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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사회•환경과 신학

기후위기 시대, 성경적 생태신학의 역할과 사명

by 데오스앤로고스 2023.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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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이 지난 5월 12일(금) 오후 3시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탄소중립, 생태정의, 녹색교회>를 주제로 제42회 영성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김영선 박사(협성대 명예교수), 전철 박사(한신대 교수), 박찬호 박사(백석대 교수)가 발제자로 참여했으며, 이승구 박사(합신대 교수)가 논평자로 참여했다.

 

포럼 전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는 "기후 위기 시대 속에서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생태윤리, 특히 생태정의가 요청된다"라며 "땅의 안식을 허용하는 생태정의와 비움과 검소, 온유함을 실천하는 생태윤리로 기후 및 생태위기의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오늘날 기독교 창조 신앙은 검소한 삶의 실천을 통해 생산과 소비문화 사이의 올바른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며 "인간만이 구원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도 구원의 대상이다. 개혁신학은 성경적 삼위일체론적 생태론적 관점에서 자연을 인간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친환경적인 태도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후위기, 지구보다 사람 걱정하라
기후변화와 생태위기, 사람이 해결해야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영선 박사<기후변화와 생태신학:기후위기 시대의 생태신학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온실가스 배출, 온난화, 폭염과 산불, 폭우와 홍수, 꿀벌의 실종, 열대 우림지역의 파괴 등 기후 변화 및 기후재앙의 원인을 설명한 김영선 박사는 "이제는 지구 위기보다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을 걱정해야 한다. 현재의 기후 위기는 막연하게 체감하는 불편이나 위기의식을 넘어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져오고 있고, 결국 사람이 생존하기 어려운 생태계를 가져오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친환경 경영 등 국제사회 및 기어들의 기후 테크 노력을 소개한 김 박사는 "기후변화로 우리의 지구는 '거주 불능의 지구(Uninhabitable Earth)'가 될 수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일으킨 주체가 인간인 만큼 이 문제를 푸는 주체도 인간이어야 한다"라며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신학의 역할과 과제를 제시했다.

 

 

인간에게 서비스하는 생태계

김 박사는 먼저 생물의 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생태계 서비스는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 인간에게 필요한 식량과 물 같은 자원을 제공해주는제공해 주는 ‘공급서비스’(Provisioning service)다. 둘째, 공기와 물을 정화하고 토양의 유실을 막아주는 등의 생태계 기능과 관련된 ‘조절 서비스’(Regulating service)다. 셋째, 사람들에게 쉴 수 있는 장소와 경관, 영감 등을 제공해 주는 ‘문화 서비스’(Cultural service)다. 넷째,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광합성 작용, 토양생성, 동식물들의 서식처 제공과 같은 ‘지원 서비스’(Supporting service)다.

 

김 박사는 "이 같은 생태계의 서비스 공급이 원활할 경우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삶을 위한 기본적인 물질을 공급받고, 건강을 유지하고 양질의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라며 "다양한 생물과 생태계 서비스의 기능과 가치는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자연자원이다. 지난 2022년 12월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생물다양성 협약 15차 총회(COP15)에서는 2030년까지 육지의 30%, 해양의 3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결의했다. 따라서 한국사회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써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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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신학의 재해석
삼위일체론의 재조명
모든 생명을 동등하게 대하라

