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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리와 신학

조나단 에드워즈의 구원론, 영적 교만과 겸손의 문제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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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론연구(6)

 

 

"에드워즈의 신학에서 겸손은 구원 얻는 믿음의 본질적인 요소임과 동시에, 성화의 과정에서도 참된 신앙의 본질을 구성한다. 에드워즈가 이렇게 겸손을 그의 구원론 전체에서 중요한 요소로 삼는 가장 큰 이유는 겸손이 철저하게 ‘하나님 앞에서’의 개념이고, 특히 사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되는 죄책 및 죄성과 관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겸손은 에드워즈의 신학에서 독특하게 강조되는 ‘신앙 감정’에 속하는 주요 덕목이다. 에드워즈가 강조하는 감정의 가장 큰 특징이 방향성, 습관성, 지속성, 활동성인 것 같이, 겸손도 일시적인 행동의 동기가 아니라 성도의 가난한 심령에서 나오는 습관적이고, 지속적이고, 왕성한 활동이다. 따라서 겸손은 말이나 표정을 통한 선언이나 표현에 멈추지 않고, 반드시 지속적인 삶의 열매를 맺는다."

 

한동수 박사(한국성서대학교 외래교수)는 한국개혁신학회(회장:이은선 박사, 안양대)가 지난 9월 4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서면 발표 형식으로 개최한 '제147차 정기학술발표회'에서 '조나단 에드워즈의 구원론에서 영적 교만과 겸손의 문제'라는 제목으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영적 교만과 겸손의 본질을 비롯해 영적 교만과 겸손이 구원 얻는 믿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한 한동수 박사의 주장을 일부 정리했다.

 

 

 

 

교만이란 무엇인가?

 

한 박사에 따르면 에드워즈는 "교만은 사람이 다른 모든 존재들 중에서 자기의 위엄을 칭송하거나 자기가 존경받을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마음의 습관이나 상태다"라고 정의한다.

 

특히 에드워즈는 교만의 근원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첫째, 교만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기가 그들보다 상대적으로 낫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자기의 지위를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온다. 

 

둘째, 더 직접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할 때, 우리가 흔히 이기적인 사랑이라고 부르는 자기애(self-love)에서 온다. 오직 자기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이나 다른 사람의 존귀함을 보지 못한다. 또한 하나님 앞에서 자기의 부패와 누추함도 인식하지 못한다. 

 

한 박사는 " 교만이 추구하는 것은 타자에게서 어떤 식으로든 높임을 받는 것이다. 그의 의견이 존중을 받거나, 타자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거나, 자기만 높아지려고 하거나, 타자보다 자기가 더 위대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 등을 가리킨다."라며 "이러한 속성은 회심의 문제에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낳고, 성화의 문제에서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많은 문제들을 일으킨다"라고 주장했다.

 

 

겸손이란 무엇인가?

 

에드워즈는 "겸손은 하나님 앞에서 자기가 무가치하며 비열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그에 합당한 마음의 자세를 갖는 것이다"라고 정의한다.

 

한 박사는 "겸손에 대한 에드워즈의 정의에서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라며 "첫째, 무엇보다 강조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다. 사람이 자기의 무가치함을 느낄 수 있는 비교 기준은 누구보다 우선적으로 하나님이다. 겸손은 무한하시고 아름다우시고 탁월하신 하나님 앞에서 자기의 무가치함을 인식하고 깨닫는 것이며, 하나님과 자신의 무한한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둘째, 겸손에 대한 에드워즈의 정의에서 또 다른 특징은 그것을 '마음의 자세'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겸손은 감정에 속한다. 에드워즈의 신학체계에서 참된 신앙은 대체로 거룩한 감정(affections) 안에 있다. 또는 감정이 지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 박사는 "에드워즈는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이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봤다"라며 "즉, 겸손한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자기가 미미하다는 것을 아무 부담 없이 마음 깊이 인정하고, 자신을 못 믿을 사람으로 여기고 오직 하나님만 신뢰하며, 자기가 어떤 선한 일을 하더라도 결코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거나 뽐내지 않으며, 자신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복종시킨다"라고 강조했다.

