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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목회와 신학

기독교 메타버스의 위험성, '디지털 가현설'에 빠져 교회공동체와 예배 제한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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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연구(64) * 


 

 

"메타버스 속에서 몸으로 경험할 수 없는 기독교 공동체를 이루겠다며 교회의 실제적 실체가 없어도 기독교 공동체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견해는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실제 사건이 아닌 눈으로 보이는 환영이라고 주장했던 가현설(docetism)과 다를 바 없다."

 

"제한된 영역 내에서 기독교 공동체가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 될 수 있겠지만 메타버스의 교회가 실재적 교회를 대체하고 그 안에서 신자의 아바타를 통해 예배를 드리는 것은 교회공동체와 예배의 진정한 의미를 제한시키는 매우 위험한 시도가 될 것이다."

 

 

 

 

 

 

기독교 메타버스 공동체와 디지털 가현설의 위험성에 대한 실천신학자 김형락 박사의 주장이다.

 

김형락 박사(서울신대 교수/실천신학)는 "가상현실이라는 기술의 발달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일부 기독교 공동체가 온라인 예배를 표준 예배로 삼고 온라인 내의 메타버스 기독교 공동체를 구현해보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가상 세계만을 추구하는 극단적 메타버스 기독교 공동체는 ‘디지털 가현설(digital docetism)’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기독교 메타 버스 공동체의 도입은 그 신학적 제한성을 인정하고 그 영역 안에서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히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김형락 박사의 <기독교 메타버스(Metaverse) 공동체와 예배에 대한 연구>, 한국실천신학회, '신학과 실천', 제76권(2021년).

 

코로나19와 메타버스의 만남
그리고 실제적 고민

 

코로나19 상황 가운데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목회적 현실을 진단하면서 온라인 예배의 신학적 정당성과 관련된 토론의 확산, 가상공간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 등 온라인 예배의 표준 설정과 관련된 신학적, 목회적 흐름과 관련해서 김 박사는 "가상 세계만을 추구하는 기독교 공동체의 극단적 메타버스화는 ‘디지털 가현설(digital docetism)’에 빠질 수 있다"라고 주장하며 연구논문의 방향성을 설명한다.

 

메타버스의 등장과 발전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는 김 박사는 "메타버스에 관한 무한한 기대와 관심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관계망 형성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시장이 커지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라며 "메타버스의 발전은 사람 사이의 관계와 사람들의 모임인 공동체에 대한 개념에 도전을 하고 있다"라고 진단한다.

 

이어 "메타버스 내의 관계나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진 공동체가 대면과 접촉을 중심으로 하는 관계와 공동체를 대체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대두될 수 있고, 메타버스 내의 관계와 공동체가 현실 세계의 관계와 공동체를 완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라며 "메타버스의 도전이 과연 교회공동체의 변화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시점에 와 있다"라고 설명한다.

 

 

 

 

 

'메타버스 공동체' 관심 증가

 

김 박사는 "아직까지 국내외적으로 교회공동체가 메타버스와 연관되어 완전한 가상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예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한국교회의 경우 온라인 예배를 좀 더 강화할 예배 플랫폼을 찾으며 메타버스와 가상현실 기반의 예배와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교회공동체 내에서 예배와 교육의 영역에서 메타버스의 도입은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더욱 발전해갈 가능성이 높다"라며 박종환 박사(실천신대 교수)의 '디지털 의례: 노마드 공간과 몸의 담론(기사보기)'이라는 연구논문(2021년 한국설교학회와 한국예배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을 인용하면서 기독교 공동체의 대안으로서의 메타버스 공동체에 대한 가능성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설명한다.

 

 

 

 

[상] 뉴노멀 시대의 예배와 설교: 예배학자가 말하다

한국설교학회(회장:서동원 목사, 은혜감리교회)와 한국예배학회(회장:최진봉 박사, 장신대)가 지난 1일 오전 10시 경기도에 위치한 설교하우스에서 '뉴노멀 시대의 예배와 설교'를 주제로 공동학

www.theosnlogos.com

 

 

 

실재적 교회 VS 메타버스 교회

 

'메타버스 교회는 신자의 공동체인 교회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김 박사는 "메타버스 교회는 사람들 간 물리적 공간의 제한을 넘어 새로운 관계를 맺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라며 "익명성이 존재하기에 나를 드러내지 않고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고 그렇기에 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을 가상의 교회로 이끌 수 있다. 어쨌든, 메타버스 교회는 신자에게 그들의 의지적 참여에 의해 만들어진 온라인 모임을 제공한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말 메타버스 공동체의 모임과 실재적 교회의 모임이 같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며, "신자의 모임이라는 개념은 그저 어떤 한 장소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육체적 이동이라기보다 그들의 삶의 자리에서 경험한 그들의 실존의 현장으로부터 모임의 현장으로 가져오면서 모이는 것을 의미한다. 신자들은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느낀 기쁨, 슬픔, 환희, 고난, 고통, 분노, 두려움 등의 감정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모인다. 이것이 바로 교회공동체의 출발점이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성도의 모임 속에서 그리스도를 본받는 행위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그리스도의 용서를 경험하고 또한 실천하는 경험은 실제적 성도의 모임을 통해 경험되고 실현된다"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실제적 만남이 교회 공동체에서 없어지고 가상의 모임이 교회 공동체로 대체될 경우 성도의 감정들과 경험 그리고 인간의 실존은 제대로 표현될 수 없다. 아무리 기술적인 발전이 있다 하더라도 메타버스의 모임이 실제적이고 육체적 만남과 접촉을 통한 공동체의 감정을 그대로 상호 간에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한다.

