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사회•환경과 신학

하나님과의 수직적 통일이 우선…성경적 통일운동 전개

by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1.
728x90
반응형

 

정의와 사랑 안에서의 통일(겔 37:15~23) / 채수일 박사(한신대 총장)

 

“통일은 명백하게 정치, 군사, 경제, 사회, 이념을 포괄하는 총체적 과제임이 분명하지만 성경적 통일운동은 정의와 사랑 안에서의 통일이다.”

 

# 발표내용 중에서

 

1. (정의 안에서의 통일) 독일통일 과정에서 체제의 통합, 국토의 통일보다 사회적 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목격했다. 옛 동독 시민들은 제도적, 심리적 차별을 받았다. 좋은 자리는 모두 서독 사람들이차지하고 임금도 차이를 뒀다. 법적으로는 모두 한 시민이지만 옛 동독 사람들은 이등시민이라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차별보다 더 심각한 것은 편견이었다. 옛 동독 사람들은 게으르고, 능력이 없고, 빠르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서독 사람들의 편견이 사회적 갈등을 더 심화시켰다.

 

 

2. 통일 한반도에서는 이런 갈등이 없을까? 조선족 중국 사람이나 탈북 동포들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보면 안심은커녕 오히려 더 걱정이 된다.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사람들이 자기 나라에 들어오지 못하고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하도록 철저하게 방치하는 정부의 태도에서부터 중국 조선족 동포들에 대한 사기, 폭행, 인권탄압 등을 보면 정말 통일되면 얼마나 더 큰 사회적 갈등이 폭발할까 걱정된다.

 

3. 통일은 국토의 통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전혀 다른 체제 안에서 살아온, 아니 형제전쟁 때문에 서로에 대한 적대심을 불지펴온 관계가 그리 쉽게 극복될 수 있으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 후에도 있을 수 있는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정의 안에서의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이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흡수통일을 의미하지 않는다.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차별을 허용하지 않는 통일, 이것이 정의 안에서의 통일이다.

 

4. (사랑 안에서의 통일) 통일 후 어떤 경제체제가 올 것인지 우리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독일통일이 보여주는 것은 통일 후 지구적 차원의 시장경제라는 새로운 우상이 숭배 받은 세계였다. 시장경제는 인간의 가치를 시장가치와 동일시한다. 능력, 특히 돈으로 환산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만 사람으로서 대접받는다. 노인, 장애인, 병자, 실업자는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무가치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독일 통일 후 자본주의적 시장가치는 사회주의적 인간가치를 한 순간에 붕괴시켰다.

 

5. 우리는 어떻게 될까? 미리 예측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다는 황금만능주의, 일확천금주의가 통일 후에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 안에 있는 통일’ 운동을 해야 한다.

 

 

6. 사랑 안에서의 통일은 사람이 시장가치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같은 피조물로 받아들이는 운동이다. 공산주의자든, 무신론자이든, 타종교인이든, 장애인이든, 못 배운 사람이든, 실업자이든 그런 것이 문제가 될 수 없다. 이들 모두가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피조물이고, 이들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을 알 수 있다.

 

7. (정의와 사랑 안에서의 통일운동 가능성) 에스겔은 자기 조국이 남북으로 분열되고, 이민족의 침략으로 파멸되고, 그 백성이 포로로 끌려가는 수치를 당한 것이 정치적, 혹은 군사적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에스겔은 이스라엘이 한 분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이방신들, 곧 우상들과 가증한 물건들과 죄악에 굴복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예속되고 분단된 민족은 스스로의 힘으로 해방과 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8. 에스겔은 분단된 이스라엘의 통일은 두 개의 통일과 관계된 것으로 보았다. 하나는 우상의 세력에서 벗어나 하나님과 통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분단된 민중의 통일이다. 첫째 통일이 수직적 통일이라면 둘째 통일은 수평적 통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자기 민중을 이방인의 손에서 해방시킴으로써 그들을 함께 모으심으로써, 그들을 우상숭배와 죄로부터 정결케 함으로써 통일시키신다. 하나님은 민중과의 동맹관계를 다시 강화함으로써 민중과 하나가 된다. 마침내 하나님은 ‘민중 가운데 거하심으로써’ 자기 민중과 하나됨을 이룩하신다.

 

 

9. 이스라엘의 통일에 대한 예언자 에스겔의 비전은 우리의 통일에 정의와 사랑이 넘치는 통일을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하나님과의 수직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상으로부터 떠나 생명의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거하실 수 있도록 처소를 마련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우리 시대의 우상은 바로 ‘황금 송아지’다. 물질적 풍요를 약속하는, 그러나 모든 사람을 위한 생명의 풍요가 아니라 소수의 풍요를 위해 다수의 구조적 빈곤을 정당화하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다. 통일을 위해서는 이러한 현대적 우상의 희생자들의 권리를 회복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10. 수평적 통일은 수직적 통일 위에서 이루어질 때만 평화적으로 성취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나 남쪽의 우상으로 북쪽의 우상을, 북쪽의 체제를 내세워서 남쪽의 체제를 추방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우리가 악마를 다른 악마의 힘으로 추방한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라 지옥으로 가게 될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역사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통일이어야 한다. 일방적인 흡수통일이나, 분단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통일이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 ‘화해된 다양성’, ‘화해된 일치’에 근거한 통일이 되어야 한다.

* 위 내용은 기독교통일학회가 지난 2013년 4월 6일 고신대에서 ‘성경과 통일’을 주제로 개최한 ‘제12회 학술포럼 멘사토크’에서 발표된 내용에서 일부 발췌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단체에 문의하면 된다.

 

채수일, “정의와 사랑 안에서의 통일(에스겔 37:15~23)”, 기독교통일학회, 2013년 4월 6일, 부산:고신대

 


<Copyright데오스앤로고스 / 무단 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