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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목회와 신학

코로나19 시대의 예배, "집과 모니터도 성스러운 예배 공간"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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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연구(14)

 

 

Q. "왜 개신 교회는 ‘오직 믿음’을 강조하는 종교개혁의 신학 전통, 즉 공간과 의례에 덜 매이는 신학 전통을 지녔으면서도 비대면 예배를 받아들이는 데 진통을 겪었을까? 왜 주일성수라는 시간적 규범이 공간을 고수하는 규범으로 변형되어 나타나게 되었는가?"

 

A. "한국교회 안에는 종교개혁의 신학적 이상과 일치하지 않는 한국 기독교의 현상 나름의 맥락이 존재한다. 그것은 근대 한국종교사에서, 그리고 기독교사에서 '자리 중심'의 종교문화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온라인 중심의 '비대면 예배'보다 예배당 중심의 '대면예배'를 고수하는 한국 교회의 목회적, 신앙적 분위기, 또한 '대면예배'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한 종교학자의 질문이며, 그에 대한 분석이다.

 

"코로나 시대의 종교와 공간"

 

지난 15일 한국종교문화연구소(소장:이진구)가 주관하고, 종교문화비평학회가 주최한 '2021년 상반기 정기심포지엄'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날 '코로나 시대의 종교와 공간'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방원일 박사(숭실대 HK연구교수)는 코로나 상황에서 비대면 예배를 둘러싼 논쟁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로 한국 종교와 단단히 결박되어 있든 건물과의 결속을 일시적으로 와해됐다. 온라인 공간의 적극적 활용으로 종교와 공간 공간 관계의 재조정 국면을 겪으면서 종교계와 종교학계는 종교와 종교적 공간에 대해 되물을 기회를 얻게 됐다"며 위와 같은 질문과 그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코로나19 전에도
비대면예배 시행"

 

방원일 박사의 결론은 간단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대형 교회들은 여러 부속건물에 교인들을 분산 수용했고, 성도들은 부속 건물의 교회 의자에 앉아서 텔레비전 모니터로 예배에 참여하는 등 비대면 예배를 드렸다는 것이다. 즉, '그 때'나 '지금이나' 예배 공간의 변화는 특별한 차이가 없다는 것. 물론 코로나19로 유튜브, 줌, 카카오, 라이브톡 등의 플랫폼 위에서 새롭게 구현되며, 예배 공간이 훨씬 더 확장됐을 뿐이다.

 

방 박사는 "기술의 발달로 한국 교회는 예배 방송송출 시스템을 완비한지 오래되었지만 교회 건물에 와서 그것을 시청해야 주일성수가 된다는 신념체계가 유지되었을 뿐"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예배자들에게 예배 개념이 확장되어 있고, 종교 공간도 확장되고 있다. 공간에 매이지 않고, 공간을 넘어서는 종교적 사유의 확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과 모니터도
성스러운 공간"

 

특히 "이제 집과 모니터를 성스러운 공간으로 인식하는 유연성이 생기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일상이 회복된 이후의 교회 예배와 공존하면서 새로운 공간 관념을 형성할 것이고, 종교학 이론 역시 이러한 변화를 담아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조너선 스미스가 말했듯이 성스러운 장소는 무언가를 성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초점 렌즈의 역할을 한다. 어떠한 사물은 ‘거기 있음’으로써 성스러워진다. 다만 이제 ‘거기 있음’을 물리적 참여만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매개된 참여를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왜 대면예배를 고집할까?"
"예배당 건물은
종교의 가시적 상징"

 

이날 방 박사는 "한국 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는 것은 현재 신학계가 제기하고 있는 비판"이라며 "하지만 한국 교회는 신학적 이상과 일치하지 않는 한국기독교 현상 나름의 맥락이 존재한다. 근대 한국종교사에서, 그리고 기독교사에서 자리 중심의 '종교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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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리중심'의 종교문화 형성은 19세기 말, 20세기 초라고 분석했다. 근대적 종교개념은 기독교를 기본 모델로 형성됐고, 대중적으로 기독교의 존재는 교회건축을 통해 형성됐다는 것. 특히 서울에서 1887년부터 건립준비를 했던 명동성당은 1898년 완공, 개신교에서 정동교회는 1897년 완공되는 등 대규모 교회 건축은 대중에게 종교가 존재한다는 가시적인 상징물이었다는 설명이다. 

