문에 원수들의 저주를 중지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며 "26~27절에서 하나님의 인자하신 개입을 간청하고 있다. 그리고 31절에서 하나님이 궁핍한 시인 자신의 오른쪽에서 자신을 구원하신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리모' 하갈이 처한 상황

 

창세기 16장은 후손과 땅에 대한 두 가지 약속을 말한다. 그리고 '약속의 성취를 위한 인내'를 강조한다. 본문에서 하갈은 사라의 제안에 의해 아브라함의 첩이 된다. 하갈이 아이를 잉태하면서 사라와의 갈등이 시작된다.

 

임신한 하갈은 사라를 멸시했다(4절). 아이를 낳을 목적으로 하갈을 대리모로 고용했지만 하갈의 멸시에 대해 사라는 분노하며 아브라함의 탓으로 돌리고 아브라함을 비난한다(5절). 사라의 불만에 아브라함은 사라에게 하갈에 대한 처분권을 일임한다. 결국 하갈은 사라에 의해 학대당하고, 광야로 도망치게 된다. 

 

아브라함과 사라,
'집단 괴롭힘' 가해자

 

이 박사는 "여종 하갈이 사라를 위해 대리모로 이용되는 사건에서도, 하갈이 학대받는 사건에서도 아브라함과 사라가 형성한 집단은 하갈을 수단으로 이용할 뿐, 그들이 형성한 집단으로부터 제외시키고 있다"며 "하갈을 향한 사라의 학대는 아브라함의 공적인 동의 속에서 가해진다"고 설명한다.

 

사라가 하갈을 학대하는 상황을 표현하고 있는 히브리어 단어 '발테안네하'는 억압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이 단어는 육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억압을 느낄 정도로 학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사라의 억압과 이를 묵인, 동조하고 있는 아브라함을 관찰한 하갈은 도망을 감행한다. 여기서 사용된 도망친다는 단어 '발탑라흐'는 자기를 죽이려는 시도에서 도망가는 사람들에게 매우 자주 쓰이는 용어다(27:43: 35:1: 출 2:15: 삼상 19:12, 18). 결국 하갈은 아브라함과 사라에 의해 '집단 괴롭힘'을 받았고, 죽음의 위험으로부터 도망쳤다고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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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로 도망친 하갈
하나님께 '집단 괴롭힘' 폭로

 

하갈은 '집단 괴롭힘'으로부터 광야로 도망친다. 광야 샘물 근처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게 됐고, 자신이 도망친 이유를 설명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자는 "네 여주인에게 돌아가라서 그 수하에 복종하라"(창 16:9)고 말한다. 

 

이 박사는 "하나님의 사자는 하갈에게 고난의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라는 명령하고 있다. 여기서 돌아가라는 명령과 억압 모티브가 중요한 신학적 주제로 나타난다"며 "하나님의 사자의 명령은 학대를 피하여 도망한 하갈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명령인가? 왜 하갈을 돌아가라고 하는가? 사라의 박해가 정당했다는 뜻인가? 분명 가혹하다고 할 수 있는 개입이다"라고 주장한다. 

 

고통을 들으시는
하나님을 만나다

 

사실 '집단 괴롭힘'을 피해 도망친 하갈에게 가해자들에게 다시 돌아가라는 말은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하갈은 사자의 말을 통해 '고통을 들으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여호와의 사자가 또 그에게 이르되 내가 네 씨를 크게 번성하여 그 수가 많아 셀 수 없게 하리라 여호와의 사자가 또 그에게 이르되 네가 임신하였은즉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라 이는 여호와께서 네 고통을 들으셨음이니라"(창 16:10~11)

 

사자의 말을 들은 하갈은 이렇게 고백한다. 

 

"하갈이 자기에게 이르신 여호와의 이름을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이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어떻게 여기서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을 뵈었는고 함이라"(창 16:13)

 

 

하나님의 명령, 
하갈의 인권을 무시한 것인가?