 

 

 

 

 

 

메타버스 교회, 
'그리스도와의 연합' 불가능

 

메타버스의 아바타는 실제적 모임의 부분적이고 제한적 기능만을 감당할 수 있을 뿐 자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설명한 김 박사는 "교회와 그리스도의 몸과의 연관성을 생각한다면 교회의 가시성과 실재성을 배제한 교회가 성립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못박는다.

 

김 박사는 "이 땅의 교회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성육신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주심의 극치는 성육신과 십자가 사건이고, 교회는 이를 기념하며 주님의 임재를 느끼며 그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사건에 참여하게 된다. 따라서 신자의 모임인 교회는 성례전을 통해 교회의 일원이 되며 가시적이고 실재적인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상징을 먹고 마심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즉, 메타버스 교회는 이와 같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추구하는 가시적이고 실재적인 교회공동체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

 

 

 

메타버스 예배,
'응답의 참여 부재와 결핍'

 

메타버스 교회 예배와 관련해서 실제적 체험(만남과 체험을 통한 관계와 교통)에서의 예배를 강조한 김 박사는 "예배에서 인간의 경험뿐 아니라 예배를 통한 인간의 응답 혹은 참여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라며 "메타버스 교회에서 진행되는 예배에서도 참여자는 개인의 자리에서 찬양과 감사의 응답을 할 수는 있으나, 이는 개인적이며 공동체적이지는 않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운동 경기의 관람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할 수 있지만 예배는 그 본질을 추구하기 위해서 분명히 공동체의 응답과 참여가 강조되어야 한다. 따라서 기독교 메타버스 공동체의 예배는 응답의 문제에 대한 한계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김 박사는 '성례전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메타버스 교회 내에서 성례전은 성도들로 하여금 주님의 몸과 연합하는 참여를 제한시키는 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라며 "한 사람의 신자가 탄생하는 이 신비의 성례를 메타버스 내의 아바타에게 세례를 주는 것으로 대체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성찬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한다.

 

 

 

 

 

 

 

메타버스 교회,
'가현설'과 다를 바 없다

 

김 박사는 "메타버스 속의 교회는 실제 교회의 가장 중요한 기초,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부터 시작된 공동체를 구현할 수 없다"라며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육신을 입어 오셨고 인간을 육신으로 만나셨고, 그 육신을 희생함으로 구원을 이루셨는데 이러한 그리스도의 실체를 디지털 세계에서만 인지되는 그러나 몸으로 경험할 수 없는 기독교 공동체를 이루겠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교회의 실제적 실체가 없어도 기독교 공동체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견해는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실제사건이 아닌 눈으로 보이는 환영이라고 주장했던 가현설(docetism)과 다를 바 없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초기 기독교의 가현설은 플라톤주의의 이분법적 세계관에 입각한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이었다"라며 "메타버스 교회와 예배는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 이루어진 교회의 실제성을 부인하는 것이며 성도들의 실존을 부인하고, 교회의 기능을 디지털 세계에만 한정시킨 디지털 가현설(digital docetism)로 여겨질 수 있다"라고 피력한다.

 

 

 

메타버스의 '제한적 도입'

 

연구논문을 마무리하며 김 박사는 "만약, 교회가 단순하게 예배를 드리기 위한 신자의 모임이고, 예배를 드리는 것을 교회에 모여 정해진 예배 순서를 참여하고 선포된 말씀인 설교를 듣고 기도하는 것만으로 생각한다면 메타버스 교회도 기독교 공동체로 이해할 수 있고 그 예배를 드리는 것도 예배 행위로 간주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기독교 예배의 참여라는 것은 물리적이고 실재적 공동체의 모임을 전제로 형성되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형성과 응답과 참여, 그리고 이웃 사랑의 원천이 되는 과정의 실체이기에 메타버스 예배는 온전한 기독교 예배가 될 수 없다"라고 강조한다.

 

이어 "제한적인 면에서 메타버스의 도입은 가능하다. 교회 내에서도 교육적인 영역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으며 교회 공동체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공동체를 제공할 수 있다"라며 "메타버스의 교회가 실재적 교회를 대체하고 그 안에서 신자의 아바타를 통해 예배를 드리는 것은 교회공동체와 예배의 진정한 의미를 제한시키는 매우 위험한 시도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김형락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I. 들어가는 말: 연구 주제와 선행 연구
II. 메타버스의 등장과 코로나 19의 만남
1. 메타버스의 등장과 발전
2. 코로나 19의 환경 속에서 메타버스의 도전
III. 기독교 메타버스 공동체의 가능성과 신학적 고찰
1. 교회의 대안으로써 기독교 메타버스 공동체에 대한 가능성
2. 모임의 공동체로서 실재적 교회와 메타버스 교회
IV. 메타버스 교회의 예배
1. 정보를 통한 체험적인 예배
2. 메타버스 예배에서 응답과 참여의 부재 혹은 결핍
V. 나가는 말: 기독교 메타버스 공동체와 디지털 가현설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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