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목회와 신학

인터넷 설교,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 없는 ‘온라인 종교’ 양산

by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5.
728x90
반응형

 

 

* 설교연구(11) * 


 

 

온라인 종교 시대의 인터넷 설교와 설교 표절 / 김대진 박사(고신대)

 

2014년 11월 28일 기사

 

“온라인 종교 시대의 인터넷 설교는 단순히 설교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하나님과의 관계를 대체하는 대체 종교로서의 온라인 종교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대진 박사(고신대)는 “실제로 오늘날의 인터넷 설교는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통해 나온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 없는 설교자료들을 제공한다”며 “하나님의 말씀과 단절된 종교적 체험을 불러 일으킨다는 측면에서 인터넷 설교에 의한 설교 표절 행위 또한 바알숭배와 유사한 신학적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설교 표절의 문제는 심각한 신학적 위험성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정직성의 상실로 인해 사회의 지탄을 받는 부정한 행위에 속한다”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인터넷 설교 운영의 방향을 바꾸어야 하며, 설교자들 또한 표절 설교가 아닌 본인이 직접 준비한 설교를 하도록 교육함으로써 설교자의 정체성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김대진 박사는 한국설교학회(회장:김운용 교수, 장신대)가 지난 22일 장신대에서 ‘소통환경의 변화와 설교’를 주제로 개최한 ‘제20차 가을학회’에서 ‘온라인 종교시대의 인터넷 설교와 설교 표절’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박사가 발표한 내용을 요약해 정리했다(내용의 원활한 게재를 위해 각주 및 참고문헌은 생략).

 

 

# 급변하는 소통환경과 설교

소통 기술의 발전이 소통 환경의 변화를 가져오고 소통 환경의 변화가 교인들의 신앙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여 유명 설교자들의 설교를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설교자들 또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터넷 설교 영상과 자료들을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통상적으로 인터넷을 통해서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설교 동영상과 설교 원고 등을 인터넷 설교라고 지칭한다. 이러한 인터넷 설교들을 모아 놓은 전문적인 인터넷 설교 웹사이트들도 많이 생기고 있다. 결국, 소통 환경의 요소가운데 하나인 인터넷 설교가 오늘날의 설교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인터넷 설교는 설교 정보의 과잉생산이라는 요소로 설교자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터넷 설교로 말미암아 오늘날의 설교자들은 대량으로 유포되는 다른 설교자들의 설교를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의 홍수라는 말처럼 설교자들은 설교 정보의 홍수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설교정보의 홍수는 설교 정보의 왜곡 현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과잉정보로 인한 정보 왜곡이라는 현상에 대해서 W. Walker는 “문화적 난교( Cultural promiscuity)”, “조작”, “편집”, “가상현실”과 같은 용어들을 동원하여 그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런 과잉정보로 인한 정보 왜곡의 위험성은 다음과 같이 설교자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문화 속에서 설교자들도 성경이 말씀하는 본질에서 떠난 자료들을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사용하게 되는 위험성에 노출된다. Innis가 일찍이 현대 언론의 부정적 측면을 언급하면서 현대문명이 정보 전달의 공간적 확장성에만 집착하는 현재 중심적 사고 (present-mindedness)를 더욱 조성한다고 진단했다. 이런 현재 중심적 사고는 전자 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심화된다. 이런 사고방식은 현대의 설교자들로 하여금 시간을 초월하는 영원한 진리나 근본적인 가치에 집중하기보다, 당면한 작금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미봉적이고 단편적인 정보 수집에 집착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대량 생산되어 쉽고 빠르게 유포되는 설교 정보가 조작되고 편집되고 문란하게 섞여서 성경이 가르치는 본질적인 메시지와는 다른 어떤 것들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정보 기술의 문화적 경향은 오늘날의 설교자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미봉적이고 단편적인 정보 수집에 집착하는 오늘날의 설교자들에게 인터넷 설교는 하나의 대안이 된 것같이 보인다.

