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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한국교회

20대 대선과 한국교회, "정치에 예수를 끌어들이지 말라"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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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예수를 끌어들이지 말라."

 

"정치에 개입하면서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지 말라."

 

"환경문제나 생태계는 경제적 논리에 쉽사리 무력화되고, 평화는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가짜’라고 호도되고 있다. 돈과 생존에 쫓기는 사람들의 약한 심리를 이용한 사악한 이간질이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의 토론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선 정국, 한국기독교'라는 주제로 대화모임을 갖고 있는 기윤실 및 크리스챤아카데미(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크리스챤아카데미가 지난 11월 16일(화) 오후 2시 대화의 집(유튜브 동시)에서 '대선 정국, 한국기독교'라는 주제로 대화모임을 가졌다.

 

이날 배덕만 박사(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수) '대통령 선거와 한국 개신교: 그 역사와 성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위험한 도박에 빠졌던 한국교회

 

 

1948년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시작해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한 배 박사는 "대한민국이 탄생한 이후, 적지 않은 수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개신교는 위험한 도박을 반복했다"라며 "때로는 생존을 위해 특정 정당과 후보를 지지했으나, 때로는 이념과 신념에 따라 위험한 선택도 마다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한국교회의 8가지 성찰 과제

 

 

배 박사는 지난 대통령 선거와 개신교의 상관관계에 대한 7가지 평가와 성찰을 제안했다.

 

배덕만 박사

첫째, 기존의 정치참여 방식을 재고하라.

 

오랫동안 당연시했던 특정 후보를 지지하여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것, 성직자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했던 것, 그리고 기독교정당을 창당하여 선거에 참여했던 것이 과연 정치적·신학적으로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냉철하게 성찰해야 한다는 것.

 

둘째, 선거에 적극 참여하라.

 

교회가 정치에 냉소적이고 무관심하면 그만큼 현실 정치의 부패와 부정은 강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바른 입장을 갖고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바른 정치 형성과 사회 발전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

 

셋째,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라.

 

종교와 정치 간의 관계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만큼 종교의 사명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윤리규범을 제시하는 데 있다는 것.

 

넷째, 사회통합을 위해 힘써라.

 

대선은 보수 세력과 진보세력이 갖고 있는 역사적 특수성으로 인해 더욱 격렬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더 이상 분열의 원인과 갈등의 촉매로 기능하지 말고, 화해와 상생의 중재자로 활약할 때라는 것.

 

다섯째, 정치에 예수를 끌어드리지 말라.

 

'신정정치'를 이유로 자신의 신앙과 정치를 연결하려고 하거나 어느 후보가 ‘우리와 같은 교인’이기 때문에 그를 밀어주어야 한다는 식의 붕당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라는 관점에서 정치 문제를 지나치게 신앙적 관점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것.

 

여섯째, 하늘의 뜻을 묻지 말라.

 

하늘의 뜻을 내가 얻었다는 따위의 오만불손한 태도는 기독교인이 버려야 할 가장 큰 오류 중의 하나인만큼 시대의 흐름과 사람의 마음을 읽으면서 교회연고주의나 신앙혈연주의를 내세워 특정 후보를 위한 투표를 주장하는 설교와 기도는 하지 말라는 것.

 

일곱째, 신자유주의 정권을 교체하라.

 

미국 발 신자유주의가 세계적, 시대적 당위로 한국사회를 강타함으로써 더 이상 진보와 보수의 차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에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닌 신자유주의 정권의 잘못된 방향을 바로 잡는 정권교체로 대선에 참여하라는 것.

 

여덟째, 새로운 역사신학 신학을 정립하라.

 

1970년대와 80년대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은 민중신학, 토착화 신학 등 한국적 신학에 대한 고민을 토대로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것처럼, 물질적 가치가 정신적 가치를 압도하고, 사회의 양극화는 극심한 2000년대에 맞는 새로운 역사참여 신학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

 

 

 

내년 3월 '20대 대선'
교회, 이익집단을 넘어서라

 

 

내년 3월 9일에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 배덕만 박사는 "이번 대선을 통해, 개신교는 특정 이념 및 정당과 자신을 배타적으로 동일시해왔던 오랜 관행을 청산해야 한다"라며 "과거 반공, 친미, 친자본의 전위대로서 특혜와 특권을 부여했던 특정 정권 및 이념과의 밀월관계도 청산하고 철저하게 백의종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당분간 광장에서 함성을 멈추고, 골방에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라며 "이익집단의 한계를 넘어 보편적이고 공적인 종교로 성숙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대선에서 개신교가 보여준 모습은 과거에 향유하던 특권을 유지 혹은 회복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정치 집단과 다르지 않았다"라며 "이기적 욕망으로 끊임없이 분열하고 갈등하는 세상에서 보편적 가치와 공적 진리를 전파하여 상생과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개신교의 역할이다"라고 촉구했다.