 

 

 

 

겸손의 모델은 '예수 그리스도'

 

한 박사는 "겸손은 하나님의 속성이 아니므로 하나님께서 겸손의 모델이 되지도 않으신다. 다만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서 가장 탁월한 겸손의 모델이다"라며 "그리스도는 참 하나님이시므로 성부 하나님처럼 겸손과 아무 상관이 없으셔야 하지만, 실제로는 완전한 사람으로 이 땅에 오셔서 그분의 모든 탁월함 중의 하나로 겸손을 갖추셨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즉, 에드워즈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모든 피조물에 비해 가장 탁월하시고 가장 영화로우신 하나님의 미덕과, 어떤 천사나 사람도 비할 수 없을 만큼 가장 겸손하신 피조물의 미덕을 겸비하신 분이다.

 

 

영적 교만과 믿음의 문제

 

한 박사는 "에드워즈는 영적 교만이 신앙과 관련해서 매우 심각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본다"라며 "즉, 영적으로 교만한 사람들은 자기만족에 빠져 있고 자기의 의를 자랑하기 때문에, 구원의 문제에서 결코 중보자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겸손과 믿음의 관계

 

반면, 겸손은 한 사람의 회심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한 박사에 따르면 에드워즈는 자신의 책인 『영혼의 겸손함』(The Soules Humiliation)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겸손의 필요성에 관한 이 진리를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마음이 그렇게 갖춰지고 준비되기 전에는 영혼 속에 어떤 믿음도 주입될 수 없기 때문이다. 준비가 없이는 완전함도 없다. 겸손해지지 않으면 높임을 받을 수 없다."

 

한 박사는 "에드워즈는 '한 사람이 회심을 하고 성화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죄를 완전히 죽이고(mortification) 제거하는(removal) 겸손의 역사가 선행해야 한다'라고 믿는 청교도의 후손으로 교리를 배우며 자랐지만 자기의 회심 경험에서 이러한 겸손(=두려움)을 회심의 전 단계로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회심의 단계를 정형화하는 것 같은 청교도들의 준비주의를 따를 수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에드워즈는 악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중보자로 온전히 바라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의 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반면, 은혜가 주입되기 전에 죄가 먼저 제거되어야 한다는 것을 성경이 결코 가르치지 않는다고 분명히 지적한다"라고 설명했다.

 

즉, 사람이 율법적인 역사에 의해 자기의 의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율법적인 회개를 통해 자기의 탐심을 벗어버리려는 노력도 할 수 있지만, 거기에는 아직 은혜가 있지 않다는 것.

 

한 박사는 "따라서 에드워즈는 겸손을 다시 정의하고, 그중에서 복음적인 겸손을 믿음의 본질 속에 넣는다"라며 "에드워즈에 따르면 겸손 안에 믿음의 행사(excercise)가 있으며, 겸손은 은혜의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에드워즈는 믿음과 겸손을 하나로 연결시킨다.

 

한 박사는 "에드워즈에 따르면 하나님께서는 죄인을 그의 죄로부터 구원하시기 위해 '영원한 형벌에 대한 경고를 받아들이는 것'과 '겸손'을 모두 똑같이 요구하신다는 것이다"라며 "에드워즈의 명제는 매우 선명하다. '그리스도를 참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겸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록 에드워즈가 믿음을 겸손과 동의어로 사용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에드워즈의 신학에서 겸손은 결코 믿음에 선행하는 예비적인 단계일 수만은 없고, 구원 얻는 믿음에 속하는 본질적인 요소라고 여긴다고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영적 교만과 성화의 문제

 

영적 교만은 자칭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에게서 종종 드러나는 악한 모습으로 그의 참된 신앙을 의심스럽게 한다. 한 박사에 따르면 에드워즈는 모든 교만 중에서도 영적 교만이야말로 여러 면에서 가장 가증스럽다고 본다. 인간의 다른 어떤 교만보다 더 깊숙이 감추어져 있어서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박사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영적으로 교만한 사람은 하나님의 위엄과 높으심에 대한 감각이 없어서 하나님의 위엄을 경외하지도 않고, 두렵고 떨림으로 하나님을 대하지도 않는다"라며 "에드워즈가 부흥 시대에 목격한 교만의 오류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자신이 하나님께 가까이 있기 때문에 미혹당하거나 마귀에게 오도될 위험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둘째는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자기의 잘못을 지적해줘도 자기만의 방식을 고집하면서 그들의 훈계와 조언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영적으로 교만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결코 경건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라며 "다른 사람들의 죄와 위선과 무기력함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조롱하고 빈정거리며, 다른 사람을 소홀히 여기므로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대화도 거절하며, 자기처럼 신앙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과만 가까이하여 그들과 교제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소외시킨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영적 교만은 그리스도 안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화합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분열시키고 소동을 일으킨다는 것.

