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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한국교회

교회세습, '친족 이데올로기'의 산물인 '혈연주의'가 원인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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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부흥을 주도했던 1세대 목회자들의 은퇴가 시작됐던 1990년대. 교회 안에서 '세습'이 본격화된다. 이후 현재까지 약 30년 동안 교회 세습은 급속히 확산됐고, 사회로부터 온갖 지탄을 받아오고 있다.

현재 교회 안에서도 많은 비판과 지적을 받고 있는 교회세습은 마치 '딴 나라 이야기'처럼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내가 세웠고, 내가 힘들게 부흥시켰고, 내가 담임목산데, 자식에게 교회를 물려주든, 사위에게 교회를 물려주든 무슨 상관이야, 아니 뭐가 문제가 된다고 그래?'라고 생각하는 목사들이 있는 한, 교회 세습은 사라지지 않는다.

 

"교회 세습, 왜 멈추지 않나?"


그렇다면, 왜 교회 세습은 사라지지 않을까? 한국인의 의식에 깊이 잠재되어 온 친족 이데올로기인 '혈연주의'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한국 교회는 혈연주의에 깊게 영향을 받으면서 복음의 정신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

윤덕규 박사(안양대)는 교회 세습은 한국사회의 혈연주의와 물질과 권력지향화의 결합 현상이라고 분석하면서 한국교회가 진정한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려면 반드시 혈연과 친족 중심의 혈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 이 글은 목회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소중한 연구 결과물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썼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윤덕규 박사의 <한국 사회의 혈연주의와 한국 개신교의 세습>, 한국기독교학회, '한국기독교신학논총', 제118집(2020년 10월).

 

지난해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는 명성교회 세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사진출처:세반연 홈페이지)

 

"내 집과 가문을 넘어서라"


'한국 사회의 혈연주의와 한국 개신교의 세습'이라는 연구논문에서 교회세습의 원인을 혈연주의에서 찾은 윤덕규 박사는 "한국교회는 모든 인간이 신적 형상에 따라 만들어진 하나님의 자녀라는 천부인권의 정신과 혈연과 친족을 떠나 하나님의 부르심과 뜻에 따르고자 하는 소명의식과 내 집과 가문을 넘어서는 보편적 사랑이라는 성서의 가르침에 따라 예수의 정신과 복음을 따르는 변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윤 박사는 혈연주의 영향력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한 한국교회가 세습에서 벗어나려면 두 가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논문을 마무리한다.

첫째, 한국인들의 의식 속의 혈연주의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과 교회 세습에 대한 신학교육이다. 한국인들의 의식 속에는 한국 역사 속에서 전개된 친족 이데올로기와 종족 멘탈리티의 유산이 남아 있는데, 그것으로부터 한국교회의 세습과 교파주의가 파생된만큼, 교회의 구성원인 한국인들의 의식에 대한 문화적, 역사적 이해와 그를 바탕으로 교회 세습에 대한 신학적 비판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둘째, 세습 문제를 교회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퇴임한 전임(원로)목사가 해당 교회를 떠나는 것을 교단 헌법에 규정하는 것이다. 윤 박사는 이러한 제도의 도입은 원로목사의 퇴임 후 영향력 행사를 막음으로써 교회 세습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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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래는 연구논문에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윤덕규 박사의 주된 주장을 정리한 것이다.

한국사회의 특징
'친족 이데올로기'


윤 박사는 한국 역사에서 친족 이데올로기의 기원은 신라 시대부터 시작하여 고려와 조선 사회로 변천되어 왔지만, 조선 후기 유교 지배체제의 위기 속에서 가족과 친족의 결속을 강하게 요구하던 정치사회적 조건의 변화(인구증가와 관직 수의 제한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족과 친족의 결속을 통한 권력획득과 신분기득권의 유지)에서 나타난 성리학적 부계혈통주의 가족제도의 출현, 즉 종족사회의 출현이 가족주의의 기원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조상의 혈통을 근본으로 하는 소수의 출계집단들은 내구력 있는 친족 이데올로기를 통해 배타적이고 차별적인 신분제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 혈연관계에 기초한 친족 집단들은 그들의 정치적, 경제사회적 특권과 기득권을 수호하고 확대하려고 했으며, 이러한 혈통에 기초한 친족주의의 강화는 사회의 계급적 신분질서를 공고화했다"고 설명한다.

윤 박사는 "20세기 들어 한국사회는 일제식민지 지배와 한국전쟁, 산업화와 도시화를 통한 근대로의 전환을 경험했다"며 "이 과정에서 양반 중심의 신분제적 질서는 해체되어 갔지만 근대적 토지소유권이 도입되면서 양반 지주층의 경제적 지위는 더욱 확고해졌고, 양반 지주와 소작농 간의 계급적 간계는 강화됐다"고 밝힌다.

또한 "해방 이후 토지개혁과 한국전쟁은 토지를 중심으로 한 신분제적 관계가 해체되는 분기점이 되고, 한국전쟁 이후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전근대적 신분제적 질서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고 설명한다.