# 인터넷 설교와 설교 표절

인터넷 설교는 오늘날의 설교자들이 처한 현실적 문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해 주는 대안으로 등장했다. 오늘날의 몇몇 설교자들은 인터넷 설교를 통해서 설교를 준비한다. 어떤 인터넷 설교 사이트는 설교 준비에 대한 나름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설교는 창작이 아니다. 논문은 자기의 사상을 밝히는 주장과 창의성이 있어야 하지만 설교는 목사의 창의적이고 주관적인 자신의 사상이나 입장을 펼치면 안된다. … 목회자는 하루에도 몇 편씩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데 바쁜 목회 일선에서 매번 영감을 받아 창작하는 마음으로 설교를 준비하기란 참 어려운 것입니다. 자신의 잠재의식에 불완전하게 저장된 내용을 억지로 떠올려 설교를 창작으로 생각하고 작성하는 사람과 인터넷에 완벽하게 저장된 수많은 자료들의 도움을 받아 설교를 작성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엄청난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발표한 목회 자료에 도움이 없이 혼자서 머리를 짜내어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저장된 내용들로만 설교를 작성하는 것은 한두 번도 아니고 무지하고 무식한 목회자다. 그래서 결국 성도들을 지루하고 따분하게 만든다면 그런 목회자는 쫓겨나기 전에 얼른 단상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다.”

설교를 스스로 준비하는 설교자를 무지한 목회자라고 정죄하면서 “인터넷에 완벽하게 저장된 수많은 자료들의 도움을 받아 설교”하라고 확신에 차서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이런 생각들이 오늘날의 설교자를 인터넷 관계망 속의 정보 검색자로 변질 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설교 준비 혹은 설교 작성법은 교회에서 쫓겨날 수 있는 무지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많은 자료들의 도움을 받아 설교를 작성하라는 말은 사실 타인의 설교를 도용하고 짜깁기해서 표절 설교를 하라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인터넷 설교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오늘날의 설교자들은 설교 표절의 유혹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어 보인다. 정주채 목사는 “90%의 목사들이 표설 설교”를 한다는 생명언어설교연구원(대표:박필 목사)의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목회자들의 설교 표절은 한국교회의 경우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많은 목사들이 예사로 다른 목사들의 설교를 베껴 설교하고 있고 또 이렇게 하다가 교인들에게 발각되어 교회에서 사면을 당한 목사들도 있고, 그런 문제로 교회가 분란에 휩싸인 경우들도 있다”고 밝힌다. 이와 같이 급변하는 소통 환경 속에서 한국 교회 설교현장은 설교 표절과 이를 부추기고 있는 인터넷 설교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 설교준비를 대체하는 온라인 종교로서의 인터넷 설교

오늘날의 급변하는 소통 환경은 종교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는 수많은 종교적 정보들을 습득하게 된다. 인터넷 설교도 그 종교적 정보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인터넷 설교도 그 종교적 정보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G. Young에 의하면 “종교에 대한 정보(information about religion)”을 제공하는 인터넷을 “종교 온라인”이라고 한다. 즉 인터넷이 이미 세워진 전통적인 종교 기관이나 그 시스템 속에서 믿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종교 생활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정보를 제공받는다.

그러나 급변하는 소통 환경은 인터넷을 단순히 정보 제공자의 자리에 머물러 있게 하지 않는다. M. J. Dawn은 사회적 소프트웨어의 발명이전에는 텔레비전 설교로부터 좋은 생각들을 배우는 정도의 소극적 정보획득 습관에 멈추어 있던 사람들이 인터넷과 사회적 소프트웨어와 발전으로 말미암아 소극적 정보 수집자들에서 적극적인 실행자들로 바뀌었다고 진단한다.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사회적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종교를 향한 태도가 수직적 개념에서 상호작용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사람들의 소통방식도 일방적 소통 구조에서 쌍방향 소통 구조로 바뀌어 진다. 지각과 인식이 주도하던 구조는 소통과 상호 협동의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런 급변하는 소통 환경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기존종교에 관한 종교적 정보를 제공하던 종교 온라인은 종교 자체를 대체하는 온라인 종교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 설교를 이용하는 설교자들도 이러한 온라인 종교 현상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온라인 종교 현상은 인터넷 설교 이용자들에게 이미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도와 말씀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할 설교자들이 하나님을 대신해서 인터넷 설교를 찾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이어가야 할 설교자들이 설교거리 찾기에 급급하여 인터넷을 헤매다 인터넷 설교라는 우상을 만나게 된 것이다.