김 박사는 "창조신앙은 우리를 온 생명(Global life)에 대한 책임 있는 존재임을 말하고, 생태적 책임이 그리스도인 우리에게 위임되었다고 고백한다"라며 "그동안 우리는 '만물을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관리하고 돌보라는 의미보다는 오히려 정복하고 지배하고 착취하라는 의미로 해석해 왔음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하나님은 인간에게 에덴동산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라'고 명하셨다. 이 말씀은 곧 세상을 ‘가꾸고 돌보라’고 명하신 것으로 재해석되어야 한다"라며 "새로운 창조신앙의 생명 논리는 모든 타자와의 친교 속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정복 논리를 '공존과 화해의 논리'로 전향하고, 자연을 그것(it)이 아닌 나와 너의 관계로 보면서 생태계의 불균형을 풀고, 탐욕과의 관계에서 패배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모든 생명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모든 만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상호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생태계의 제1 원리다. 생태계의 유지 방식은 상호 연결성, 상호 의존성을 벗어나지 않는다"라며 "기후변화로 인간에게 다가온 생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명에 대한 관계 맺기를 활성화하여 생태 문명으로의 전환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김 박사는 삼위일체론을 재조명했다. 그는 "성부, 성자, 성령은 상호 내주하기 위해 상호 헌신, 즉 페리코레시스를 이룬다. 페리코레시스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신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세 위격이 상호 간에 갖는 관계를 의미하는 그리스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부는 성자와 성령 안에 내주하기 위해 자신을 헌신하고, 포기하고, 거부한다. 성자도 성부와 성령 안에 내주하기 위해 자신을 헌신하고, 포기하고, 거부한다. 성령 역시 성부와 성자 안에 내주하기 위하여 자신을 헌신하고, 포기하고, 거부한다. 이처럼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은 상호관계(상호 내주, 상호 소통, 상호 순환)를 맺고 있다"라며 "이러한 삼위일체론의 의미를 통해 전 세계는 하나의 통합된 생태계로 이루어져 있고, 상호관계 안에서 존재하며, 상호관계에 의해 정의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피력했다.

 

김 박사는 또한 구원이 모든 피조물의 행복을 뜻한다면, 생태 신학은 우주론적 신학(cosmological theology)이어야 한다면서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동등하게 대하는 생명권 의식을 갖고, 탄소배출 최소화,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육식 줄이기 등 생활문명 양식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박사는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종교를 정신적인 초월적 영역으로 간주해 정치, 경제, 사회적인 영역으로부터 물러나 초연한 태도를 취해서는 현대사회가 만들어내는 생태계 위기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라며 "생태신학은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방책들을 제시하고, 그것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삶과 생명 그리고 생태계를 구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창조신학적 정직성으로 돌아가라

두 번째 발제자인 전철 박사<하나님의 영과 창조의 보전:탄소제로와 생태윤리의 전환을 향한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전철 박사는 미하엘 벨커(Michael Welker) 박사의 창조신학의 관점에서 기후위기와 지구위기에 문제를 신학적으로 성찰했다.

 

전 박사는 "오늘 생명과 지구의 위기의 시대에 아주 시급한 가장 중요한 신학적 임무는 성서전승이 제공하는 창조신학적 정직성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라며 "하나님의 창조는 자연과 우주 안에서 소멸되지 않고, 또한 보이는 세계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계도 다양한 영적 능력으로 창조하셨으며, 하나님께서는 그의 선한 영을 우리에게 나누고자 하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박사는 벨커 박사는 생태계 문제에 대한 몇 가지 신학적 관점을 소개했다. 

 

첫째, 벨커의 창조 개념에는 생태의 문제를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몇 가지 쟁점과 안목이 내재되어 있다.  그에 의하면 창조는 반응이다. 만약 하나님의 창조가 오늘 이 땅에 펼쳐지는 피조세계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유산은 성서의 전통에서의 긍휼과 자비와 연결된다는 것. 따라서 피조세계가 현재 처하고 있는 아픔과 고통, 더 나아가 창조주와 피조물이 거하는 무대인 생명의 공간이 축소되고 퇴락되고 있다는 현실은, 하나님의 무한한 창조가 더욱더 예견되고 작동되는 점임을 분명하게 드러내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둘째, 벨커는 성서의 전통에 존재하는 창조의 능력인 사랑의 대상을 더욱 피조물 전체로 확대해야 할 패러다임 전환의 과제가 있다고 봤다는 것. 결국  살아있는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동시에 인간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들과 사귐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셋째, 하나님의 사역은 문화와 자연과 상호작용하지만 거기에 환원되지는 않는다는 것. 벨커는 자연에 대한 낭만주의적 동경이나 자연화에 대하여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피조 세계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를 넘어서서 피조 세계의 위기에 가담한 복합적인 인간과 사회 공동체의 혼돈과 죄를 주목한다는 설명이다.