 

방 박사는 "한국 개신교 성장의 역사는 교회 건축의 역사로 설명될 수 있다. 한국 개신교회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네비우스 선교정책은 토착 교인이 주체가 되어 전도하고 교회를 세우고 운영하는 자전(自傳), 자립(自立), 자치(自治)의 원칙으로 구성된다. 그중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의 도움 없이 한국 교인들끼리 돈을 모아 교회 건물을 건축한다는 원칙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토착 교회 성장은 교인을 모집하고, 열정적으로 헌금을 하고, 교회건물로 초가를 마련하고, 기와집을 짓고, 교인이 늘어 예배당이 좁아지면 새로 신식 예배당을 짓는 이야기로 구성된다. 1910년대, 20년대의 <기독신보> 교회통신란은 부흥회로돈을 모아 예배당을 신축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초기부터 확립된 예배당 건축 중심의 교회문화는 1970년, 1980년대 한국 교회 급성장기에 더욱 강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 가치의 상승과 더불어 대형교회는 개신교 성장의 신화적 모델을 형성하였다. 교회 재정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 구입과 건축에 투자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큰 교회로 성장하는 예배당 중심의 교회 문화는 초기 성장부터 쌓아 올린 경제적 구조의 산물이다. 최근에 대형교회 패러다임을 극복하기 위해 작은교회 운동 등의 대안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교회 건물에 집중된 신앙의 힘은 여전해 보인다"며 여전히 건물에 집착하는 한국 교회의  목회적, 신앙적 풍토의 한계성에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방원일 박사는한국 교회는 초기부터 건물 등의 '공간'을 소중하게 여겼다고 설명했다.

 

 

"중심이 흔들린다?"
"공간 넘어서는 종교적 상상력"

 

신앙인들은 보통 '성스러움'을 무질서한 공간보다는 건물과도 같은 '특정한 공간'에서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대적 변화에 따라 성스러운 중심이 되는 공간이 파괴되는 등 상실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방 박사는 "성스러운 중심이 상실되었다고 해서 종교적 삶이 끝장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실은 자리에서 벗어난 상태에 관련된 새로운 종교적 상상력을 촉발한다. 이러한 변화를 이론화하는 것이 코로나 시대의 종교학에 주어진 숙제"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종교적 중심이 상실된 가장 유명한 사례는 유대교의 예루살렘 성전 파괴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후에 성전이라는 정해진 장소가 아니라 율법의 세세한 규정들이 실천되는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 중심 공간의 상실이 종교의 파국이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종교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

 

방 박사는 "코로나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광경은 확실히 새로운 것이다. 이전에도 인터넷이 종교활동에서 필수적인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종교적 메시지를 소통하는 수단으로서, 하나의 새로운 매체로서 인식되는 정도였다"며 "현재는 이러한 경계가 희미해졌을 정도로 인터넷과 교회가 한 몸이 된 상황이다. 더군다나 코로나 상황은 디지털 세계가 종교에 보완적인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코로나 시대, 한국 교회는 '온라'도 성스러운 공간, 예배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 박사가 발표한 내용의 결론은 이미 기사 위에 언급했지만 다시 한번 정리해봤다.

 

"현재 예배자들의 예배 개념이 확장되고 있고, 종교 공간이 확장되고 있다. 공간에 매이지 않고, 공간을 넘어서는 종교적 사유의 확장이 가속화되고, 집과 모니터를 성스러운 공간으로 인식하는 유연성이 생기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일상이 회복된 이후의 교회 예배와 공존하면서 새로운 공간 관념을 형성할 것이고, 종교학 이론 역시 이러한 변화를 담아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조너선 스미스가 말했듯이 성스러운 장소는 무언가를 성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초점 렌즈의 역할을 한다. 어떠한 사물은 ‘거기 있음’으로써 성스러워진다. 다만 이제 ‘거기 있음’을 물리적 참여만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매개된 참여를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해야 한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와 종교문화비평학회의 '2021년 상반기 정기심포지엄'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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