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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리와 신학

웨인 그루뎀의 영성, "기도, 영적 민감성, 말씀의 순종" 강조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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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그루뎀(Wayne Grudem)은 '영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그가 내린 기독교 영성은 개인의 기도 생활, 성령의 인도하심에 대한 영적 민감성, 말씀의 순종이라는 세 영역에 있어서 하나님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미국 복음주의 학회(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회장과 ESV 성경의 편집장을 역임한 21세기 미국 보수주의적 복음주의 신학의 대표자 중 한 명인 웨인 그루뎀의 영성을 살펴보는 시간이 진행됐다.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이 지난 9월 10일 오후 3시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웨인 그루뎀의 영성'을 주제로 제88회 월례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제공: 기독교학술원

 

 

웨인 그루뎀의 영성은?

 

이날 조동선 박사(한국침례신학대학교/조직신학 조교수)는 '웨인 그루뎀(Wayne Grudem)의 영성:기도,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함, 순종을 통한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 형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3권으로 구성된 <조직신학>의 저자 웨인 그루뎀은 복음주의 신앙과 개혁신항의 전통을 중시하면서 칼빈주의적 구속론, 성경의 무오성, 축자 완전 영감, 신자의 세례, 젠더 관계의 보완적 견해 등을 변호하는 성경적 교리를 체계화하려고 한 신학자로 알려져 있다.

 

조동선 박사는 "그루뎀의 영성은 개인의 기도생활, 성령의 인도하심에 대한 영적 민감성, 말씀의 순종이라는 세 가지 영역에서 하나님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대한 것이었다"라며 "그리스도인은 유럽과 미국식 기독교가 아닌 성경 전체가 제시하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온전한 순종을 통해 영적 삶을 살아야 한다. 특히 성경 전체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획에 순종하는 과정에 21세기 교회를 위한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포함되어야 함을 강조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루뎀은 기적적 은사(사도직 제외)와 능력을 오늘도 추구해야 한다는 은사주의에 동의한다"라며 "개혁주의 전통에 서 있는 그루뎀의 이런 은사주의적 신학을 은사주의적 개혁주의(Charismatic Reformed) 또는 새로운 칼빈주의(New Calvinism)라고 부른다"라고 설명했다.

 

조 박사에 따르면 그루뎀은 현재 파키슨병을 앓고 있지만 하나님의 섭리에 만족하며 현재의 시간을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루뎀 영성의 세 가지 특징
1. 기도생활

 

조 박사는 "그루뎀은 그의 조직신학에서 '기도'를 기독교 교리의 핵심 중 하나로 다루고 있다"라며 "그는 성경에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과 절대 주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도해야 된다는 순종의 중요성을, 즉 기도에 나타난 하나님의 경륜 전체를 보여주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루뎀은 하나님의 본질, 영원하신 작정이 바뀌지는 않지만 성경은 분명히 성도들의 기도를 받아들이신 하나님이 자신의 행동 방식에 변화를 주심도 가르치고 있다"라며 하나님은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서 자신의 행동방식을 바꾸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그루뎀은 모세의 기도로 이스라엘을 모두 진멸하지 않으신 하나님(출 32:14), 아모스의 기도로 이스라엘 심판을 유보하신 하나님(암 7:3~6), 롯을 향한 아브라함의 탄원(창 18:22~33), 히스기야의 구원에 대한 기도(왕하 19:14~20), 회개를 간구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용서의 약속(대하 7:14), 교회의 기도로 감옥에서 풀려난 베드로(행 10:7~10) 등을 예로 들며 성도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

 

조 박사는 "그루뎀의 관심은 기도에 대한 바른 교리적 이해뿐만 아니라 그 바른 교리적 이해로 실제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라며 "만일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하나님이 변화를 주신다면, 우리의 기도는 시간 낭비라든지 하나님 나라의 일을 단순히 준비하는 정도가 아니다. 기도가 바로 하나님 나라의 사역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루뎀은 기도를 단순히 의례적으로 해야 하는 종교의식처럼 인식해서는 안되고 실제로 기도에 힘써서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시길 간절히 사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루뎀은 치유를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가 실제로 치유를 위해 구하지 않기 때문에 치유의 은혜를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한다(약 4:2)"라며 "물론 때로는 현재적 치유가 하나님의 뜻이 아닐 때도 있다(고후 12:9, 바울의 기도).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병든 자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치유라고 말할 수 있다(요삼 2). 그루뎀은 하나님의 치유의 능력이 때로는 안수를 매개체로 일어날 수 있음을 주목한다"라고 설명했다.