거기에는 거의 완벽하게 설교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온갖 요소들이 다 존재한다. 이러한 온라인 종교로서의 인터넷 설교는 필연적으로 설교 표절로 이어지게 된다. 인터넷 설교가 설교자들의 성경연구와 묵상을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설교자들의 설교준비를 인터넷 설교가 대신 해 주고 있다. 이러다가는 인터넷 설교가 말씀 준비를 위한 설교자들의 기도를 비롯한 모든 준비 과정을 대체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대체 종교로서의 인터넷 설교, 반드시 극복해야

설교자는 단순히 설교거리를 찾아내어 종교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말 잘하는 말쟁이가 아니다. 설교자의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는 것이 곧 하나님의 말씀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기 위해서 먼저 해야 할 일은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설교자는 말하는 자이기에 앞서 말씀을 듣는 자이다.

그런데 만약 설교자가 기도함으로 성경을 읽고, 연구하며,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과정이 없이 설교한다면 엄격한 의미에서 그것은 설교가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관계없는 설교는 세상의 강연 혹은 타종교의 강론과 다를 것이 없다. 설교자의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청중들은 그 말씀을 경청할 의무가 있고 또한 순종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 종교로서의 인터넷 설교는 설교자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만 편의 설교 저장고와 놀라운 예화의 보고로 인도한다. 설교자들은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지도 않고 말하기로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설교거리들을 인터넷 설교에서 찾아낸다. 대체종교로서의 인터넷 설교 사용자들은 누가 얼마나 좋은 자료에 접속하여 잘 편집하고 짜깁기 하여 감동적인 연설문을 만들어 내는가에 의해서 설교가 결판난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어느 정도의 학문적 훈련만 되어 있으면 첨단의 표절 검색기로 검사를 해도 걸리지 않을 만큼 인터넷 설교를 이용하여 완벽한 설교문을 완성해 낼 수도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설교문에 멋진 외모와 유창한 발음 그리고 좋은 목소리로가 곁들여 지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인터넷 설교에 의해서 태어난 설교는 하나님과는 별 상관이 없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을 쳐서 복종 시키는 설교자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고전 9:27).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게 만드는 이런 인터넷 설교의 문제는 매우 위험한 신학적 문제임이 분명하다. 여기에는 사실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보다 독자들의 반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반응비평주의”라는 신학의 영향이 있는 것이다. 이런 독자반응비평주의 영향으로 그 설교가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보다는 그 설교를 듣는 청중들의 종교적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신학적 경향들이 생긴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 설교와 설교 표절은 단순한 도덕적 윤리적 문제이기에 앞서서 근본적으로 신학적 문제이다.

요약하면 하나님을 대체하는 대체종교로서의 인터넷 설교와 그에 따른 설교 표절의 문제는 신학적으로 매우 위험한 문제라는 점이다.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 속에서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과정이 없이 인터넷 설교로 설교 준비를 마치는 일은 하나님의 자리에 온라인 종교를 올려놓는 위험한 일이다. 이것은 하나님을 대신하는 우상이 될 수 있다.

 

 

# 설교 표절과 종교적 체험만을 강조하는 바알주의와의 유사성

설교 표절은 윤리적 문제를 넘어서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는 신학적이며 영적인 문제이다. T. G. Long은 “하나님의 말씀과 단절된 종교적 경험”은 바알 숭배로 빠질 신학적 위험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사람들은 종교적 경험을 추구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고, 그 종교적 경험을 위해서 여호와 하나님께 의지하기보다는 늘 바알에게 의지하곤 했다는 것이다.