 

 

겸손의 열매들

 

반면, 겸손은 전혀 다른 열매를 맺는다. 한 박사에 따르면 에드워즈는 겸손의 열매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겸손한 사람은 무엇보다 자기를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매우 냉정하게 판단하여 자신의 업적에 결코 경탄하지 않으며, 그것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하나님의 법에 비추어 볼 때 자기가 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느끼고,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신이 결코 거룩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참된 신앙을 가지고 참으로 겸손한 사람은 결코 자기를 겸손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를 낮추어 생각할 뿐 아니라 그런 자기가 겸손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이다.

 

한 박사는 "에드워즈에 따르면 겸손한 사람은 오히려 자기가 여전히 교만하다고 생각하며, 혹시 다른 사람이 자기를 겸손하다고 평가하거나 또는 그렇게 여길 만한 어떤 것이 있으면 그것이 얼마나 하찮은지 즉시 깨닫고, 오히려 더 깊은 겸손을 사모하고, 그것을 추구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에드워즈는 참된 신앙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의 겸손에 대한 인식 차이는 결정적으로 자기의 죄에 대한 깨달음에서 온다고 강조한다.

 

한 박사는 "에드워즈에 따르면 정작 자기의 죄를 적게 깨달은 사람들은 자기가 죄를 많이 깨달았다고 교만한 생각을 하는 반면, 참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의 죄를 크게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자기들에게 그렇게 큰 깨달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겸손은 사랑이다

 

한 박사는 "에드워즈는 겸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방식이 사랑이라고 본다"라며 "그는 <사랑과 그 열매>에서 '사랑은 시기하지 않는다'(고전 13:4)는 성경 구절을 해설하면서, 사랑이 다른 사람을 시기하지 않는 특성이 그 경향성에 의해 직접적으로 나타날 뿐 아니라, '겸손'을 매개로 해서 간접적으로 나타난다고도 주장한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에드워즈는 "사랑은 겸손을 함축한다"와 "사랑은 겸손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다"라는 두 가지 명제를 제시한다.

 

한 박사에 따르면 에드워즈는 성도의 삶에서 사랑하고, 소망하고, 기뻐하는 것이 모두 어떻게 겸손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리스도에게 달콤한 향기가 되고, 하늘에 속한 달콤함과 향기로 그리스도인의 영혼을 채우는 모든 감정은 상한 심령에서 나오는 감정이다. 하나님을 향한 것이든 사람을 향한 것이든 참된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겸손한, 곧 상한 심령의 사랑이다. 성도들의 갈망은 아무리 간절하다 해도 겸손한 갈망이다. 그들의 소망은 겸손한 소망이다. 그들의 기쁨도, 심지어 그 기쁨이 말할 수 없이 영광스러울 때조차 겸손한, 상한 심령의 기쁨이며, 그리스도인의 심령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더 어린아이 같이 만들며, 보편적인 겸손함으로 행하게 하는 경향이 더욱 많다." (Edwards, Religious Affections, 339-40)

 

 

"한국교회, 겸손하라"

 

한편, 에드워즈의 구원론에서 중요하게 강조되는 '겸손'(사랑의 본질)에 대해 설명했던 한동수 박사는 결론 부분에서 "교회의 가르침이 세상의 평강과 복을 빌어주거나, 교인들의 심리적 안정을 꾀할 뿐 하나님 앞에서의 철저한 회개를 가르치지 않으면서 정작 세상을 향해서는 정죄하는 손가락질을 한다면, 세상뿐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교만한 집단으로 여기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 박사는 "교회는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부인하는 것에 관한 메시지를 선포하고 사모하는 방향으로 돌아서야 한다"라며 "한국교회는 과거와 현재에서 다툼과 분열이 일어나는 것이나, 지역교회 이기주의 또는 교파 이기주의 등에 빠지거나, 개인과 교회와 단체 등이 서로 경쟁적으로 사역하며 서로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많은 경우 등에 영적 교만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겸손한 사랑을 보여주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의 참된 연합과 바른 복음의 전파는 겸손한 사랑을 통해 이루어진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세상의 비판에 겸손하게 귀를 기울일 뿐 아니라, 교회 스스로 이 중요한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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