 

 

2. 성령의 인도하심에 대한 민감성

 

조 박사는 "그루뎀은 성령께서 사람의 마음속에 교리적이거나 도덕적인 원칙을 생각나게 하셔서 그리스도인을 인도하신다는 것을 인정한다(요 16:13; 행 15:28)"라며 "다만 성령의 인도하심은 그 이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성령께서 우리에게 자신의 뜻을 직접적인 방식으로 소통하지 않으시지만 특별한 상황에서는 성경을 위배하지 않으면서도 성경에 추가적인 방식으로 우리를 직접 인도하실 수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데 중요한 통로가 예언이다. 그루뎀은 방언, 통역, 치유, 예언과 같은 기적적 은사들(사도직은 제외)이 성경의 완성과 함께 중단되었다고 주장하는 은사중지론자들에 반대한다"라며 "그루뎀은 특별히 예언을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삶의 상황에 처한그리스도인들에게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도록 해 주는 아주 유익한 은사로 이해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예언에 대한 그루뎀의 주장도 수용하기 어려운 점들이 많다. 그루뎀의 주장과 달리 성경에서 예언이란 하나님의 계시를 사람의 영혼이 해석하여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님의 계시이다'"라며 "그러므로 오류가 없는 계시를 받는 것과 오류가 있을 수 있는 계시의 전달에 대한 그루뎀의 이분법적 구분은 구약과 신약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3. 말씀에 순종하는 삶

 

조 박사는 "그루뎀에게 있어서 말씀에 순종하는 삶이 그의 영성에 가장 근본적인 요소일 것"라며 "교회가 언제나 믿어왔던 교리들 뿐만 아니라 이 세대에 등장한 새로운 이슈들에 대한 성경적 입장을 정립하고 하나님의 모든 경륜에 순종하여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이 드높여지는 것이 그루뎀이 가지고 있는 영적 삶의 궁극적 목표이다"라고 설명했다.

 

조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그루뎀은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영위하기 위한 독특한 실천적 모습을 추구했다.

 

첫째, 그루뎀은 자신이 수십 년간 가르쳐왔던 사상이라도 더 성경적인 근거가 있는 견해가 있다면 그 오래된 견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더욱 성경적인 견해를 힘써 증거 했다는 것.

 

조 박사는 "그루뎀은 2019년 미국 복음주의 학회에서 이혼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바뀌었음을 알렸다"라며 "2018년 출판된 그의 책 『기독교 윤리학』에서 이혼은 배우자의 외도나 불신자 배우자의 유기로 인한 두 경우만 성경적으로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1년 후 배우자의 학대를 세 번째 성경적 이혼 사유로 주장하였다"라고 설명했다.

 

둘째, 그루뎀은 하나님의 모든 경륜을 가르치기 위해 교회 목회자들 사이에 그리고 목회자와 회중 사이에 양 극단으로 치닫는 교회와 정치의 성경적 관계를 연구했다는 것.

 

조 박사는 "그루뎀은 무엇을 하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해야 한다면(고전 10:31) 그리고 교회 뿐만 아니라 정치도 하나님의 통치 영역에 속한 것이라면(엡 1:10 20-23)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정부나 정치인들의 정책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 박사는 결론 부분에서 자신의 발표한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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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뎀에게 성경적 영성은 기도,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함, 말씀에 대한 순종을 통해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영성의 영역들은 성경 전체에 드러나 하나님의 모든 경륜에 부합하며 성령의 능력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성경은 모든 것을 하나님이 창세전에 이미 작정하셨지만 동시에 그분이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셔서 자신의 행동에 변화를 주실 것도 작정하셨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간절히 힘써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힘써야 할 기도의 영역 중 하나는 특별히 치유를 위한 기도이다.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의 진리를 전파하고 가르치는데 집중하고 그 복음이 성령의 능력을 통해 입증되기를 기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사역에서는 복음이 치유의 기적을 통해 입증되었고 하나님께 영광이 돌려졌다. 한국의 보수적인 개혁주의나 근본주의 전통의 교회들이 귀 기울어 들어야 부분이다.

 

그루뎀은 성령의 인도하심이 성경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매우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성령이 직접적으로 주시는 내적인 인상(impression)들, 느낌들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과도하게 이성주의적으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제한한 문제에 대한 좋은 비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그루뎀이나 그와 같이 은사주의적 개혁주의자들에게는 이런 내적인 인상이나 느낌들이 예외적이거나 드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은혜의 통로로 제시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오류가 있는 신약 예언이라는 교리는 이미 은사주의 교회에서 실행되고 있는 오류가 있는 소위 예언 활동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렇다고 신약의 모든 은사들은 언제나 어떤 오류도 없이 시행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가르치는 은사와 설교의 은사는 오류의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이 진리를 품고 있는 한 그 부분만큼은 하나님의 은혜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루뎀이나 신 칼빈주의자들이 강조하는 예언이 신약 성경의 예언이 아니라 사실은 영적인 '인상들'(impressions)이라고 이해될 수 있다면 그루뎀과 고전적 의미의 개혁주의자들과 보수적 침례교회들은 성령께서 이 시대에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유익하고 거룩한 은사를 통하여 하나님의 백성들을 인도하심이 가능하다는 것에 동의할 수 있다.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고자 하는 그루뎀의 영성은 더 성경적인 견해를 전파하고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오래된 견해도 비판할 수 있는 용기를 그에게 주었다. 또한 논쟁이 될 수 있으며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는 주제라도 담대하게 선포해야 할 의무를 인식하게 도와주었다. 

 

정부가 부도덕한 것을 선전하는 정책을 세우거나 종교의 자유를 파괴하려는 독재 권력을 행사하려고 할 때 교회는 침묵해서는 안된다. 선한 일을 하도록 구원 받은 그리스도인은 정부의 정책들이 하나님의 뜻에 부합할 수 있도록 말씀을 더욱 연구하며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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