대체 종교로서의 인터넷 설교도 하나님의 말씀과는 상관없는 종교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청중들의 종교적 감동과 경험을 위해서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생략한 채 인터넷 설교를 의지하는 설교자들도 바알 숭배와 같은 신학적 위험성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 설교와 설교 표절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물론 글로 작성되는 논문과 달리 설교는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인용문의 출처를 다 밝히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면 예화, 어떤 단어의 사전적 의미, 주석의 출처 등을 상세하게 밝히기는 어렵다. 예화의 경우는 출처가 불분명한 예화가 많아서 일일이 출처를 밝히기가 만만치 않다.

설교자가 주석을 참고하여 묵상한 후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경우, 일일이 주석의 출처를 밝힐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한 교회사에 있었던 탁월한 설교를 출처를 밝히면서 인용하여 설교하는 경우도 표절로 간주할 수 없다. 이렇게 여러 경우를 가정하다 보면 설교 표절이 무엇인가를 정리하는 것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다양한 주석과 책들을 읽는 가운데 이미 자신의 것으로 소화흡수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경우까지 다 출처를 밝힌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말하기 측면에서는 설교 표절의 기준을 세우기가 애매모호하다. 그러나 설교자는 말하기 이전에 듣는 자이다. 설교에서 말하기보다 중요한 것이 듣기의 측면이다. 우리의 해석학적 태도가 정보를 읽고 파악하는 데서 멈춘다면, 인터넷 정보망에서 설교 거리를 찾아 헤매는 정보 검색자와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설교자의 해석학적 태도는 다음과 같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하는데 까지 나아가야 한다.

성경을 단순히 읽어내는 대상으로만 생각한다면, 성경은 나 혹은 우리의 사상과 의제(agenda)를 정당화시키고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사상과 계획을 성경에 맞추고자 한다면, 성경으로부터 듣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청취 해석학은 청자가 중심이 된 해석학이 아니다.

설교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다는 것은 생략되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 부분이다. 그러므로 듣기의 측면에서 설교를 바라본다면 설교 표절의 기준이 보다 분명해 질 수 있다. 설교 표절의 기준은 말하기로서의 설교에 앞서서 듣기로서의 설교라는 측면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다른 설교자의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과 설교 표절의 문제는 전혀 다른 것이다. 설교를 표절하는 설교자는 다른 설교자의 설교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아니라 설교거리를 찾고 있다. 거기에 하나님과의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듣기 측면에서 보면 다른 설교자의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설교자라 할지라도 타인의 설교와 똑같은 설교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타인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그 설교자는 내가 “어찌할꼬!”(행2:37) 하며 그 말씀에 스스로 반응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은 하나님과 그 설교자와의 관계 속에서 탄생한 오리지널한 사건이기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오리지널하게 만드신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 앞에 나의 존재와 반응도 오리지널한 것이기 때문에 타인의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할지라도 타인과 똑같은 설교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성경을 올바로 해석함으로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설교자가 하나님께로부터 먼저 들은 그 말씀이 설교자의 오리지널한 인격을 통해 선포된다면 그 설교는 오리지널한 설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설교자가 성경을 묵상함으로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아니하고,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와 그 분의 말씀과 상관없는 다른 수단을 이용하여 설교 거리를 찾아 설교 한다면 큰 틀에서 이러한 설교는 오리지널한 설교가 아니라 표절 설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기도하며 성경을 읽고 묵상함으로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고 타인의 설교를 통해 설교거리를 찾아 전전하는 행위 전반을 설교 표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정주채의 말을 빌리면,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가 설교준비의 바탕”이며, “말씀묵상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고 소통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여기서 설교 준비의 바탕이 닦여야”만 설교 표절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설교가 하나님과 설교자들 사이의 관계를 대체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극복되어야 마땅하다. 인터넷 설교는 설교자들을 하나님께로 나아가게 만드는 촉매제가 되어야 한다. 인터넷 설교를 운영하고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은 인터넷 설교가 종교 온라인 시대의 바알숭배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그 운영과 사용의 방향을 개선해야만 할 것이다.