 

 

"전통사회가 버리지 못한 것"


그러나 윤 박사는 "개인 중심의 서구적 근대화를 경험하지 못한 한국사회는 1960년대 이후 진행되어 온 산업화와 도시화를 통해 기존의 혈연에 기초한 종족 멘탈리티가 배타적 가족주의와 연고주의로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며 "과거의 신분제적 질서가 가족과 연고라는 형태로 근대화하여 한국 집단주의 문화의 핵심요소로 정착되고 가족과 혈연과 연고중심의 집단주의 도덕이 산업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결국, 전통사회의 친족 이데올로기는 가족과 가문 중심의 혈연, 출신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학연, 출신 지역의 지연 등의 연고주의 형태로 변화하게 됐고, 이러한 연고주의 중 현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요소는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혈연이라는 설명이다.

 

혈연주의에 빠진 한국사회
갑질문화, 입시부정 등


윤 박사는 한국 역사의 친족 이데올로기의 형성 과정 및 변화 과정을 기술하면서 "2000년대 들어 저성장 하의 생존경쟁의 증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 자산의 본격적인 대물림과 같은 변화된 상황에서 학벌과 지연의 영향력은 감소하는 반면, 혈연은 다른 무엇보다 특권 획득과 유지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혈연주의는 한국 사회에서 보다 두드러진 형태로 나타나면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인종적으로 동일한 한국인들 사이의 차별과 배제를 용이하게 만들었다"며 "대한항공 사건의 갑질, 정유라 사건의 입시부정, 조국 사태에는 혈연에 의한 대물림을 통한 불공정 경쟁과 차별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죽, 전통 사회의 친족 이데올로기의 강화가 가문의 결속을 통한 정치적, 경제적 특권 획득과 기득권 유지를 위한 차별을 낳은 것과 같이 현대 한국 사회의 혈연주의 현상은 상속과 세습에 의한 특권 획득과 유지를 통해 차별과 불공정의 문제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독교 전통,
혈연주의와 관련없을까?


그렇다면 기독교 전통은 혈연주의와 전혀 상관이 없을까?

윤 박사는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마가복음 3:35)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중심으로 "기독교의 복음은 혈연관계에 기초한 가족과 친족을 넘어서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자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혈연 중심주의를 초월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혈연과 하나님 나라의 추구는 본질적으로 긴장관계에 있기 때문에 혈연관계에 집착할 때 교회의 존재 목적인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의 추구는 전도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혈연주의와 교회세습


결국 한국교회의 세습 문제는 혈연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족과 친족을 넘어서는 복음을 따르지 않고, 혈연주의에 매몰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윤 박사는 "1990년대 후반 이후 한국 교회에서 급증한 교회 세습은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온 혈연주의의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교회 세습이란 담임목사의 지위를 '혈연관계를 이용하여 형식적인 절차를 거친 후 승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교회세습,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면 안돼"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목회 대물림으로 볼 수 있는 교회 세습은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이에 대해 윤 박사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혈연주의 현상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분석한다.

특히 "교회 세습을 하며 그것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는 보수적 목회자들은 세습이 '합당한 절차에 따른 결정, 아들이 자격이 있기 때문에 청빙된 것,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역을 맡긴 것, 아들이 담임목사를 맡는 것이 교회화합에 도움이 되며, 시기심을 막는다' 등의 다양한 신학적, 목회적 합리화를 내세우지만, 실제로 교회 세습은 그들의 의식이 혈연주의에 기초한 배타적 가족주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주며 한국 사회의 혈연주의 강화라는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지적한다.

혈연주의, 차별과 불공정도 양산
'배타적 교파주의'로 나타나


무엇보다 혈연주의는 특권과 기득권의 대물림의 문제만이 아니라 차별과 불공정까지 만든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한국 사회의 혈연주의의 원천인 친족 이데올로기와 종족 멘탈리티는 가문 중심의 결속, 가부장적 남성중심성, 차별의 정당화, 특권의 세습을 통한 정치적, 경제적 이익과 생존 추구의 성격을 갖고 있는데, 한국교회 내에서도 이러한 종족 멘탈리티는 뿌리 깊은 유산을 남겼는데, 배타적 교파주의, 여성에 대한 차별, 혈연에 의한 교회 세습, 교회 내 가족주의 등의 모습으로 그 유산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윤 박사는 "한국 전통사회의 '부계혈통 중심적 가족주의'가 한국기독교에 반영되면서 '배타적 교파주의' 형태로 나타나게 됐다"며 "배타적 교파주의는 서로에 대한 차이와 다름을 강조하고 같은 개신교 신앙을 가졌지만 자신의 교단과 학교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부인에 대한 배제와 차별을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혈연주의 넘어서면
"교회세습 극복된다"


윤 박사는 연구논문을 마무리하면서 교회 세습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세습과 차별의 모습은 종교가 그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이데올로기화 되어 자신의 사회적 특권과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종교적 이데올로기화를 통해 특권과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특권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은 반(反)성서적이며 한국 사회에서 종교의 필요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심을 하게 만든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선포된 복음의 정신에 따라 설립된 교회는 반드시 혈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인들의 의식 속의 혈연주의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과 교회 세습에 대한 신학교육이 절실하게 요청된다"고 강조한다.

한국사회의 혈연주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에 기초해서 교회 세습에 대한 신학적 비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또한 윤 박사는 "세습 문제를 교회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퇴임한 전임(원로)목사가 해당 교회를 떠나는 것을 교단 헌법에 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그는 "현재 교회 세습을 교회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교단들도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이는 혈연주의와 서로 밀접한 연결 관계를 갖고 있는 온정주의가 한 이유인데), 이 제도의 실시는 세습을 미연에 방지하고 원로목사의 영향력을 차단함으로써 교회의 건전한 리더십 계승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피력하면서 연구논문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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