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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리와 신학

기독교적 능력주의는 "선한 능력, 타자를 위한 능력"

by 데오스앤로고스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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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은 하나님의 선물이며, ‘책임’은 하나님께서 능력을 주신 자에게 부여하는 삶의 과제이다."

 

지금 능력주의 사회 아래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선한 능력’, ‘타자를 위한 능력’을 추구해야 한다."

 

"기독교적 능력주의 윤리-교육은, 타자를 위한 교회를 넘어 타자를 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시의 적절하고 긴급하게 요청되는 ‘교회론적 공동체 교육’이다."

 

*이 글은 한국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가치 있는 연구 결과물을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김성호 박사의 <능력주의와 그리스도인의 책임:디트리히 본회퍼의 '책임'과 '형성의 윤리' 개념을 중심으로>,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조직신학연구', 제42권(2022년).

 

김성호 박사(서울신대 연구교수)는 디트리히 본회퍼의 '책임'에 대한 이해와 '형성의 윤리'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능력주의 극복을 위해 '기독교적 능력주의 윤리'를 소개한다.

 

능력주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능력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설명하는 김 박사는 능력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탈능력주의', '소수집단 우대정책', '균형인사 제도', '시험능력주의의 극복' 등 대안을 소개함과 동시에 능력주의에 대한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한다.

 

 

책임과 형성의 윤리

그 대안은 바로 디트리히 본회퍼의 '책임'과 '형성의 윤리'다. 김 박사는 "본회퍼의 책임 이해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속한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주목하게 하고, 그 문제들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책임적 과제를 요청한다"라며 "그에게 있어 교회의 현실은 책임을 위한 근거였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본회퍼의 <윤리학> 원고에서 논한 책임 윤리는 예수의 성육신, 십자가, 부활의 형상이 그리스도인(들)에게 형성되어, 현실에서 ‘책임’이 구체화 될 수 있다는 담론이다"라며 "예수 그리스도가 그리스도인(들)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대리 개념은 선언적 담론에 그치지 않는다. 본회퍼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십자가, 부활의 형상이 형성된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어떻게 책임의 형태로 나타나는지 담론을 펼친다"라고 피력한다.

 

능력주의의 기독교적 대안
"형성된 책임"

김 박사는  본회퍼의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의 책임담론을 담은 형성의 윤리의 내용들을 ‘형성된 책임’이라고 밝히면서 능력주의의 기독교적 대안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형성된 책임'은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라는 것. 김 박사는 "본회퍼는 성육신을 예수 그리스도가 '현실적 인간'이 된 것이라고 규정했다"라며 "본회퍼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스스로 심판자가 되어 타자 위에 군림하려고 타자를 고발하는 자들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러나 그 방법은 신의 모습으로 더 큰 심판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 인간이 되어 고발당하는 그 인간들과 함께 고발을 당하시면서 심판자를 피고인으로 만들어버린다고 본회퍼는 이해했다"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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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선택이 아니다

결국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에 대한 형성된 책임은 첫째, 성육신적 형상이다.

 

김 박사는 "책임은 그리스도인(들)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공동체적 관계를 맺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서 예수가 했던 성육신적 윤리적 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능력주의에 맞서야 한다"라고 촉구한다.

 

본회퍼는 고통당하는 타자들과 함께 심판받는 심판자가 되어 저항하고, 인류애,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삶, 성육신적 책임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조세제도 개편, 평등을 위한 목소리 높이기, 공존교육을 대안으로 삼는 교회 밖의 목소리들과 함께, 본회퍼가 말
하는 성육신적 책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간멸시를 일삼는 능력주의에 저항해야 한디"라고 강조한다.

 

둘째, 책임된 형성은 '십자가의 형성'이다.

 

김 박사는 "인생을 성공이냐 실패냐를 이분화해서 생각하는 능력주의자들은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다"라며 "그러나 하나님에 의한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의 심판은 살인자의 형벌을 위한 심판이 아니라, 고통, 비참, 실패, 가난, 고독, 절망의 거룩한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심판이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십자가의 심판으로 인류는 자신의 참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김 박사는 십자가의 형성을 통한 능력주의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책임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능력주의를 정당화하며 성공지향적인 삶을 살아가는 자들을 십자가로 인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능력주의에 폭군적 공격에 의해 자신의 삶의 비관하며 절망하는 자들을 십자가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셋째, 형성된 책임은 부활의 형성이다.

 

김 박사는 "부활의 형성은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인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 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형성된 부활의 형성은 하나님 앞에서의 ‘새로움'이다. 구체적으로는 새로운 인간과 새로운 세상이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본회퍼는 새로운 인간이 현실과 무관하지 않으며, 죽음의 세상에서 숨겨진 채로 살아가는 인간이라고 말한다"라며 . 그 인간은 능력주의자들처럼 자신의 드러내는 일에 관심이 없다. 오직 타자를 위해 그리스도만을 드러내기를 원한다"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부활의 형상을 형성한 그리스도인은 능력주의를 향해 영원하리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영원하지 않은 마지막이 있는 ‘죽음’에 속한 것이라고 선포한다는 것. 결국 부활의 형성이 각인된 책임적 인간은 능력주의자들의 생명멸시와 생명유희를 고발하는데, 결코 그들을 방관하지 않고, 자신과 함께 계신 그리스도와 함께 새로운 인간이 되기 위한 부활의 장소로 그들을 안내한다는 것이다.

 

 

기독교적 능력의 윤리
"내 능력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김 박사는 "능력주의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 나의 능력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필요하다"라며 "‘하나님이 부여하신 선물로서의 능력’은,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자를 위해 사용되고 공유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김 박사에 따르면 바로 이것이 본회퍼의 ‘형성의 윤리’, ‘형성된 책임’에서 구상된 기독교적 능력의 윤리이다.

 

그는 "기독교교육학계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십자가, 부활의 형상이 형성된 그리스도인들의 책임을 교회와 학교에서 교육하면서 능력주의의 극복을 위한 노력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디트리히 본회퍼의 ‘형성된 책임’을 바탕으로 하는 교회 공동체의 ‘책임’교육도 시급하다"라고 촉구한다.

 

연구논문을 마무리하면서 김 박사는 "능력주의 사회는 불평등을 정당화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불평등은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타자를 위한 교회만이 진정한 교회이다'라는 본회퍼의 말은 능력주의 사회 앞에서 '타자를 위한 사회만이 진정한 사회이다'라고 바꿔 외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이어 "‘능력’은 하나님의 선물이며, ‘책임’은 하나님께서 능력을 주신 자에게 부여하는 삶의 과제이다"라며 "능력주의 사회 아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선한 능력’, ‘타자를 위한 능력’을 추구하는 현실적합한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연구논문 목차]

I. 들어가는 말
II. 능력주의란 무엇인가?
III. 능력주의의 쟁점과 대안들
IV. 본회퍼의 ‘책임’, ‘형성의 윤리’ : 능력주의에 대한 기독교윤리학적, 기독교교육학적 대안들?
V. 기독교적 능력의 윤리
VI. 나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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