# 인터넷 설교와 설교 표절, 어떻게 해야 할까?

온라인 종교 시대에 인터넷 설교는 단순한 정보제공의 역할을 넘어서 대체 종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설교자들과 교인들에게 환기 시킬 필요가 있다. 대체 종교로의 인터넷 설교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설교 표절은 하나님의 말씀과 관계없는 종교적 체험만을 앞세운 바알 숭배가 될 수 있음을 가리켜야 한다. 또한 보다 적극적으로 표절 설교가 아닌 오리지널한 설교를 할 수 있는 설교 신학 및 성경적 설교 작성법을 알기 쉽게 가리킬 필요가 있다.

연구 윤리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독교윤리는 기독인 연구자들의 지적 정직성(integrity) 이란 품성을 함양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회에서 설교와 주일학교 교육은 물론 대학 안에서도 연구윤리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지적 정직성은 어렸을 때부터 훈련하고 길러야 할 덕목이기 때문이다. 시험이나 리포트 작성, 논문작성 등에서 학생들에 의한 부정직 행위가 광범위하게 생겨나고 있는 대학현실 속에서 지적 정직성이란 성품은 연구자만이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요청되는 덕목이다.

설교자의 설교는 청중에게 전달되기에 앞서서 먼저 하나님 앞에 제출 되는 설교자들에게 부여된 거룩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설교 준비를 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설교자의 정직성은 학부학생들의 글쓰기를 위한 정직성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정직성 교육으로 이어져야만 한다.

정직한 설교자는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지 아니하고 인정한다. 하나님은 부족한 설교자를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분이다. 완전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불완전한 설교자를 통해서 전달된다는 점에서 설교 그 자체가 “역설(paradoxa)"임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설교 표절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 설교자들의 설교원고 쓰기의 정직성 기준이 학부학생들의 과제 글쓰기의 정직성 기준에도 못 미치는 꼴이 될 것이다. 사실 설교 표절의 문제는 설교자 개인에게 맡겨두어서는 안되는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가 되었기에 제도적 차원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먼저 설교자의 설교 횟수에 대한 제도적 차원의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최근의 조사 결과도 한국교회 설교자들이 과도한 설교 횟수를 보여준다. 한국교회 설교자들의 일주일간 총 설교 횟수 평균 7.5회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과도한 설교 횟수가 설교 표절의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설교 횟수를 줄이고 설교의 질을 높여야 할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설교자들의 평균 설교횟수를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총회적 차원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또한 즉각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도 있다. 각 교회 마다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의 인터넷 설교와 설교 원고에 대해서 표절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을 제공함으로 설교 표절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또한 표절 설교는 표절검사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쉽게 발견될 수 있음을 공지함으로 표절 결과에 따를 책임을 공지할 필요도 있다. 또한 설교학회를 중심으로 성경적인 방법으로 설교를 준비하여 오리지널한 설교를 하고 있는 설교자들을 발굴하여 격려하는 제도도 좋은 대안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한편, 이번 한국설교학회 가을학회에서는 정창균 박사(합신대)와 김양일 박사(장신대)도 각각 ‘설교자 교육 사례 발표-설교자 하우스’와 ‘후기 자유주의 관점에서 본 공적설교 방법론 고찰-찰스 캠밸과 러널드 씨먼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창균 박사는 1999년부터 합신대 졸업반 학생들과 설립한 ‘설교자하우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국 교회 설교자 양성 프로그램을 소개했으며, 김양일 박사는 두 명의 미국 학자들의 이론에 근거해 공적 설교의 이론과 실천을 중심으로 개인적이고 사적 영역에만 머물고 있는 한국 교회 성도들을 위해 공적설교를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데오스앤로고스 / 무단 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