 

이에 대해 이 박사는 "하갈의 귀환과 복종을 명령하는 말씀은 하갈을 향하여 주체적인 삶을 요청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하갈에게 주어지는 후손에 대한 약속을 하갈의 '복종'에 대한 대가로 이해하는 것은 하갈의 인권을 유린하는 것으로써 신학적 의미를 상실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집단 따돌림의 현장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하는 하나님의 요청에 순종하는 하갈의 행위는 집단 괴롭힘과 갈등해결을 위한 성서적 대안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신학적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집단 괴롭힘, 첫번째 해결책 
"탄원과 도망"

 

우선 이 박사는 '집단 괴롭힘'과 갈등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탄원'과 '도망'을 언급한다. 하갈은 사라의 비난 등의 언어폭력과 아브라함의 방임 등으로 도망을 선택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갈의 도망은 '저항'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시편 109편의 시인이 집단의 언어폭력인 저주에 직면하여 하나님에게 고발하고 폭로하고 탄원하듯이, 하갈은 '도망'을 감행함으로써 '집단 괴롭힘'에 저항한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베스터만(C. Westermann)은 하갈의 도망 사건을 '억압에 대항하는 자유을 향한 인간의 의지'로 규정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하갈의 이야기를 개인 탄원시와 함께 읽는 신학적 작업은 '집단 괴롭힘' 희생자의 트라우마를 재조명하고 동시에 '집단 괴롭힘'에 침묵하지 않는 개인의 적극적 저항을 유추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집단 괴롭힘, 두번째 해결책 
"돌아감과 약속"

 

이 박사는 "하나님의 사자는 하갈의 자손이 크게 번성하고 그 수가 많아 셀 수 없이 될 것이라는 후손에 대한 약속(10절)이 하갈이 사라에게 돌아가야 할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사라의 '집단 괴롭힘'에 동조하며 합류한 것일까? 

 

이 박사는 "고통을 들으시는 하갈의 하나님 이해는 상호텍스트성을 통해서 시편 109편 31절에 있는 중요한 신학적 모티브를 소환한다. 시편 109편에서 집단 저주로 고통받는 자의 편에 서는 하나님 신학은 창세기 6장의 하갈의 고통을 돌보시는 하나님 이해와 서로 대화한다"고 주장한다.

 

 

집단 괴롭힘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으시는 하나님

 

이어 "하갈에게 돌아가라고 하는 하나님의 명령은 '집단 따돌림'이 자행된 현장에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겠다는 계획을 의미한다. 하갈을 살피시는 하나님은 '집단 따돌림'이 자행된 현장에서, 아브라함과 사라의 목전에서, 하갈을 위해 개입하여 일하신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한다. 

 

즉, 하갈의 능동적인 귀환과 이스마엘의 출생 등 집단 괴롭힘의 성서적 대안은 집단 괴롭힘의 책임을 집단에게 물으며, 집단에 개입하는 하나님의 간섭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하갈의 이야기를 개인 탄원시와 함께 읽는 신학적 작업은 '집단 괴롭힘' 희생자의 트라우마를 재조명하고, 동시에 '집단 괴롭힘'에 침묵하지 않는 개인의 적극적 저항을 유추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하갈에게 '돌아감'을 명령하는 하나님의 요구는 하나님이 '집단 따돌림'의 사건과 관련하여 하갈의 사회적 재수용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결론을 짓는다.

 

[이일례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1. 들어가는 말
2. 방법론 및 선행연구사
3. ‘집단 괴롭힘’으로 경험 하는 저주(시 109)
1) 시편 109편 6-19절에 관한 연구사
2) 시편 109편의 본문연구
3. 하갈이 경험하는 ‘집단 괴롭힘’(창 16장)
1) 창세기 16장에 관한 연구사
2) 창세기 16장의 본문연구
4. 상호텍스트적인 연결(Intertextuelle Verknüpfungen)
1) 집단 괴롭힘과 갈등해결을 위한 대안: 탄원과 도망
2) 집단 괴롭힘과 갈등해결을 위한 대안: 돌아감과 약속
5. 나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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