 

 

 

한국교회, 반성해야 한다

 

 

김선욱 박사

김선욱 박사(숭실대 교수/철학과)는 '대선 정국과 한국의 교회들'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대선 정국을 맞아 한국 교회들의 반성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해 언급하면서 "드라마 등장인물 가운데 등장하는 기독교인의 모습은 현실의 기독교인들을 당혹스럽게 한다"라며 "244번은 자기 신앙에만 몰두할 뿐 이웃을 향한 윤리적 시각은 완전히 망각한 인물이다. 240번은 어머니를 죽이고 자신을 성폭행한 목사인 아버지를 칼로 죽인 여성이다. 결박당한 채 길바닥에 버려진 주인공의 안대를 벗겨주며 예수를 믿으라고 하고는 사라지는 전도자도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드라마에서 줄다리기와 유리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에 등장하며 기독교 윤리의 이중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라며 "줄다리기 게임에서 상대방을 몰살시키고 극적으로 생존한 후 '주님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하고, 주변의 비난에 대해서도 자기변명을 하는 등 드라마 속에서 오늘날 한국교회의 '기독교 윤리의 이중성'을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독교 신앙의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정치참여를 제대로 논할 수 있으려면, 세속적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고 있는 교회 혹은 집단들의 그 영향력의 본질을 제대로 폭로해야 한다"라며 "주인과 노예로 비유하는 신자의 신앙적 태도, 왕국 개념으로 형성된 기독교적 이상향, 통치, 다스림, 지배, 왕 등의 개념으로 자연스레 형성되는 수직적 위계 의식 등, 교회의 언어에 대한 정치적 반성을 통해 신앙인의 정치적 상상력에 씌워진 굴레를 벗어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정치이념 감시하고 비판하라

 

 

한편, 배덕만 박사의 발표에 대해 논찬한 장동민 박사(백석대 교수/역사신학)는 "초월적 가치를 지닌 기독교는 기존 정치 이념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현실 정치가 기독교로부터 제공 받은 가치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기성 정치로 제도화되면서 권력을 남용하지는 않는지, 내부적 타락이 있지 않은지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로부터 멀어진 왜곡된 역사를 비판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라며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성경의 기독교를 회복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즉, 성경은 개인주의도 아니고 획일적 집단주의도 아닌,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고 섬기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등 세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한다는 것.

 

또한 기독교는 자기비판을 가능하게 하는 합리성을 갖고 있고, 기독교의 핵심적 가르침인 ‘은혜’의 교리는 능력주의를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 

 

장 박사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종말론적 소망은 모든 패배주의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된다"라며 "기독교는 좌우의 이념을 뛰어넘어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혐오를 극복하고 서로 사랑하는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의 존재이유를 찾아라

 

 

김선욱 박사의 발표에 논찬한 김성경 박사(북한대학원대학교)는 "사실 문재인정부가 출범했을 때만 해도 기존의 기득권에 대한 반감과 새로운 사회 구현이라는 가치와 이상이 어느 정도 합의된 상태였다'라며 "하지만 불과 5년 만에 사회적 합의는 정치적 대결로 변질되었으며, 상당수의 시민들이 더 이상 가치나 이상에 대한 고민보다는 생존을 보장해줄 수 있는 정권 혹은 개인의 자산 증가를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는 정치 세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김 박사는 "지난 5년 한국의 교회들은 어디에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교회가 특정 계층의 사회경제적 교류의 장이 되거나 이들이 편안하게 여기는 가치와 규범을 정당화하는 일에 골몰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은 ‘시대적 인식과 정치적 감수성의 스펙트럼’ 안에서 교회는 신앙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 한국 교회의 정치 참여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성찰하는 것, 교회에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는 권위주의와 가부장적 문화 규범을 개혁하는 것, 그리고 정치 갈등의 이슈가 되어 버린 몇몇 첨예한 의제를 소통과 대화의 영역으로 구출하는 것 등이 요구된다"라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지금 환경문제나 생태계는 경제적 논리에 쉽사리 무력화되고, 평화는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가짜’라고 호도되고 있고, 돈과 생존에 쫓기는 사람들의 약한 심리를 이용한 사악한 이간질이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다"라며 "이권과 세력의 논리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가치에 대한 토론에 교회가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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