 

넷째, 벨커는 피조세계를 하나님의 형상의 능력으로 회복하게 하는 전환점으로 자발적인 ‘자기철회’를 제시한다는 것. 그는 창조세계의 위배는 전통적인 땅의 지배와 땅의 통치가 만들어 낸 산물이며, 자기 강화와 경쟁의 양식이 만들어 낸 총체적 결과물이다는 설명이다. 즉, 벨커는 하나님의 형상 속에서 전개되는 땅의 지배와 땅의 통치는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자기 철회를 통해서 새로운 생명의 전환이 이루어지는데, 자기철회의 능력은 하나님의 비움의 사랑이 보여준 가장 고양된 삶의 양식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지구 안에 존재하길 원하신다

전 박사는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기후위기를 둘러싼 생태학적 신학은 생명의 위기에 대한 보다 급진적 혹은 종말론적 감각을 요청한다"라며 "신학은 종말론적 시선을 품고 생명의 과정에서 피조세계 전체에 대한 통일성과 연대성을 해석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독교적 생태 문명으로의 전환은 이 땅위의 생명의 지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각성과 제도적 성찰을 요구한다"라며 "무엇보다 ‘비움’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자연과 생태에 대한 문명적 사유와 그 지혜로운 결합은 아마도 신학의 중요한 제안이자 과제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전 박사는 "지구 위기의 시대에는 더욱 더 생태계를 깊이 조명할 수 있는 종교와 신의 개념에 대한 영성적 재해석과 육화의 문화가 필요하다"라며 "우리는 '탄소제로'와 '그리스도의 몸' 사이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에 대한 더욱 깊은 과학적, 신학적, 영적 안목을 제공하면서 인간과 생명과 지구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가치와 대안적 패턴의 구축을 위하여 정부, 교육, 정치, 사회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전 박사는 " 생명 위기의 지구시대 하나님은 존재(Existence)가 아니라 고집(Insistence)이며, 이 고통과 위기의 지구 안에 존재하시기를 고집하신다"라며 "기독교 신학 또한 전통적인 자연신학에서 자연의 신학으로의 전환을 계시신학의 전 통과 유산 속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할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녹색교회운동, 신학적 검토 필요하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찬호 박사는 <녹색교회와 생명신학>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예장통합과 합동, 백석 등 여러 교단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 연합단체가 추구해오고 있는 녹색교회(생태교회)와 환경운동 사역을 소개했다.

 

특히 박찬호 박사는 "녹색교회 운동은 이념적으로 편향성을 갖지 않아야 하며, 생태신학의 주장이 범신론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만유재신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라고 당부하면서 녹색교회운동의 배후에 있는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는 신학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는 먼저 "녹색교회와 녹색당과 같이 생명신학에 잠재돼 있는 이념적인 편향성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녹색교회의 신학적 토대가 되는 생명신학이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라고 할 수 있다"라며 "또한 대부분의 생태론자들이 견지하는 만유재신론의 문제인데 어떻게 하나님의 초월성을 확보할 것이냐 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종말론과 관련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의 불연속성과 연속성에 대한 논의는 어려운 난제 중의 하나다"라며 "만약 이 세상과 오는 세상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모델에서는 환경문제에 대해 더 열심을 낼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의 환경문제를 위해 애쓴 것이 그대로 오는 세상으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지금 우리가 환경문제에 대해 제대로 응답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오는 세상에서 오염된 환경 가운데 살게 되는가? 그렇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환경문제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불연속성에 대한 논의를 무시하고 연속성만을 강조하고 이루어지는 논의에는 어느 정도의 제동장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와 관련하여 복음주의 권에서 보다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세 발표자의 발제에 대해 논평한 이승구 박사는 "자연신학이 아닌 성경적 신학으로 기후 및 생태위기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라며 "생태신학 및 녹색교회운동은 철저하게 성경적인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포럼 전 가진 기도회에서 '환경에 대한 청지기적 사명'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박태수 박사(한국성서대)는 "환경에 대한 청지기적 사명은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창조세계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라며 "하나님의 창조세계에서 인간이 독특한 위치에 있음을 인식하면서 하나님의 창조물인 자연환경을 섬겨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박 박사는 "환경에 대한 청지기로서 자연과 인간은 상호의존하며 생존하는 공동 운명체임을 생각하고 자연을 돌보면서 이웃을 사랑하는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라며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돌보는 것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고 이웃을 섬기는 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한국 교회가 생태친화적인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기독교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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